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시가 총액 3000억원, 공모 자금은 플랫폼 사업에 투자
[마켓 인사이트] 디지털 마케팅 전문 기업 ‘모비데이즈’가 올해 6월 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하나금융17호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서다. 합병 비율은 1 대 14.465이고 시가 총액은 3000억원대다. 모비데이즈는 급성장하는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디스플레이 광고의 세계
2014년 5월 설립된 모비데이즈는 모바일 마케팅 시장의 강자로 꼽힌다. 사명도 ‘모바일과 함께하는 일상’이라는 뜻이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 광고를 배치하는 일을 한다. 모토는 ‘세상 모든 트래픽의 가장 효율적인 연결’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광고 효율을 측정하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광고 이미지와 타깃별 단가, 타깃과 유사한 데이터와 알고리즘 등을 조정해 최고의 광고 성과를 내도록 한다. 이를 퍼포먼스 마케팅이라고 한다.
모비데이즈는 퍼포먼스 마케팅 중에서도 난도가 높은 디스플레이 광고에 주력하고 있다. 광고는 크게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표출되는 디스플레이 광고(DA)와 검색을 통해 노출되는 서칭 광고(SA)로 나뉜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특정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최상단에 보이도록 하는 것이 SA다. SA는 디지털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활용하는 광고 상품이다. 판매 방식은 일정 시간이나 노출 횟수에 따라 광고비가 정해지는 정액제(CPT, CPM)와 클릭당 광고비를 계산하는 종량제(CPC)로 구분된다.
과거에는 1000회 노출을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CPM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광고 효율이 중요해지면서 클릭 횟수당 과금하는 CPC가 정착되는 모습이다.
SA와 달리 DA는 광고 방식과 과금 구조가 복잡하다. 일정 시간 광고를 노출하거나 계좌를 구매하는 형태가 아니다. 누가 어떤 동영상을 봤고 어떤 배너를 클릭했었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가설을 세우고 결과와 상관관계를 계속 분석해 광고주가 원하는 결과에 맞게 광고를 집행한다.
광고가 통할 만한 소비자를 정교하게 골라내고 적절한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의 호응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DA는 실시간 경매 방식으로 불리는 실시간 입찰(RTB)로 이뤄진다. 광고 노출 대상과 타깃에 맞춰 실시간 경매를 통해 광고 공간을 낙찰하는 방식인데 광고를 따내려면 수많은 고객 데이터와 광고 경험, 분석 노하우가 필요하다.
모비데이즈의 핵심 경쟁력은 독자적인 데이터 분석 기반의 마케팅 솔루션에 있다. 마케팅 플랫폼 모비커넥트가 대표적이다. 모비커넥트는 한국을 포함해 181개 국가의 트래픽을 제공한다.
광고 목표를 설정할 때부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필터링하고 목표에 따라 자동으로 광고를 송출하는 알고리즘도 구축했다. 복잡한 디지털 광고 생태계에서 가장 적합한 매체를 빠르게 선정하고 최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공급자 플랫폼(SSP) 모비원은 광고주가 필요한 DA 지면을 실시간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모비원은 최적·최고의 단가로 광고를 받아 매체에는 최상의 수익을, 광고주에게는 가장 적합한 트래픽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
이 밖에 모바일 광고 분석 솔루션 모비트랙, 데이터 누적·활용 서비스 모비DMP,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모비AI, 글로벌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퀄리티 타임, 마켓 정보 분석 서비스 앱에이프 등도 모비데이즈가 개발했다. 광고주는 다양한 기술 솔루션(애드테크)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광고 효과를 높이고 편리하게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
모비데이즈의 또 다른 강점은 대형 빅테크 회사들과의 파트너십이다. 디지털 마케팅 기업은 광고비의 일정 부분 수수료를 광고주에게 받거나 매체사에서 미디어 인센티브라는 수수료를 받는다. 대형 빅테크 회사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비데이즈는 구글·카카오·네이버·메타(구 페이스북) 등과 최상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고 크리테오·틱톡·트위터 등과의 공식 제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 능력과 파급력 높은 마케팅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는 평가다.
영업이익률 53.6%의 비밀
모비데이즈는 게임과 금융 광고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교육·도서, 뷰티·패션, e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했다. 광고 솔루션뿐만 아니라 고객이 겪는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컨설팅 사업도 하고 있다.
한국 최대 마케팅 콘퍼런스인 맥스서밋과 맥스더크리에이티브도 개최한다. 마케팅에 관한 모든 소식은 마케팅·스타트업 뉴스 미디어 모비인사이드를 통해 소개한다. 한마디로 모바일 마케팅과 관련한 모든 일을 하는 셈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모비데이즈는 자체 마케팅 생태계를 구축했다. 재방문 고객사는 2020년 30.4%에서 지난해 39.5%로 늘었고 광고 취급액은 2020년 대비 2배 정도 증가했다.
실적도 성장세다. 데이터 분석 환경 고도화 작업과 인재 영입을 위한 투자로 2019년 영업 적자를 냈다.
하지만 2020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186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8.7% 늘어난 100억원이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3.3% 늘어난 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43.1%에서 지난해 53.6%로 올랐다. 동종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과 비교하면 약 2배 정도 높은 수치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통계에 따르면 2018년 5조7000억원 규모였던 온라인 광고 대행 시장은 2022년 11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검색 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를 동시에 진행할 때 광고주의 투자 수익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사들도 두 광고가 융합된 형태를 요구하고 있다. 모비데이즈는 실시간 경매 방식의 동영상 광고뿐만 아니라 SA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데이터 거래소인 모비링크와 수요자 플랫폼(DSP) 등 신사업도 추진한다. DSP는 광고주가 매체와 별도의 접촉 없이 언제든 매체를 구입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연간 30억~50억원 이상 광고비를 집행하는 중대형 광고주와 대행사를 대상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모비데이즈는 지난 2월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4월 주주 총회에서 하나금융17호 스팩과 합병 승인을 받았고 6월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이다.
유범령 모비데이즈 대표는 “모바일 디지털 마케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재적소 마케팅을 가능하게 하지만 매체와 소비 시장의 수요는 항상 변화한다”며 “차세대 테크 기업으로서 고객과 소비자의 최적화된 공유점을 만들어 가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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