TS샴푸 강세 이어 라보에이치·닥터그루트도 인기…H&B스토어에도 날개 돋친 듯 팔려

[비즈니스 포커스]
올리브영 홍대 타운 매장의 헤어케어존.(사진=CJ올리브영)
올리브영 홍대 타운 매장의 헤어케어존.(사진=CJ올리브영)
탈모는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숙제가 아니다. 탈모를 고민하는 연령대가 30대는 물론 20대까지 확장됐다. 최근 대선 후보가 탈모 건강보험 관련 공약을 내놓으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만큼 탈모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

머리카락이 풍성할 때가 관리를 시작할 때라는 인식이 연령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확산됐다. 이에 따라 탈모 케어 관련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탈모 샴푸인 ‘TS샴푸’로 히트한 TS트릴리온에 이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 브랜드들의 탈모 케어 상품들도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다.

‘손흥민 샴푸’에 도전장 낸 대기업들
TS트릴리온의 TS샴푸.(사진=한국경제신문)
TS트릴리온의 TS샴푸.(사진=한국경제신문)
지드래곤과 손흥민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모델로 앞세운 TS트릴리온의 ‘TS샴푸’는 현재 한국에서 탈모 케어 샴푸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지난 1월 대선 후보가 탈모 공약을 발표하면서 TS트릴리온의 주가가 올해 들어 70%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이른바 ‘탈모 테마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지금의 TS샴푸를 만든 주역은 홈쇼핑이다. 공격적인 홈쇼핑 방송을 통해 중·장년층이 손쉽게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 TS샴푸의 점유율읖 높였다. TS트릴리온에 따르면 TS샴푸는 2021년 9월 기준으로 TV홈쇼핑 누적 판매 수량 1960만 개를 돌파했다. 또 TS샴푸는 TS라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 연령대를 커버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탈모 헤어 케어 전문 기업’으로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다는 평을 듣고 있다. 동시에 연예계와 스포츠 스타들을 광고 모델로 앞세우면서 고급화된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탈모 케어 샴푸 시장이 커지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연구력을 기반으로 한 헤어 케어 상품을 출시했다. 2020년 3월 아모레퍼시픽이 론칭한 신규 두피 스킨 케어 브랜드 라보에이치는 매일 똑같이 머리를 감아도 개개인의 두피 컨디션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두피가 건강한 균형을 찾는 것에 집중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헤어·피부·미생물 전문가들은 10년간의 연구 끝에 ‘녹차에서 찾은 유산균 발효 용해물’이 두피 장벽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두피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적용해 나온 제품이 라보에이치의 프로바이오틱스 탈모 증상 완화 샴푸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보에이치.(사진=한국경제신문)
아모레퍼시픽의 라보에이치.(사진=한국경제신문)
라보에이치를 대표하는 ‘두피 강화’ 샴푸는 동물성 원료와 인공 향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비건 인증 샴푸다. 두피에 부담을 주지 않고 건강한 두피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게 아모레퍼시픽 측의 설명이다. 이 샴푸는 출시된 지 1년 만에 판매량 100만 개를 넘어서며 대표적인 두피 스킨 케어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탈모 증상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거나 전반적인 두피 케어를 통해 탈모 예방을 원하는 사람에게 모두 알맞다”고 설명한다.

아모레퍼시픽에 라보에이치가 있다면 LG생활건강엔 ‘닥터그루트’가 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닥터그루트는 3년 연속 재구매율 1위를 기록했고 2020년 10월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넘어 탈모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닥터그루트는 체취 마스킹 특허 성분을 함유해 정수리 냄새를 제거하는 데 탁월하다며 입소문을 탔다. 또 탈모 케어를 위한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닥터그루트는 지난해 LG생활건강의 매출액을 든든하게 받쳐주기도 했다. 닥터그루트가 포함된 LG생활건강의 HDB(생활용품) 사업의 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2조582억원, 영업이익은 1.7% 증가한 2089억원을 달성하며 연간 매출 2조원을 넘었다. LG생활건강 측은 “데일리뷰티의 ‘닥터그루트’, ‘히말라야 핑크솔트’, ‘피지오겔’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성장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닥터그루트.(사진=한국경제신문)
LG생활건강의 닥터그루트.(사진=한국경제신문)

20대부터 여성까지, 커지는 탈모 케어 시장

탈모 케어 샴푸 시장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탈모를 미리 예방해야 한다는 인식이 넓게 펴지면서 2030부터 여성층까지 고객층이 확대됐다. 이 때문에 집에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샴푸와 헤어 케어 제품을 택할 때 기능을 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유통 채널에서 탈모 케어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 1위의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에 따르면 2021년 올리브영을 통해 판매된 탈모 샴푸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을 통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주요 인기 제품은 앞서 소개한 라보에이치 탈모 증상 완화 샴푸를 비롯해 닥터포에어 폴리젠 샴푸, 달리프 클로렐라 베러 루트 릴렉싱 샴푸 등이 있다.

카카오 계열사인 와이어트가 출시한 닥터포헤어 폴리젠 샴푸는 탈모 관리의 핵심인 두피 건강과 탈모 증상 완화를 한 번에 관리하는 샴푸로, 지난해 올리브영에서 판매된 상품 중 상위권을 차지했다. 와이어트는 닥터포헤어와 함께 카카오헤어샵 등을 운영하면서 헤어 케어 시장에서 카카오의 영향력을 넒히고 있다. 닥터포헤어 폴리젠 샴푸는 아미노산계 세정 성분과 식물 유래 추출물을 사용해 세정력을 높이고 두피 부담을 줄였다.

달리프의 클로렐라 베러 루트 릴렉싱 샴푸는 두피 약화로 인한 모발 빠짐을 집중 관리하는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샴푸다. 모발과 두피의 영양을 막는 먼지와 유분기 등을 깔끔하게 세정하고 저분자 폴리머가 모발에 힘을 실어준다는 설명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영(Young)탈모’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탈모 고민을 호소하는 젊은 층들이 많아졌다”며 “탈모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탈모 샴푸를 넘어 모발 건강을 보다 근본적으로 관리하는 각종 두피 관리 상품군들도 고루 주목받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