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 선정 2022 파워 금융인 30
[스페셜 리포트] 이원덕(60) 우리은행장은 지난 2월 초 우리금융그룹 완전 민영화 첫 행장에 내정됐다. 이어 3월 25일 주주 총회를 거쳐 정식 임기를 시작했다.이 행장은 우리은행 미래전략단 상무와 경영기획그룹장 등을 역임했고 지주 수석부사장(사내이사)으로 핵심 업무인 전략·재무·M&A·디지털·자금 등을 담당하며 그룹 전반에 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행장은 금융권의 최근 화두가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인 점을 고려해 그룹 디지털혁신위원회 의장을 맡아 우리금융의 디지털 전환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그는 매주 위원회를 열고 마이데이터와 디지털 지급 결제, 원 뱅킹 플랫폼 강화 등을 주도해 왔다.
또한 은행에 혼재돼 있던 다양한 디지털 관련 업무를 교통 정리하고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슈퍼 앱 전략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이해관계인, 계열사 실무진과 원활한 소통을 진행해 협업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과 등으로 그는 대내외적으로 평판이 좋고 도덕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우리은행의 완전 민영화 후 조직의 분위기 쇄신과 경영 안정성 제고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적임자로 선택됐다. 1위 은행으로 복귀 ‘과제’
이원덕 행장은 주총을 계기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기준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2조3755억원이다. △KB국민은행 2조5908억원 △하나은행 2조5704억원 △신한은행 2조4944억원 등에 밀린 4위다. 성공적인 민영화 후 첫 행장에 발탁된 만큼 작은 차이를 극복해 1위 은행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과거 우리은행은 5대 은행이던 상업·한일은행이 합병하면서 은행권 ‘맏형’으로 출발했다. 당시 1위였던 우리은행은 현재 4위로 밀린 상황이어서 이 행장을 중심으로 예전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우리은행은 이 행장을 중심으로 비은행 계열사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아직 증권사나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가 없다. 지주의 전체 수익 중 약 80%가 우리은행에서 발생한다.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대어급’ 비은행 계열사의 M&A가 불가피하다. 이 행장이 과거 굵직한 M&A를 다수 성사시킨 만큼 그를 중심으로 비은행 계열사의 M&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정보기술(IT)이 금융 산업을 지배하는 과정인 만큼 플랫폼 경쟁력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한 바 있다. 디지털 관련 임원을 다수 영입해 디지털 전환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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