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FOMC 불확실성 해소의 날, 회복 국면에서 단타 전략…성장주, 배당주 관심을

[스페셜 리포트] 증권사 주식 시장 전망

“안 볼랍니다.”

김 모 부장은 최근 스마트폰에서 주식 투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웠다. 지난해 ‘10만전자’ 열풍에 삼성전자를 추매 또 추매했지만 최근 주가가 6만원대에서 맴돌자 당분간 주식 창을 보지 않는 게 마음 건강에 이롭다고 판단했다. 종목 토론방에서는 ‘지금이 기회’라며 물타기 논의가 한창이지만 김 부장은 이미 끌어올 대로 끌어다 넣었다. 속도 모르는 친구는 “그러다 대주주 되겠어”라고 비아냥거린다. 더 속타는 것은 보유 종목 중에 삼성전자가 그나마 낫다는 사실이다. 오늘도 애꿎은 뉴스창만 새로 고침 중인 그다.
박스피 시대, 투자의 왕도
위기인가, 기회인가

대한민국에 한숨이 늘었다. 주식 투자자 1000만 명의 한숨이다. 최근 코스피가 3개월째 2600~27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금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무엇일까. 지난해 ‘불장(불같이 뜨거운 상승장)’에 주식에 입문한 최나현(36) 씨는 “지금이 매수 기회인지, 팔아야 할 때인지 몰라 그저 기다리는 중”이라며 “주식을 몰랐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빨라진 세계 각국의 긴축 속도, 인플레이션 공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 전망도 안갯속이다. 투자의 길을 잃은 이들을 위해 한경비즈니스가 뽑은 ‘2021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 톱3에 길을 물었다. 박스피 시대, 투자의 왕도는 있을까.

투자의 미래를 그리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어떤 이는 희망을 말했고 어떤 이는 더 우울한 미래를 예측했다. 하지만 공통된 답은 있었다. 코스피지수가 ‘박스피’ 상태에서 헤매고 있지만 주식 시장을 떠날 때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은 “불확실성에도 투자의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에게 주식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사진=서범세 기자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사진=서범세 기자
-코스피지수가 2700선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오태동) “가장 큰 배경은 불확실성이죠.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환경이 불경기에 물가가 오르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 증거들이 착착 쌓여 가니 주식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겁니다. 현장에선 불확실한 변수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것 같아요.”

(황승택) “투자자와 영업점 모두 곡소리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어려워 보이고 시장에서 걱정하는 긴축이나 빅스텝(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의 상황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5월 4일이다 보니 그때까지 시장은 움츠릴 거예요. 불확실성이 5월 초까지 이어지다가 공식 발표가 나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거죠.”

(유승창) “리테일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금융(IB) 부문도 많이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유상 증자를 하거나 기업공개(IPO)를 할 때 시장 상황이 흥행의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전망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시장은 언제나 불확실하지 않나요.

(오태동) “지난해 불장의 원인은 ‘돈의 힘’이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각국 중앙은행이 돈을 거둬들이고 있어요. 불확실성의 중심에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긴축에 대한 강도가 있습니다. 5월은 빅스텝이 확실시될 것으로 보여요. 2000년대 이후 기준금리 인상은 매우 완만한 속도로 이뤄졌는데 지금 분위기만 놓고 보면 1990년대 중반처럼 좀 공격적으로 올리는 것 같아요. 이때는 미국을 제외한 신흥국에서 많은 위기가 발생했죠. 한국도 아직까지는 신흥국 대열에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보수적으로 시장을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유승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예상하지 못한 변수입니다. 이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면서 Fed의 긴축 우려도 재점화된 상황이죠. 5월 4일 FOMC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 같아요.”

-5월 4일 이후 시장은 어떤 국면을 맞을까요.

(오태동) “긍정적으로 볼 단계는 아니에요. 지금부터 3개월 정도는 박스권 바닥에서 반등하는 흐름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 후 다시 또 조정 흐름이 나올 수 있어요. 올해 주식 시장의 고점은 6~7월로, 3분기까지는 횡보하다가 4분기부터 내년도 상반기까지 가장 위험한 국면이 올 것 같아요. 그 이유는 미국의 경기 침체입니다. 통화 긴축으로 경기 침체 환경에 일시적으로 접어들 수 있는데 그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보거든요. 주식 시장은 경기보다 6개월 정도 먼저 움직이니까 올해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가 가장 위험한 구간이 될 수 있는 거죠. 가격적 측면에선 이미 충분히 하락했지만 투자자가 기다리는 아주 강력한 상승 모멘텀은 내년 1분기가 지나야 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황승택) “전반적으로는 횡보 국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회복’이 될 것 같아요. 외국인 수급도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이상인 상황(4월 19일 기준 1236.9원)에서는 개선되기 어렵죠.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가 더 나올 수 있어요. 힘든 상황입니다. 하지만 빅스텝이 연속으로 이뤄지고 긴축 규모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등의 더 나쁜 상황은 가능성이 낮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상황은 나아질 수 있죠.”

(유승창) “중요한 것은 지수의 단기적 추이가 아니라 방향성이에요. 하반기까지 길게 보면 지수는 올라갈 거예요. 우리의 타깃은 3200입니다. Fed의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정점을 지날 것이고 중국이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경기 부양에 나선다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죠. 세계 경기 측면에서 보면 3분기엔 바닥이 나올 거예요. 주식 시장은 경제 상황을 더 빨리 반영하니까 하반기부터는 우상향할 겁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삼성전자가 연일 신저가입니다.

(오태동) “실적은 좋지만 성장성에 대한 의심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단기적으로는 지금 가격대에서 팔기보다는 조금 더 오른 다음 고민하면 좋겠어요. 다른 반도체 업종도 마찬가지죠. 생각보다 시장은 한국의 반도체·전자 업종에 그렇게 큰 점수를 주지 않아요. 가치적인 측면에선 매력적이지만 경기 민감도가 크죠. 여름까지는 다시 튀어오를 리바운드를 기대하되 이후에는 비율을 조금 낮추고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황승택) “삼성전자는 한국에서 IT 기업이라기보다는 인덱스·코스피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기업의 펀더멘털 이슈도 있지만 한국 시장의 체질을 반영하는 주식이다 보니 시장 문제들을 고스란히 반영하죠. 외국인 수급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환율인데 미국 금리 인상, 긴축과 같은 현재 상황에서는 달러 강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어요. 환율이 달러당 1200원 밑으로 내려갈 개연성은 단기적으로 희박하고 결국 외인 수급은 개선되기 어렵죠. 당분간은 외인들이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어요.”

(유승창) “실제 리테일에서도 삼성전자와 카카오를 가장 많이 물어봐요. 다만 삼성전자를 비롯해 반도체 업종은 3분기까지는 강한 모멘텀을 받기 어렵다고 봐요. 통화 정책과 환율 등 기업의 외적변수들의 불확실성은 전방 산업의 수요 감소를 일으키죠. 현재로서는 하반기 메모리 가격 반등이 지속될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입니다. 그 대신 3분기 경기가 바닥을 친다고 보면 그 이후 재고를 축적하려는 가수요에 따라 하반기 메모리 가격 반등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 외국인의 매도 흐름에 투자자 우려도 높습니다.

(황승택) “미국의 가파른 금리 상승은 주식 시장에 부담으로 남아 있어요. 5~6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씩 인상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어 아직 정책 고비가 남아 있다고 봅니다.”

(유승창) “올해 하반기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차로 시중 자금이 미국으로 빨려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봐요. 여기서 금리는 명목 금리가 아닌 실질 금리를 봐야 하거든요. 1980년대 한·미 금리 역전이 발생할 당시엔 미국 물가가 안정돼 있었기 때문에 자본 유출의 문제가 발생했지만 지금 상황은 다르죠. 현재 실질 금리로 보면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훨씬 높기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예요. 또 국가 신용 등급이 한국과 동일한 국가들을 같은 선상에 놓고 봐도 한국은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어요. 영국과 프랑스 등이 제로 금리인데 반해 한국은 2%대 금리잖아요.”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시장도 변화할까요.

(오태동) “예전에는 대통령 임기 초반에 주식 시장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점점 대통령 임기와 주가 간 상관관계가 약화되고 있어요. 한국의 시가 총액 상위 기업 대부분이 한국보다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받으면서 나타난 현상이죠. 대선 테마주의 기간도 매우 짧아졌고요. 너무 집중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투자 전략 어떻게 짜야 할까요.

(오태동) “가격적 측면에선 많이 하락했지만 상승 모멘텀이 약한 것이 문제예요. 이럴 땐 짧게 보는 전략이 좋아요. 나만의 박스권을 설정해 놓고 2600에는 사고 3000에는 파는 식이죠. 장기 투자자는 내년 1분기 이후를 바라보면서 우량 주식의 비율을 계속 높여 가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 역시 천천히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황승택) “위축된 투자 심리가 개선돼 지수는 반등 국면에 들어설 겁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수준이 외인에게 투자를 유도할 정도는 아직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해요. 실적 발표 시즌이기 때문에 실적 발표도 주시해야 하고요. 2022년 1분기와 연간 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승창) “5월 FOMC까지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굳이 올인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변동성이 크니까 ‘방어주’를 살 수도 있지만 저라면 현금을 갖고 있겠습니다. 덜 빠지는 것도 사실은 마이너스잖아요. 현금 비율을 높이되 중·장기적으로 유망 종목의 비율을 조금씩 높이는 방향이 좋을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는 상승 곡선이니 하반기부터 주식 비율을 높이는 전략을 추천합니다. 이때 바닥에서 살 생각보다 3부 능선에서만 사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어요.”

-혼돈의 시기, 추천하는 유망 섹터는 있나요.

(오태동) “단기적으로는 ‘위드 코로나’ 종목군이 좋지만 2분기 정도로 한정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작년 불장에 강세를 보였던 인터넷·2차전지 관련 종목군들은 여전히 우상향 방향에 있거든요. 좀 더 긴 안목으로 2~3년을 내다보고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황승택) “한국은 수출보다 수입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부각될 수 있어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 업종별 영업이익률 스트레스 테스트가 필요합니다. 통신·2차전지를 포함한 IT·가전, 화장품·의류 업종을 눈여겨볼 만 합니다.”

(유승창) “성장주에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Fed가 빅스텝을 밟는다면 성장과 물가란 두 마리 토끼 중 ‘물가’를 선택했다고 확실하게 노선을 정한 거예요. 성장 둔화를 용인한 거죠. 이때는 오히려 성장에 대한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주식의 가치가 단기간에 급격히 하락한 낙폭 과대 성장주가 뜰 겁니다. 또한 최근 세계 경제를 보면 ‘글로벌 공급망’이 가장 큰 화두였어요. KB증권은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증가하는 비용을 줄이는 ‘리사이클링’에 주목하고 있어요. 테슬라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데 스페이스X 등장 이전에는 미국의 우주 항공 기업들도 러시아산 부품에 의존하는 형태였거든요. 머스크 CEO는 로켓을 ‘재활용’해 자체 생산하는 방식을 선택했고 비용은 크게 감소했죠. 현재 공급망 취약성에 노출돼 있는 분야 중 리사이클링이 가능한 것을 성장 테마로 삼으면 어떨까 해요.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폐배터리 재활용이 대표적인 예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와도 결이 닿고요.”

-해외 증시는 어떤가요.

(오태동)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 파워가 가장 높은 기업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하락할 때는 덜 하락하고 상승할 때는 더 상승하는 흐름이 있어요. 결국 버티면 언젠가는 수익을 줄 거예요. 문제는 중국인데, 가격 메리트는 높지만 연말까지 상승 모멘텀이 크지는 않아 보여요. 미국 정부의 규제도 완화할 가능성이 높지 않고 중국 내부적으로도 올해 10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있어 성장률보다 대규모 질병에 따른 취약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요.”

(유승창) “미국은 변동성이 다시 높아지는 국면으로 가지 않을까 싶어요. 통화 정책은 시장에 반영됐지만 경기 둔화 부분은 아직이거든요.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현 지수 대비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본토 주식)은 봉쇄 지속 여부가 제일 중요한 시그널이에요. 봉쇄가 풀리면 자국 경제 안정화 차원에서 완화 사이클에 접어들 겁니다. 이미 4월 15일 은행 지급 준비율을 0.25%포인트 인하했죠. 중국의 이번 지준율 인하는 Fed의 긴축 흐름과는 정반대 방향이에요. 다만 봉쇄가 길어진다면 성장률이 하락하기 때문에 봉쇄 해제 신호가 중요하고 해제된다면 하반기부터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서학개미’들을 위한 유망 섹터는 무엇인가요.

(오태동) “긴축 시 경기 모멘텀이 둔화해요. 이때는 전반적으로 종목들이 크게 상승하기 어렵죠. 굳이 선택한다면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저가 매수하거나 고배당 상품에 투자하고 버티는 전략이 유효할 것 같아요.”

(황승택)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으로 얘기하면 미국의 IT 기업에 투자하는 ‘VGT’와 우라늄·원전 관련 기업들로 구성된 글로벌 ETF인 ‘URA’, 모멘텀이 견조한 미국의 중대형주를 편입하는 ‘MTUM’을 추천해요.”

(유승창) “성장의 희소성과 인플레이션을 생각하면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들을 추천하고 싶어요. 미국의 AMD·나이키·월트디즈니·애플처럼 제품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가 줄지 않는 기업들이요. 중국은 봉쇄 정책 해제 후 경기 부양 정책이 진행된다면 국유 기업 중 시가 총액이 높은 기업들에 주목하면 좋을 것 같아요. 교통·운송·민생·건설 관련 기업들 그리고 최근 중국 정부가 열을 올리는 재생에너지 분야죠. 건설주 중에선 중국교통건설·중국전력건설, 재생에너지주 중에선 윤기실리콘자재, 해상 풍력 분야에선 동방케이블을 추천합니다.”

-대체 투자는 어떤가요.

(오태동) “암호화폐가 새로운 화두이지만 아직까지는 통화 정책과 연동돼 흘러가고 있어요. 디지털 자산들이 미국 기술주와 매우 유사한 흐름을 보이거든요. 그래서 암호화폐 투자를 보고 있다면 글로벌 대형 IT 기업의 흐름을 보면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 같아요.”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 상무. 사진=서범세 기자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 상무. 사진=서범세 기자
-향후 또 다른 변수가 있을까요.

(오태동)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착 상태가 2개월째 이어지는데 전쟁에 따른 나비 효과를 주목해야 할 것 같아요. 대표적인 게 ‘애그플레이션’이죠. 이미 밀 가격이 180년 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요. 또 하나는 미국의 긴축이 예상보다 강도 높게 진행될 경우예요. 이 경우 자칫 펀더멘털이 약한 국가나 기업은 위태로울 수 있어요. Fed의 통화 정책이 너무 공격적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체크하며 기업의 부도 리스크를 꾸준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황승택) “미·중 갈등이에요.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리스크 심화에 관련 이슈가 잠시 주춤하지만 언제든 높아질 가능성이 있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제재하겠다’는 발언과 대만을 포함해 아시아를 방문할 계획을 가졌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행보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비판적 발언으로 대응했어요.”

(유승창) “Fed가 한 번이 아닌 여러 차례에 걸쳐 빅스텝을 진행한다면 문제가 되겠죠. 시장에 왜곡된 시그널을 주면 불확실성은 잡히지 않으니까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길어지거나 악화된다면 또 다른 변수겠죠. 그렇다면 지수는 2550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봐요.”

-투자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오태동) “우리가 지난 2년간 코로나19 사태란 특수 상황을 맞으면서 폭락과 폭등 모두 경험했어요. 그 과정에서 기쁨을 얻은 투자자들도 많았죠. 아쉽게도 내년도 상반기까지는 이러한 기대는 하기 어려울 듯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주식 시장에 등 돌릴 단계는 아니에요. 옆에서 지켜보면서 기회를 노려볼 시기죠. 본질적으로는 내년이 아니라 2024년까지 바라보고 우상향 산업과 종목군을 적립식으로 채워 나간다고 생각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아요. 2차전지나 바이오 주식들이 대표적이죠. 예금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지금보다 많이 오르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면 예금 금리를 크게 웃도하는 배당주도 장기적으로 매력이 있죠.”

(황승택) “러시아·우크라이나 리스크, 미 Fed의 긴축 우려라는 악재들과 주도적인 방향성 부재로 종목별 변동성이 높은 어려운 시장이 지속되고 있어요. 명확하지 않은 단기성 테마 종목들의 높은 상승률에 흔들리지 말고 기업의 본질인 실적과 성장성, 즉 숫자에 기초해 투자할 것을 권합니다.”

(유승창) “이번 조정장으로 ‘배당’에 관심이 늘어난 것을 느껴요. 예전엔 수익률 극대화 차원에서 주식을 봤다면 지금은 자산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주식의 비율을 높이잖아요. 한 번 사면 5년 이상 갖고 가겠다는 이들이 많아졌죠. 이렇게 장기 보유하면 배당이 무시하지 못할 투자처가 되거든요. 배당에 대한 관심은 자본 시장이 질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해요. 미국에선 주주 환원율이 높은 기업이 결국 성장주거든요. 한국 투자자들도 부동산에 장기 투자하듯이 배당주에 관심을 늘려갔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분기별로 들어오는 배당금이 꽤 쏠쏠하더라고요. 이번 조정장으로 생긴 배당에 대한 관심이 한국 자본 시장의 성장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박스피 시대, 투자의 왕도
박스피 시대, 투자의 왕도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