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케이뱅크가 16.6%, 카카오뱅크가 17%, 토스뱅크가 23.9%로 집계됐다. 당초 이들 은행이 계획했던 21.5%, 20.8%, 34.9%에는 못미쳤다.
다만 전체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과 취급액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중금리대출 약 1조7166억원을 취급했다. 이는 전년 4679억원 대비 3.7배 증가한 수치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중신용플러스대출, 중신용비상금대출 등을 출시하며 대출 상품군도 확대했다. 또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공동체 외에 교보그룹과 데이터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른 금융회사를 이용하고 있는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대환 신용평가 모형’도 개발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중·저신용고객 신용대출을 7510억원 공급했다. 전년 공급액 3251억원보다 2.3배 증가했다. 올해 두달간 공급한 2500억원까지 합하면 지난해부터 누적 공급액은 1조원을 넘어선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부터 중·저신용고객 대출 이자를 지원하고 있으며, 11월부터는 고객이 중대사고로 대출 상환이 어려워질 경우 해결해주는 대출안심플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또 올해 2월부터는 중·저신용 금융정보 부족(씬파일러) 고객 특화 CSS를 개발해 적용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토스뱅크는 서비스를 시작한 뒤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막혀 지난해 대출 목표치 5000억원을 영업 1주일 만에 소진했다. 대출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올해 초부터 다시 대출을 재개했다.
앞으로 인터넷은행들은 CSS 개발을 바탕으로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확대하겠단 각오다. 특히 토스뱅크는 42%를 올해 목표치로 제시했는데, 이는 3사 중 가장 높다. 또 내년 말까지는 케이뱅크는 32%, 카카오뱅크는 30%, 토스뱅크는 44%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자 위주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한다고 지적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인터넷은행들은 금융당국 주문에 중·저신용 대출 계획과 목표치를 당국에 제출하고 관련 공시를 시작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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