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서비스’에 충실한 앱이 더 좋은 평가
농협은 여성‧주부 많고, 기업은 남성‧사무기술직 많아

인터넷은행 만족도 조사에선 토뱅이 카뱅보다 앞서

[비즈니스 포커스] 모바일 뱅킹 앱①
그래픽=송영 기자
그래픽=송영 기자
‘첫인상이 중요하다.’ 불변의 진리다. 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고객과 최접점에 있는 영업점 행원의 이미지는 그만큼 중요하다. 비대면 시대에 접어든 현재, 이제 은행이 고객과 대면하는 첫 접점은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은행의 ‘얼굴’이 바뀐 셈이다.

한경비즈니스는 2018년부터 모바일 뱅킹 앱의 경쟁 우위를 분석하기 위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4월 20~21일 이틀간 진행했고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IBK기업은행 등 6개 주요 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의 20~59세 금융 소비자 90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표본 오차는 80% 신뢰 수준에 오차 범위 ±1.85%포인트다.

0.01점으로 갈리는 초박빙 승부

‘0.02점.’

1등부터 3등까지의 점수 차이다. 올해 설문 조사 결과는 그야말로 초박빙이었다.

모바일 뱅킹 앱 1위는 평점 3.82점(5점 만점)을 기록한 신한은행의 ‘신한쏠’이 차지했다. 신한쏠은 2018년 이후 5번의 설문 조사 중 4번이나 1위에 올랐다. 올해 조사에선 이벤트‧혜택(3.37) 부문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3.5점 이상의 점수를 얻으며 2위인 우리은행을 앞섰다. 다만 점수 차는 아슬아슬한 수준인 0.01점이다. 우리은행의 ‘우리원뱅킹’은 실행 속도(3.93점)와 자산 관리(3.71점) 부문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2015년 5월 한국 최초로 모바일 뱅킹 앱(위비뱅크)을 선보인 은행다운 맹렬한 추격이었다.

이어 하나은행의 ‘하나원큐’가 평점 3.8점으로 3위에 올랐다. 상품 찾기, 이벤트‧혜택 등 2개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2019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던 IBK기업은행의 ‘아이원뱅크’는 4위(3.78점)를 기록했다. 인증 방식과 화면 구성 부문에서 4점을 넘으며 각 부문 선두를 차지했지만 이벤트‧혜택(3.09점)과 자산 관리(3.51점) 부문이 아쉬웠다.

지난해 꼴찌를 했던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은 평점 3.76점으로 올해 조사에서 6위 탈출에 성공했다. 7개의 설문 항목 평가 점수가 모두 올랐다. 지난해 10월 새로운 KB스타뱅킹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실행 속도가 빨라졌고 앱을 통한 통장 개설과 환전, 상품 가입, 대출 등이 편리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장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곳은 NH농협은행이다. NH농협은행의 ‘올원뱅크’는 평점 3.67점으로 6위에 그쳤다. 다만 다른 은행들에 비해 4050세대의 응답자가 많았고 상품 찾기와 자산 관리 등 2개 부문에서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큰글송금·은퇴 후 자산 관리 정보 제공 등 어르신 위한 특화 서비스가 입소문을 탄 것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뱅킹 앱의 사각지대로 꼽히는 4050 시니어 고객에게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부문별 평가는

부문별 평가는 어떨까. 먼저 모바일 뱅킹 앱의 기본인 ‘금융 서비스’ 부문이다. 모바일 뱅킹 앱은 모바일에 기반한 ‘은행’이다. 편리한 금융 서비스 제공이 핵심일 수밖에 없다. 설문에선 통장 개설‧환전‧상품 가입‧대출 등 비대면 금융 거래와 서비스 찾기‧상품 비교 등이 편리한지 질문했다.

그 결과 비대면 거래 부문 1위는 종합 1위인 신한은행(평점 3.99점)이 차지했다. 4~5점 등 고점을 준 의견이 과반인 77.3%로, 1~2점 저점을 준 의견(2.7%)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와 50대가 각각 평점 4.06점, 4.03점으로 가장 후한 점수를 줬다.

반면 종합 6위인 NH농협은행이 비대면 거래 부문에서 평점 3.76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1위인 신한은행과는 0.23점 차다. 4050 응답자가 평점 3.77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줬지만 2030 응답자 중 약 39%가 저점(1~2점)에 표를 던지며 점수를 끌어내렸다. 대구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A 씨는 “농협 자체의 오류가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청년희망적금을 신청할 때 오전 내내 접속이 안 되는 것은 물론 아예 신청 대상이 아니라고 떴었다”고 지적했다.

상품 찾기 편의성 부문은 하나은행이 평점 3.7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나란히 가장 낮은 점수인 평점 3.66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2030, 4050세대 등 설문에 참여한 모든 세대에게 3.5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특히 50대 이용자 중 저점(1~2점)에 표를 던진 이는 ‘0’명이었다.

지문‧안면‧신분증 인식 등의 편의성에 대한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았다. 6개 은행 모두 인증 방식 부문에선 평점 4점 이상의 결과를 냈다. IBK기업은행(4.28점)이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각축을 벌인 끝에 우리은행이 4.26점으로 2등을 가져갔다. 두 은행 간 점수 차는 고작 0.01점었다. 이어 하나은행(4.18점), KB국민은행(4.14점), NH농협은행(4.06점) 순이었다.

반면 이벤트‧혜택 부문에선 은행들의 서비스가 인색했다. 평점 3.5점을 넘는 은행이 없었다. 하나은행(3.39점)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NH농협은행(3.09점)과 IBK기업은행(3.09점)이 공동 꼴찌를 기록했다. 설문 참여자들은 ‘이벤트 페이지나 화면 구성이 구식이다’, ‘기존 고객을 위한 이벤트 혜택이 적다’, ‘이벤트 카테고리가 눈에 띄지 않는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은 남녀의 응답 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다만 IBK기업은행은 남성 응답 비율이 60%로 여성보다 더 높았고 반대로 NH농협은행은 여성 응답자의 비율(약 59%)이 높았다. NH농협은행은 타 은행에 비해 전업 주부(약 19%)의 응답률이 높았고 IBK기업은행은 다른 은행과 비교해 사무‧기술직군의 응답률(약 45%)이 높았다.
그래픽=송영 기자
그래픽=송영 기자
돋보기
카카오뱅크‧토스뱅크의 만족도는


한경비즈니스는 올해부터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만족도 조사에 인터넷 은행도 포함시켰다. 결론부터 말하면 토스뱅크가 평점 4.29점으로 카카오뱅크(4.09점)를 앞섰다. 0.2점 차이다. 0.01점으로 1‧2‧3위가 갈린 시중은행의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큰 점수 차이다. 토스뱅크가 이벤트‧혜택과 자산 관리 부문에서 압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2030, 4050세대 응답자 모두 4점 이상의 점수를 줬다.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B 씨는 “걷기 이벤트 등을 이용하면서 처음 토스뱅크를 알게 됐다”며 “하루만 돈을 넣어도 연 2%의 금리를 주기 때문에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일단 토스뱅크에 돈을 넣게 된다”고 말했다. C(50대‧남‧경남) 씨는 “토스뱅크 하나만 있으면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계좌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쉽게 입출금이 가능하다”며 “오픈 뱅킹 시스템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카카오였다. 종합 평점에서 토스뱅크에 밀렸지만 ‘다음 은행 중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곳을 모두 선택해 주십시오’라는 문항에서 1200명의 응답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은행으로 카카오뱅크를 꼽았다. 전체의 약 80%다. 특히 2030세대(총 664명) 응답자 85% 이상이 카카오뱅크를 사용해 봤다고 답했다. 40대(총 286명)와 50대(총 250명)도 각각 77.6%, 62%가 카카오뱅크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KB국민은행(70.8%), NH농협은행(66.1%), 신한은행(64.2%) 순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는 전체의 55.7%가 이용해 봤다고 응답하며 5위를 기록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D 씨는 “경쟁사(토스뱅크) 대비 이율이 낮은 듯해 안 쓰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정기 예금이나 적금은 카카오뱅크가 더 높았다”며 “이 점을 좀 더 홍보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을 냈다.
어떻게 조사했나
금융 소비자의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이용 현황과 인식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 분석 서비스 업체인 오픈서베이와 한경비즈니스가 공동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20~59세 금융 소비자 중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별 모바일 앱 이용자 총 900명(각 150명)을 대상으로 4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모바일 앱을 통해 총 9개 문항(객관식 7문항, 주관식 2문항)에 대해 물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 2개의 인터넷 전문 은행 앱 이용자 총 300명(각 150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설문을 진행했다. 제1호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는 사용자가 적어 모집에 어려움이 있어 이번 설문에서 제외했다.

보다 정확한 설문 결과를 얻기 위해 설문에 참여하기 전 금융 소비자에게 8개 은행의 모바일 앱을 사용하고 있는지 묻고 사용 중인 이용자만 설문에 참여하도록 했다.

평가 대상은 KB국민은행 ‘KB스타뱅킹’, 신한은행 ‘신한쏠’, KEB하나은행 ‘하나원큐’, 우리은행 ‘우리원뱅킹’, NH농협은행 ‘올원뱅크’, IBK기업은행 ‘아이원뱅크’, 카카오뱅크 앱, 토스 앱 등이다.

평가 지표는 인증 방식, 화면 구성, 비대면 거래, 상품 찾기, 이벤트‧혜택, 실행 속도, 자산 관리 등 7개 부문이다. 실행 속도와 지문‧안면‧신분증 인식 등 인증 방식의 편의성을 물었다. 통장 개설‧환전‧상품 가입‧대출 등 비대면 금융 거래와 서비스 찾기‧상품 비교 등이 편리한지 질문했다. 이어 타행 계좌 조회와 연금‧펀드‧카드‧보험 가입 등 종합 자산 관리의 편의성과 화면 구성의 직관성을 물었고 이벤트 혜택이 많고 참여가 편리한지도 질문했다.

응답자의 성별은 여성 599명(49.9%)·남성 601명(50.1%), 연령은 20대(26.9%)·30대(28.4%)·40대(23.8%)·50대(20.8%)다.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80% 신뢰 수준에 오차 범위 ±1.85%포인트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