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 스터디 - 한화솔루션

[ESG 리뷰]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진천공장 전경. 사진=서범세 기자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진천공장 전경. 사진=서범세 기자
4월 22일 방문한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진천공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카메라에 공장 전경이 다 담기지 않을 정도였다. 1공장과 2공장을 합친 규모는 19만㎡(약 5만7475평)에 달한다. 진천공장은 태양광 발전에 쓰이는 기본 단위인 셀과 여러 셀을 판에 붙여 만드는 모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진천공장은 지난해 기준 연간 셀·모듈 각각 4.5GW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태양광 설비 용량 4.5GW는 연간 650만 명이 가정용 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진천공장 쇼룸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메시지와 함께 한화솔루션이 생산하는 최신 모듈인 큐피크 듀오 XL-G11 모델이 전시돼 있었다. 최대 출력 580Wp, 최대 효율 21.2%로 중대형 태양광 발전소에 쓸 수 있는 모델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장기간 안정적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높은 내구성의 고품질 프레임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큐피크 듀오 XL-G11, 듀오 블랙 ML G10 등이 전시돼 있었다. 듀오 G11은 우리가 흔히 보는 태양광 모듈 형태로 태양광 발전소에서 주로 쓰인다면 듀오 블랙은 서양 가정집의 지붕에 얹는 형태로 많이 쓰인다. 공장을 안내한 최근주 한화큐셀 프로는 “모듈 크기나 디자인, 단면형·양면형 여부에 따라 특징과 효율이 다양하다”며 “물 위나 농지 위에 설치할 수 있는 모듈을 포함해 여러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공장 내부는 규모가 큰 데 비해 사람이 거의 없는 스마트 팩토리로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전 공정이 자동 기계 설비로 빠르게 진행된다. 먼저 셀의 원료가 되는 폴리실리콘 조각인 웨이퍼가 입고되면 기계가 자동으로 웨이퍼의 외관과 특성을 검사하는 과정을 거쳐 태양광 흡수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표면 처리를 한다. 이 웨이퍼는 최근 한국 회사와 대만 등에서 수급하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하면 탄소 발자국이 크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수급을 다양화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자유자재로 셀 뭉치를 들고 움직이는 로봇 팔 같은 기계를 통해 웨이퍼를 옮기고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반사막을 형성하는 공정을 거쳐 캐비닛처럼 보이는 특수한 기계 설비 내에서 웨이퍼 표면에 전자가 이동하는 통로를 만든다. 이 제조 공정을 거친 태양광 셀을 와이어와 용접해 직렬로 연결한 후 용접으로 병렬 연결해 모듈을 만든다. 전후 면에 추가 처리한 뒤 페인트칠을 하듯 외부 전기 배선을 만들고 최종 검사를 하면 모듈이 완성된다. 직원들은 주로 완성된 셀과 모듈의 최종 육안 검사를 하는 공정에 배치된다.

최근주 한화큐셀 프로는 “퍼크(PERC) 기술에 셀을 반으로 자르는 하프셀 기술, 셀 사이 간격을 없애는 제로 갭 기술 등이 더해진 퀀텀 듀오 Z 기술이 한화큐셀의 대표적인 기술력”이라고 설명했다. 퀀텀 듀오 Z 기술은 2020년 출시된 G9 제품부터 적용되고 있다.

친환경·저탄소로 경쟁 우위

한화그룹은 2010년 중국의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며 한화솔라원을 출범시켰다. 2012년에는 독일의 큐셀을 인수해 한화큐셀로 사명을 변경한 뒤 태양광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웨이퍼 원료인 폴리실리콘 생산부터 모듈 완성품까지 중국이 주름잡는 태양광업계에서 유일하게 10위권 규모를 유지 중인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은 2020년 기준 미국·한국·터키 등 주요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주거용·상업용 시장에서 동시 1위를 달성한 태양광 모듈 제조 업체는 2013년 이후 한화큐셀이 유일하다. 유럽에서는 8년 연속, 호주에서는 6년 연속 태양광 톱 브랜드에 선정됐다.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정부의 지원 아래 약진하는 가운데 해외 선진국에서 한화큐셀의 위상이 높은 이유는 뭘까. 중국 업체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친환경·저탄소 품질에 그 답이 있다는 것이 양상철 한화솔루션 ESG 담당 상무의 말이다. 한화큐셀은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시행한 태양광 모듈 탄소 인증제에서 업계 최초로 1등급을 획득했다. 태양광 모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단위 출력당(1kW) 이산화탄소 총량을 계량화(kg)하고 검증, 3개 등급으로 나누는 제도다. 정부는 한국에 설치되는 태양광 모듈당 10%의 온실가스를 줄이면 연간 23만 톤을 감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 폐패널을 재활용하는 데도 앞장선다. 2023년 ‘태양광 패널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EPR) 도입을 앞두고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 체계를 구축,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해 나갈 예정이다.

태양광 모듈 인증제는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2011년부터 한국의 태양광 모듈 탄소 인증제와 유사한 탄소 발자국 제도(CFP : Carbon Footprint for Product)를 실시하고 있다. 탄소 발자국 점수는 설비 규모 100kW 이상의 공공 조달 태양광 설비 평가 항목으로 반영한다. 한화큐셀은 한국 업체 중 최초로 프랑스 탄소 발자국의 탄소 배출량 인증을 획득했다. 올해도 한화큐셀은 CFP 인증 제품을 추가 생산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에서도 태양광 모듈 탄소 발자국을 포함한 제품 환경 발자국 제도 도입 법안이 마련되고 있다. 한화큐셀은 2021년 폴리실리콘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REC실리콘의 지분 16.67%를 인수하며 저탄소 모듈 생산을 위한 소재 공급망을 확보했다.

블룸버그NEF는 2018~2050년 글로벌 태양광 발전 설치량이 8%에서 40%까지 급성장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발전 에너지 믹스는 2050년 화석 연료가 57%에서 37%대로 줄어들고 태양광이 40%, 풍력이 14%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발전소 건설·운영·폐기에 드는 비용인 균등화 발전 비용(LCOE)의 경우 현재 태양광 LCOE는 2011년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고 향후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30년 태양광 LCOE를 kWh당 80~90원 수준으로 추정해 2027년에는 대체 에너지 발전 단가가 화석 에너지 발전 단가와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화큐셀은 2020년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 아래 재생에너지 발전소 개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 재생에너지 개발 업체 RES프랑스의 지분 100%를 인수해 태양광·풍력 발전소 개발 사업권을 확보하는 한편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설계·조달·시공(EPC)에 도전해 지난해 미국 168MW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 한국에서도 유휴 부지인 경남 합천댐에 납이 포함되지 않은 친환경 모듈로 수상 태양광 사업을 진행해 당시 세계 최대 규모(41MW급)의 수상 태양광 설치 실적을 올렸다. 농지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영농형 태양광 모듈도 표준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효율을 대폭 높인 차세대 태양전지 ‘꿈의 전지’ 탠덤 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실리콘계 태양광 셀의 효율이 최대 29%라면 실리콘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적층한 탠덤 셀은 효율이 44%까지 가능한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큐셀은 2020년 12월 차세대 탠덤 전지 국책 과제 연구 기관에 선정돼 연구를 진행 중이다. 탠덤 셀이 개발되면 태양광 시장의 획기적 발전이 기대된다.
진천공장의 직원이 태양광 패널을 눈으로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제공
진천공장의 직원이 태양광 패널을 눈으로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제공
생분해 플라스틱·그린 수소 사업에 앞장서

한화솔루션은 그 누구보다 ‘그린 전환’에 앞장서는 기업이다. 대표적으로 태양광 사업을 전개하는 한화큐셀뿐만 아니라 케미칼과 첨단 소재 분야에서도 친환경 기조를 이어 가고 있다.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케미칼 부문은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PTC) 기술을 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함께 개발 중이다. 폐플라스틱에서 나프타를 분해해 플라스틱의 기초 원료로 다시 쓰는 순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식물체 유래와 석유 기반체를 중심으로 한 각각의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기존 대비 경제성을 개선한 생분해성 폴리에틸렌 복합 소재 기술도 연구 중이다. 복합 소재가 상용화되면 현재 쓰이는 일회용 봉투와 식품 용기, 농업용 필름, 어구·어망 용도 등의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해 쓰레기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수소의 생산·저장·운송을 위한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소금물 정제부터 전기 분해, 원료 분류, 수소 가공, 수소 충전소 운반까지 수소 밸류 체인의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케미칼 부문은 2030년 연간 37만 톤, 총 3조2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차량 연료용 수소 시장에 진출, 수소 충전망을 구축 중인 현대글로비스에 차량 연료용 수소를 공급하고 있다. 또 지난해 강원도에 ‘그린 수소 실증 단지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최대 290만 톤의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설비를 구축, 향후 15년간 인근 수소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첨단 소재 부문 또한 수소 경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첨단 소재 부문은 자동차 부품이나 항공기용 소재 등 경량 복합 소재와 태양광 모듈에 들어가는 백시트,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트 소재, 자동차 전장용 전자 소재 등을 생산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대가 큰 사업은 탄소 섬유 복합 소재 기반의 초경량 수소 저장 탱크 제조 사업이다. 첨단 소재 부문은 미국 고압 탱크 업체인 시마론의 지분 100%를 인수해 수소 자동차용 탱크 외에 수소 운송 튜브 트레일러용 탱크, 충전소용 초고압 탱크, 항공 우주용 탱크 기술을 확보했다. 탄소 복합 소재 기반 용기를 수소 경제의 전 분야에 걸쳐 활용할 계획이다.
[인터뷰] 양상철 한화솔루션 ESG 상무
“2050년까지 넷 제로…사용 전력에서 재생에너지 비율 높일 것”
저탄소 고효율 모듈로 태양광 산업 이끈다
-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의 경쟁력은 뭔가.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 부문인 한화큐셀은 기술 경쟁력과 철저한 품질 관리, 친환경 사업 전략 등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 검증 기관인 ‘티유브이 라인란드’의 신규 태양광 모듈 품질 검사에서 업계 최초로 인증을 획득했다. 또 한화큐셀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저탄소 모듈 공급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 태양광 모듈 탄소 발자국 제도 인증을 한국 기업 중 최초로 획득했고 올해도 탄소 발자국 제도(CFP) 인증 제품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2020년부터 시행해 온 탄소 인증제에서도 최초로 1등급 인증을 획득했다. 기후 위기 대응이 중요해지고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 참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 기업의 노력이 강화되며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한화솔루션만의 ESG 경영에는 어떤 특징이 있나.

“태양광 사업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대표적 친환경 사업으로, 글로벌 사업 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태양광 사업과 연계해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집단 고사 중인 구상나무 등 침엽수의 실태 조사·복원을 위한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북한산 생태탐방원과 지리산 노고단대피소에 최대 97k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를 추진 중이다. 케미칼 사업에서는 고객사와 함께 폐플라스틱의 나프타를 플라스틱 기초 원료로 자원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바이오매스 기반 및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로 순환 경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원료로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성과는 어떠한가.

“한화솔루션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0)’를 달성할 예정이다. 기존 배출량 246만 톤(2020년 기준)과 신규 사업으로 추가 발생할 112만 톤을 포함한 연간 총 358만 톤의 온실가스를 2050년까지 전량 감축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온실가스 배출 비율이 가장 높은 전력 부문의 탄소 감축을 위해 2022년 녹색 프리미엄 제도에 참여해 케미칼 부문 46GWh, 큐셀 부문 22.4GWh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향후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구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와의 직접 구입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비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케미칼 부문은 자체 생산하는 수소를 이용해 2023년부터 점진적으로 생산 공정에서 사용 중인 화석 연료를 대체할 계획이다. 또 자체 스팀 생산 설비 투자로 수소 기반 무탄소 스팀 조달을 준비 중이다. 사업장 배출 이산화탄소는 포집 후 제품화해 수익 창출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조직 측면에서는 ESG 경영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있나.

“한화솔루션은 ESG 경영을 미래 지향적 신성장 동력과 가치 창출의 새로운 기회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3월 ESG위원회를 신설했고 독립적 운영을 위해 사외이사 4인을 위원으로 구성했다. ESG위원회와 함께 신설한 ESG 사무국은 실무 조직으로 위원회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태양광·수소 관련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계속 진행하고 협력 업체와 상생 협력, 생물 다양성과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 공헌, 정도 경영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책임과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1383호와 국내 유일 ESG 전문 매거진 ‘한경ESG’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더 많은 ESG 정보는 ‘한경ESG’를 참고하세요)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