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경제]
역사 쓴 2월 수출액…“제조업 저력 보여줬다”
한국의 2월 수출액이 역대 2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원자재 값 상승,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불안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이룬 성과다. 무역 수지 또한 수출 증가에 따라 3개월 만에 흑자 전환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수출이 작년 동월보다 20.6% 증가한 539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3월 1일 밝혔다. 이는 역대 2월 중 최고 기록으로, 2월에 수출이 5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하루 평균 수출액(26억9600만 달러)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다.

수출은 2016년 11월~2018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6개월 연속 증가 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2009년 11월~2011년 9월 이후 10여 년 만에 1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 기록을 달성했다.

품목별로 보면 15대 주요 품목 중 자동차 부품(-1.1%)을 제외한 전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24.0%), 컴퓨터(44.5%), 디스플레이(39.2%), 가전(14.6%), 철강(40.1%), 석유화학(24.7%), 석유제품(66.2%) 등 주력 품목에서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반도체는 10개월 연속 수출 100억 달러 달성에 성공했다.

지역적으로도 9대 지역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중국(16.0%), 미국(20.9%), 유럽연합(8.6%), 아세안(38.4%) 등 주요 4대 시장의 수출은 역대 2월 중 최대치를 달성했고 중남미(18.1%), 인도(4.9%) 등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도 증가하며 9대 지역 수출이 모두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대러시아 수출이 전체의 73%를 차지하는 독립국가연합(CIS)으로의 수출도 45.6% 늘어나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이 아직은 제한적인 것으로 해석됐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2월의 무역 수지 흑자 전환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한국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이뤄 낸 의미 있는 성과”라며 “한국과 경제가 유사한 국가들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무역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한국 제조업의 저력을 보여준 쾌거”라고 말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