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오카 후미히코 지음 | 서수지 역 | 사람과나무사이 | 1만7500원
마르틴 루터가 시작한 종교 개혁은 예술가들의 밥줄을 끊어 놓았고 예술에 치명타를 입혔다. 하지만 종교 미술 파괴가 가장 심했던 17세기 대표적인 프로테스탄트 국가 네덜란드에서는 오히려 ‘회화 열풍’이 거세게 불었고 근대 시민 회화가 활짝 꽃을 피웠다. 교회·왕실 등 부와 권력을 손에 쥔 후원자의 주문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생산 시스템이 ‘기성품 전시 판매’ 방식으로 바뀐 덕분이었다. 이에 따라 미술품의 주요 소비층이 성직자·왕 등 교회와 세속 권력자에서 ‘일반 시민’으로, 그림 소재도 성경 내용이나 신화 이야기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종교 개혁이 세계 미술사의 패러다임을 혁명적으로 바꿔 놓은 셈이었다. 이 책은 ‘메디치 가문 지하 금융의 도움이 없었다면 르네상스도 없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부터 ‘회화가 가진 강력한 프레젠테이션 기능을 간파하고 정치적 선전 도구로 활용한 나폴레옹 이야기’ 등 자본주의를 태동시킨 8편의 욕망의 명화 이야기를 다룬다. 프레임의 힘
케네스 쿠키어·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프랑시스 드 베리쿠르 지음 | 김경일 역 | 21세기북스 | 1만9800원
인류는 우리의 존재를 위협하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포퓰리즘, 새로운 무기와 기술, 기후 변화, 불평등 심화 등에 대한 인간의 반응 방식이 생존과 소멸을 가른다. 인간의 행동 방식은 인간이 지각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앞으로 펼쳐질 미래 사회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기술은 ‘두 개의 반대되는 의견을 놓고 하나의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인지 능력이 어떻게 새로운 시대의 난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프레임’은 문제를 정의하고 접근 방법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선별해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인간의 고유 능력을 말한다. 잡 블레스 유
서창호 지음 | 두앤북 | 1만5000원
당신이 아직도 취준생이 이유는 뭘까. 취업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직과 퇴사는 언제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까. 이 책에는 취업·이직·퇴사의 정답뿐만 아니라 ‘절대 망하지 않는 창업 노하우’와 ‘헤드헌터의 현실, 헤드헌팅사 활용법’도 담겨 있다. 저자는 10년 이상 매년 200건 이상의 채용을 진행해 온 베테랑이다. 당신이 아직도 취준생인 이유는 ‘기본’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회사와 업무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채 시장에 떠도는 가십거리에 현혹되거나 간판에 집착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원하는 일, 가고 싶은 곳을 명확히 정한 후 채용 사이트 외에도 다양한 채널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하버드는 학생들에게 행복을 가르친다
탈 벤-샤하르 지음 | 노혜숙 역 | 위즈덤하우스 | 1만5000원
세계 최고 엘리트들이 공부하는 하버드대. 사람들은 하버드대생들이 졸업하기만 하면 성공·돈·행복 모두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돈과 성공만을 좇다 보면 불행해지기 쉽다. 저자는 1등만 추구해 온 하버드대 학생들에게 “내일의 성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 책은 행복을 과학적·심리학적으로 분석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삶에 적용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행복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행복한 삶을 만드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이야기한다. 또 자신이 행복한지 아닌지 묻기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가”라고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의의 표현
이우환 지음 | 성혜경 역 | 현대문학 | 2만5000원
이 책에는 작고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기리는 추모글 ‘거인은 있었다’와 단색파의 거장 김창렬·정창섭 화가와 보낸 한나절을 그린 ‘어떤 우정’ 작가들이 어떻게 자신의 예술을 지향했는지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나 숨겨진 사연들이 소개돼 있다. 예술에 남다른 열정과 식견을 갖췄던 이건희 회장의 예술가적 면모를 발견하게 해주고 단색화 화가들을 통해 예술가의 마음속 심연에 들끓는, 억누를 수 없는 광기와 영적인 정념을 엿보게 하는 예술의 정신을 발견하게 해준다. 또 예리한 분석력과 통찰력, 지성미 넘치는 사유 방식으로 예술사의 의미 있는 작업들을 기민하게 포착해 그 성취와 가치에 대해 엄준한 비평과 객관적 비판의 시선을 담고 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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