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최태원 SK 회장이 2018년 11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와이번스가 우승한 후 소속팀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 회장이 2018년 11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와이번스가 우승한 후 소속팀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흑자를 내기 힘든 현재 구조로 야구단을 매각하는 경우도 많다. 삼미 슈퍼스타즈,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쌍방울 레이더스, 해태 타이거즈 등은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매각된 사례다.

하지만 최근 SK에서 신세계에 팔린 와이번스(현 랜더스)는 달랐다. 와이번스의 모기업인 SK텔레콤은 매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알짜 기업이다.

최근 성적 역시 좋았다. SK와이번스는 창단 후 한국시리즈에 여덟 차례 진출해 네 번 우승한 명문 구단이다. 2010년대 초반에는 ‘SK 왕조’로 불리기도 했다. 구단주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물론 최태원 SK 회장도 애정을 갖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온 대표 스포츠단이기도 하다.

특히 최 회장은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선수단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로 불러 축하 파티를 열기도 했다. 당시 선수들과 가족들이 먹고 마신 금액은 최 회장의 ‘개인 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기자가 야구단을 운영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답하기도 했다. SK그룹 구성원이 와이번스의 승리와 우승으로 업무로 지친 일상에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란 말이다.

와이번스는 신세계에 팔렸고 SSG 랜더스라는 새 간판을 달았다. 당시 SK 측은 초인기 스포츠가 된 야구 대신 비인기 종목을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매년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운영비가 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그룹 최고위층의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억원을 SK와이번스에 지원하는 것보다 매년 그 정도의 이자를 지급하고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차입하면 조 단위 돈을 빌릴 수 있다는 논리다. 그 돈이면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도 운영할수 있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실제 SK가 그룹 차원에서 어떤 해외 스포츠단을 운영 또는 후원할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SK는 글로벌 회사로 변신 중이다. 미국 조지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2곳을 보유한데 이어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와 합작해 테네시와 켄터키에 공장 3곳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해외에서 브랜드를 알려야 하는 수요는 분명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