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생산하는 임플란트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만드는 임플란트를 더 신뢰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가장 큰 임플란트 회사는 매출이 8200억원이나 된다. 임플란트 전문 기업 중 상장한 곳이 네 곳이나 된다. 치과 관련 회사는 더 있다. 앞으로 치과 산업은 점점 더 발전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임플란트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임플란트는 어떤 재료로 만들까. 흔히 알고 있듯이 치과용 임플란트의 원재료는 티타늄이다. 하지만 순수한 티타늄은 강도가 약해 산소와 철 성분을 가미해 상업용 순수 티타늄(commercial pure titanium)을 만든다. 상업용 순수 티타늄은 미국이나 독일 표준(ASTM, DIN)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눈다. 통상적으로 등급이 높아짐에 따라 산소와 철의 함량이 높아지고 강도는 더 세진다. 치과용 임플란트에 사용되는 재료는 보통 4등급의 티타늄이 많이 사용한다. 최근에는 좀 더 강화된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준비된 재료를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 기계에서 환봉 모양의 임플란트 형태로 만든다. 여기에는 주위에 기름들이 많이 묻어 있는데 이를 깨끗하게 세척한다. 세척된 임플란트 재료는 나사처럼 보이는데 초기에는 이렇게 만든 임플란트를 소독해 그대로 잇몸 뼈에 심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플란트와 잇몸 뼈의 유착률을 더 높이기 위해 임플란트 표면을 샌드 블라스팅과 산화 에칭의 과정을 거쳐 표면적이 넓어지도록 거칠게 가공하고 있다.
임플란트의 표면 처리는 각 회사마다 약간씩 다르다. 보통 산화알루미늄(Al₂O₃, 알루미나) 또는 산화티타늄(TIO₂) 입자를 임플란트 표면에 강하게 때려 임플란트 표면을 거칠게 한다. 이 표면을 RBM(Resorbablr Blasting Media) 표면이라고 한다. 1995년 이후 임플란트 초창기에 많이 사용했다. 최근에는 이 RBM 표면에 산부식 처리해 한 번 더 표면을 거칠게 한 SLA(Sandblasted Large-grit Acid-etching) 임플란트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SLA 기술은 한 번 더 발전해 잇몸 뼈와 더 잘 붙을 수 있는 물질들을 초박막으로 코팅하는 기술까지 나왔다.
이렇게 만든 임플란트는 세척하고 검수해 박스에 포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임플란트를 무균으로 만드는 소독을 한다. 치과용 임플란트는 박스 포장까지 완료된 후 전체를 감마 방사선으로 소독해 무균으로 만든다. 이후 각각 시술할 치과에 전달된다.
임플란트는 유효 기간이 5년 정도 된다. 임플란트는 오래 보관하면 표면에 점점 탄소 성분이 늘어나게 돼 잇몸 뼈와 임플란트와 붙는 면적이 줄어 임플란트의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임플란트 표면에 탄소 성분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UV(Ultra-Violet Light) 임플란트다. 임플란트 표면에 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UV를 조사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UV 대신 플라스마라는 방법을 이용해 임플란트와 잇몸 뼈와의 결합률을 높이는 방법까지도 연구가 되고 있다.
현재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플란트 생산을 위해 등록된 회사만 100여 군데가 넘는다. 또 몇몇의 대기업에서도 치과 산업의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나의 치과용 임플란트를 만들기는 힘들지만 대량 생산한다면 부가 가치는 충분히 높아 보인다. 시술 받는 임플란트의 종류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건강한 구강 건강을 지키는 길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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