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주주 제안 발송…조카의 난 2라운드
사외이사 자리 놓고 표 대결 불가피 전망
“배당성향 후퇴…주주환원 강화해야”
“금호리조트 고가 인수” 주장

당시 박 전 상무는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도 회사의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상무가 올해 3월 주주 총회를 앞두고 또다시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내놓아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재점화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 주주인 박 전 상무는 회사 경영에 복귀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박 전 상무는 올해도 주총에 앞서 경영 투명성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주주 제안을 발송했다.
박 전 상무는 2월 21일 입장문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진 경영자로 복귀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주 제안에는 사내이사 및 이달 임기가 끝나는 금호석유화학 사외이사 2명의 후임 이사 후보 추천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는 사내이사로 본인을 직접 추천했고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성용 전 신한DS 대표와 함상문 KDI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를 추천했다.

그러면서 “소액주주들이 막대한 손실을 떠안은 상황으로 회사가 이행하지 않은 여러 가지 약속들에 기반해 주주 제안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이 최근 발표한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에 대해서도 △배당성향이 오히려 전년 대비 후퇴 △불과 0.56%의 자사주를 소각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되지 않은 점 △경영진의 보상이 과도하고 보상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점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는 이뤄지지 않은 점 △비연관 자산이 매각되지 않은 점 △금호리조트를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인수한 점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전 상무가 또다시 주주 제안을 통해 경영권에 도전하면서 올해도 박 회장과 박 전 상무 간 주총 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은 3월 25일 정기 주주 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및 이익 배당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을 포함한 안건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박 전 상무가 발송한 주주 제안 역시 관련 안건에 함께 상정돼 표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박 전 상무는 박 회장의 둘째 형인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금호석유화학 주식 8.5%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박 전 상무의 누나 박은형·은경·은혜 씨,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등 특수 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10% 이상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 측은 박 회장의 지분 6.69%를 비롯해 장남 박 부사장이 7.17%, 장녀 박 전무가 0.9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