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뷰] 글로벌 ESG 동향
우크라이나 전쟁, 방위산업 투자 배제 원칙에 의문 제기
우크라이나 전쟁, 방위 산업 투자 배제 원칙에 의문 제기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자산 운용사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금융 서비스 회사인 SEB는 기존까지 방위 산업에 속한 기업에 투자를 금지하는 정책을 갖고 있었지만 오는 4월 1일부터 운용 중인 100여 개의 펀드 중 6개의 펀드들은 방위 산업에 속한 기업에 투자가 가능하게 정책을 바꾸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이 생각을 바꾼 때문이다.

유럽에 있는 자산 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ESG 정책을 강화하면서 방위 산업의 매출 비율이 조금이라도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는 펀드들이 많이 늘어났다. 방위 산업이라고 하면 독재자나 침략자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인명 살상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ESG 펀드들은 방위 산업에 대한 투자에 부정적인 시각이었다. 게다가 특정 섹터를 투자에서 배제한다는 투자 전략은 손쉽게 ESG 정책을 채택하고 펀드 가입자에게 설득할 수 있는 논리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유럽 지도자들이 국방비를 증액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방위 산업에 대한 투자 배제 원칙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침략 당한 약자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회사가 ESG 측면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방위 산업이 평화적 안정성과 사회적 재화를 유지하는 필수 요소라고 주장하면서 유럽연합(EU)의 지속 가능 투자 분류 체계에 포함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다수 ESG 펀드들의 투자 전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많은 투자자들이 일부 섹터나 기업을 모두 배제하는 형태의 정적 ESG 프레임워크는 ESG의 철학을 오롯이 담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방위 산업주와 같은 죄악주를 투자에서 단순히 배제하는 정책을 세밀히 개발해 ESG 요소가 실제 기업의 가치 산정에까지 연결되는 ESG 통합 투자 전략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만한 뉴스

슈로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재생 가능 전력 중요성 커졌다”(파이낸셜타임스)

-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의존도(현재 소비 원유의 4분의 1, 천연가스 3분의 1)를 줄이기 위한 재생 가능 전력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짐
- 자산 운용사인 슈로더는 미국과 유럽의 재생에너지 시장은 2040년까지 1조 달러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
-슈로더는 지난 연말 유럽 최대 재생 인프라 투자자인 그린코트캐피털의 75%를 인수하는 등 재생에너지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
-에너지 기업들의 합산 목표가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

IPCC 보고서 “기후 변화, 예상보다 상황 더 좋지 않아”(BBC)
-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월 새롭게 발표한 보고서는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욱 좋지 않고 신기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향후 10년간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
-IPCC는 기후 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
- 특히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기간 동안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이 주목받았지만 이번 IPCC 보고서에서는 탄소 포집 기술이 이산화탄소를 제외한 온실가스를 더 방출할 가능성을 시사
COP26에서 각 국가들이 합의한 사항이 지연되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고 자연 자본에 투자가 중요함을 강조

KB증권 ESG솔루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