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준 Z홀딩스 글로벌 CGIO 인터뷰…“라인은행, 내년 일본에서 사업 시작”

[글로벌 현장]
2019년 데자와 다케시 라인 CEO(오른쪽)와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CEO가 도쿄 그랜드프린스호텔다카나와에서 열린 양사 간 경영통합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9년 데자와 다케시 라인 CEO(오른쪽)와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CEO가 도쿄 그랜드프린스호텔다카나와에서 열린 양사 간 경영통합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1일 한국과 일본의 국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메신저 라인과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이 합쳐져 탄생된 Z홀딩스가 첫돌을 맞았다.

검색 포털과 SNS 플랫폼에 핀테크(금융기술)를 융합한 정보기술(IT) 기업 Z홀딩스는 세계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굳혀 가는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의 대항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투자은행가 출신으로 Z홀딩스의 글로벌 투자를 책임지는 황인준 대표를 최근 만났다. 황 대표는 Z홀딩스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GIO) 겸 라인 최고재무책임자(CFO) 그리고 Z벤처캐피털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야후재팬과 라인, 일본 최대 전자 결제 서비스인 페이페이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2023년 매출 2조 엔(약 20조7650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3900억 엔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라인·야후 통합 1년, GAFA에 맞설 '한·일 연합군' 떴다 [글로벌 현장]
-Z홀딩스는 어떤 회사인가.
“네이버의 자회사였던 라인이 작년 3월 야후재팬의 Z홀딩스와 경영 통합했다. 라인은 상장 폐지됐고 Z홀딩스가 상장돼 있다. 산하에 라인·야후재팬·조조타운(일본 최대 온라인 의류 매장) 등 계열사들이 배치돼 있다.”

-야후재팬의 모회사는 일본 최고의 투자 전문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이다. 지배 구조는 어떻게 되나.
“A홀딩스가 Z홀딩스의 지분 약 65%를 보유하고 있다.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 대 50의 지분 비율로 투자한 회사다. 이러한 지배 구조를 중심으로 Z홀딩스가 상장돼 독자적으로 운영된다.”

-Z홀딩스의 사업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검색 포털·메신저·SNS·e커머스·핀테크 등 200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전세계 3억 명 이상의 유저들이 사용하고 있다.”

-Z홀딩스의 사업 부문은 커머스·전략·미디어 사업 등 3개 분야로 나뉘는데 각각 어떤 사업을 하나.
“3개 사업 분야 가운데 미디어 사업이 제일 크다. 미디어 사업의 제일 큰 부분은 라인과 야후재팬이다. 라인은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여러 가지 공식 계정 서비스와 각종 디스플레이 광고를 한다. 각종 게임과 스티커 비즈니스 등도 라인에 속해 있다. 야후재팬의 야후는 네이버와 같은 검색 포털 서비스다. 검색 관련 광고, 여러 가지 디스플레이 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관련 네트워크 사업을 한다.”

-커머스 사업 분야는 어떻게 구성되나.
“기본적으로 e커머스 사업이다. 야후쇼핑은 일본 e커머스 시장 2위 사업자(일본 기업 기준)다. 페이페이몰,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인 야후옥션, 페이페이프리마 등도 야후재팬에 속해 있다. 조조타운과 기업 간 거래(B2B) 구매 대행 상장사인 아스쿨,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담당하는 로하코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야후트래블이나 여행·레스토랑 예약 사이트 잇큐도 e커머스에 속해 있다. 라인에는 선물하기 기능인 ‘라인 기프트’가 있다. 네이버 스마스토어(네이버 쇼핑몰)의 기능을 일본에서 펼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전략 사업은 구체적으로 뭔가.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핀테크 사업이다. 기존 Z홀딩스의 페이페이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페이페이은행·페이페이카드 등이 있고 라인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라인은행·라인크레딧(대부업)·라인증권 등이 있다. 라인은행은 내년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만과 태국 등지에서는 이미 서비스를 개시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칠 계획인가.
“통합하는 과정에서 핵심은 양쪽 회사가 강력한 플랫폼을 갖고 있는데 이 플랫폼들이 크게 겹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라인은 일본에만 8900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갖고 있는 1등 플랫폼이고 글로벌 사업을 운영하는 메신저 플랫폼이다. 야후재팬은 강력한 검색 사업을 보유한 검색 포털 사업자로서 많은 검색 데이터와 e메일·e커머스, 다양한 핀테크 사업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는 통합 시너지가 나오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작년 3월 1일 통합 전까지는 여러 가지 법적인 규제로 인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을 취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통합 이후에도 여러 가지 논의를 거쳐 데이터 관리나 지배 구조 강화 등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6개월 정도 해왔다. 이 작업이 이제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상황이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은 세웠나.
“미디어 사업은 양쪽의 아이디를 통합하는 방안 등이 있지만 개인 정보 동의 등 여러 가지 과제가 많다. 나머지 부분에서 우선적으로 펼칠 수 있는 전략을 찾고 있다. 야후재팬의 사업자들이 라인의 공식 계정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거나 양쪽의 플랫폼이 서로 광고를 전송하고 다양한 여러 가지 크로스 셀링(교차 판매) 전략을 펼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라인기프트는 야후재팬의 영업력을 지원하고 조조타운 등 다양한 계열사들이 입점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시너지들이 발생하고 있다.”

-조조타운·데마에칸(일본 최대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잇큐와 같이 일본인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하는 자회사나 사업이 많다. 한편으로는 자회사와 서비스 종류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시너지를 극대화한다고 해서) 이 플랫폼을 통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각자 다른 면들이 있기 때문이다. 라인과 야후재팬이 기반 플랫폼이라면 다른 서비스들은 강력한 버티컬 플랫폼(전문 영역을 가진 플랫폼)들이다. 이러한 버티컬 플랫폼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데이터와 유저들이 곧 힘(경쟁력)이 되기 때문에 이를 그룹 차원에서 잘 활용하면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핀테크 전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야후재팬(Z홀딩스)은 일찍부터 인터넷 뱅킹 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Z파이낸셜 내에 페이페이은행·페이페이카드 등이 있다. 페이페이가 일본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페이페이에서 결제되는 현금 흐름을 활용해 금융 사업을 만들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라인도 독자적인 금융 사업이 있다.
“라인메신저의 트래픽과 유저의 사용성을 기반으로 대만·태국·인도네시아에서 각각 은행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대만에선 이미 (은행 업무 전반을 다 할 수 있는) 풀뱅킹 라이선스를 받아 지난해 4월 오픈했다. 태국은 현지 은행과의 합작회사 형태로 작년 1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하나은행의 현지 법인과 합작해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만·태국·일본에서는 라인페이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어 라인페이의 결제 흐름을 활용해 은행과 기타 금융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GAFA가 기존의 산업 판도를 바꿔 놓는 게임 체인저로 시장의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Z홀딩스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된다.
“야후와 라인의 통합으로 압도적인 경쟁력과 다양한 데이터들을 보유하게 됐다. 그런 면에서 Z홀딩스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GAFA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테크 컴퍼니가 아닐까 생각한다. 중국 기업들도 Z홀딩스 같이 사업을 전 세계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지는 못했다. Z홀딩스가 지금보다 훨씬 크게 성장할 것으로 자신한다.”

도쿄(일본)=정영효 한국경제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