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 선정 2022 파워 금융인 30

[스페셜 리포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업계 최초 마이데이터 서비스 ‘피치’ 눈길
신창재(69) 교보생명 회장은 한국 보험 산업의 대표 최고경영자(CEO)로 손꼽힌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장남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의대를 나와 서울대 의대 교수를 지낸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의사 시절인 1993년 공익재단인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았고 1996년 교보생명 부회장이 됐다. 2000년 5월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면서 경영 일선에 나선 후 20여 년간 교보생명을 경영하고 있다. 외환 위기와 글로벌 금융 위기라는 두 번의 험난한 파고 속에서도 교보생명의 내실 성장을 주도함으로써 장수 기업의 토대를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린 ‘2022년 출발 전사 경영 전략 회의’에서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여 빅테크와 견줄 만한 마케팅 혁신을 이뤄 내자고 주문했다. 교보생명은 현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 디지털 전환)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존 보험 비즈니스에서 높은 성과를 내는 동시에 디지털 기반의 신성장 동력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디지털 전환에 방점을 둔 조직 개편을 통해 디지털전략담당·플랫폼담당·IT지원실 체제로 정비하며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유기적으로 운영, 관리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DT추진팀·플랫폼기획팀·금융마이데이터팀·오픈이노베이션팀을, 디지털 기반의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기 위해 신기술개발팀·빅데이터지원팀을 구축했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아마존의 퍼블릭 클라우드(public cloud) 서비스를 도입해 새로운 디지털 환경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대한 빅데이터 분석과 자유로운 인프라 확장이 가능하도록 빅데이터 시스템과 중요 워크로드를 아마존웹서비스(AWS)로 이전하고 ‘빅데이터 클라우드 시스템(Ocean)’을 구축했다. 그룹 전체의 데이터 통합과 공통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전사 역량 결집

새로운 금융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고객의 건강하고 올바른 금융 생활을 돕기 위해 지난 2월 보험업계 최초로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 ‘피치(Peach)’를 출시했다.

‘피치’는 각 금융사에 흩어진 고객의 금융 정보를 하나로 관리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금융과 건강 생활 전반을 코칭해 주는 교보생명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다. 특화된 금융·건강 서비스로 보험 본연의 전문성을 높이고 금융 교육과 예술 문화 콘텐츠로 독창적인 고객 경험을 더했다. 피치는 △손안의 금융 비서 △생애 자산 설계 △건강 자금 관리 △맞춤형 금융 교육 △아트&컬처(Art & Culture) △생활 속 기부 등 6개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서울대 경영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금융스타일지수를 바탕으로 고객의 주도적인 금융 생활을 돕는다는 점이다. 금융 정보, 경영·경제 도서 구매 현황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의 금융 스타일’을 진단하고 ‘맞춤형 금융 교육’ 콘텐츠를 최적화해 추천해 준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업계 최초 마이데이터 서비스 ‘피치’ 눈길
교보생명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세계 최초의 자연어 처리 및 머신러닝 기반의 인공지능(AI) 언더라이팅 시스템 ‘바로(Baro)’에 이어 사고 보험금 AI 자동 심사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가입 심사부터 보험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AI 기반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잡고 AI 챗봇 ‘러버스 2.0’을 오픈했고 헬스케어 서비스부터 간편 보험금 청구 등 인슈어테크 서비스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 고객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인 ‘케어(Kare)’를 운영하고 있다.

전사 차원의 디지털 혁신 문화 정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미 구축한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임직원을 데이터 분석의 기본과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현업 데이터 분석가(Citizen Data Scientist)로 양성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