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기술주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순이익의 평균 64%…애플 · MS · 알파벳의 ‘기초 체력’ 돋보여
[돈 되는 해외 주식] 미국 대형 기술주의 성장은 자사주 매입에서 나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주 수익의 상당 부분을 주주 환원을 통해 만들어 내고 있다.소위 ‘FANMAG’로 불리는 메타플랫폼스(구 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만 봐도 그렇다. 아마존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2021년 자사주 매입 규모는 순이익의 64%로 높은 편이다.
자사주 매입은 시장의 주식 수를 감소시켜 주당 가치인 주당순이익(EPS)을 높이므로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영업에서의 성장이 둔화되면 충분한 현금 흐름을 통해 부족한 성장을 주주 환원으로 채워 주는 것도 기업이 주주를 위해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금융 위기 이후 유행처럼 번진 자사주 매입이 미국 기업의 ROE를 지지해 주고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지속적인 주주 환원에 필요한 현금 흐름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대형 기술주의 주주 환원 여력을 알아보기 위해 잉여 현금 흐름 수익률(잉여현금흐름÷시가 총액)과 주주 환원 수익률(배당과 자사주 매입÷시가 총액)의 2005년부터 2021년까지 추세를 비교한 결과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의 주주 환원 여력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꾸준한 잉여 현금 흐름 발생과 지속적인 주주 환원을 통해 ROE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메타플랫폼스의 최근 주주 환원은 다소 무리가 있다. 메타의 잉여 현금 흐름 수익률은 2011년 이후 지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최근 주주 환원 수익률 수준이 잉여 현금 흐름 수익률보다 더 높게 오르고 있다. 이는 기존 잉여 현금 흐름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레버리지를 활용한 주주 수익률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메타플랫폼스의 지난 5년 평균 부채 비율은 6% 수준으로 애플 131%, 아마존 120% 대비 매우 낮다. ROE는 물론 생산 및 영업 활동에 투자한 자본으로 어느 정도 이익을 거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투하자본수익률(ROIC)의 차이도 거의 나지 않는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ROE와 ROIC의 차이는 39%포인트, 16%포인트로 높은데 이는 비슷한 ROIC를 만들어 내더라도 레버리지를 활용한 기업의 ROE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타의 향후 3년 EPS 연평균 복합 성장률도 6.2% 수준(시장 컨센서스)으로, 시장 평균 10.6%를 밑돌고 있어 레버리지를 활용한 주주 환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마존은 100억 달러(약 12조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 연말 컨센서스 기준 밸류에이션 멀티플은 여전히 높다. 2022년 말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과 ROE 가치 비율(PE)은 68배로 여전히 시장 평균 20배, 기술주 평균 25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향후 3년 주당순이익 연평균 성장률(EPS CAGR)은 18.1%로 시장 평균 10.6%를 웃돌지만 12개월 선행 PE를 반영한 PEG 배수는 3.4배로 시장 평균 1.8배를 웃돈다. 이는 이익 성장성을 반영한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반영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코로나19 사태의 수혜 효과가 사라지고 인건비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주가 변동성은 높게 나타날 수도 있다.
김세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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