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조직의 경청 체계 강화…둘째, ‘기대 관리’ 관점의 전략 수립

[강함수의 레드 티밍]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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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회사 웨버샌드윅은 한국을 포함해 22개 국가 2227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2020년 기업 명성의 현황’ 인식을 조사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경영진은 회사 시장 가치의 63%가 명성에서 기인한다고 응답했다.

회사의 시장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강력한 명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하고 오늘날 모든 비즈니스 리더에게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형적 가치인 명성을 관리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단순하게는 명성을 구성하는 요인을 관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구성 요인은 제품과 서비스의 질, 기업의 마케팅 방식, 고객을 대하는 태도,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조직 내부의 일하는 방식, 조직 문화, 최고경영자(CEO)의 자질과 리더십, 기업 목적, 윤리와 가치, 직장 내의 다양성과 포용, 업계 리더십, 거버넌스 등을 말한다.

그렇다면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좋고 마케팅을 잘해 재무적 성과가 탁월한 기업은 언제나 좋은 명성을 얻고 있을까. 구성 요소 전체를 업계에서 최고의 수준으로 올려야만 최상의 명성을 지니게 될까. 명성은 이해가 되는데 ‘명성 관리’의 결과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구성 요인을 관리하는 기업의 행위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명성은 내가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남이 나를 보는 것의 총체다. 남이 내게 해주는 좋은 이야기이고 나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규범과 기준에 균열이 생겼다. 새로운 기준점이 설정된 게 아니라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시대다. 명성의 기회와 위협은 내부와 외부 모든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명성 조사 회사인 레퓨테이션인스티튜트는 기업이 “윤리·리더십·가치 등 회사의 모든 측면을 조사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한다. 리더는 제품과 서비스의 질, 재무 성과, 이윤의 요인에만 집중할 수 없다. 기업의 성장과 명성 환경을 안테나를 들어 올려 360도 스캔해야 한다.

비즈니스 리더는 ‘360도 명성 관리’를 위해 두 가지를 집중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조직 내부에 기능적으로 분산돼 있는 이해관계인 관련 정보와 자료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자. 이것은 조직의 경청 체계를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대상 규정, 방법론, 기술과 기능, 반영과 대응, 피드백 등과 같은 일련의 프로세스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고객, 공급 업체, 협력사, 정부와 감독 기관, 직원 등이 기업을 바라보는 인식 수준을 파악하고 기업이 주창하는 것과 실제로 이해관계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 간의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

둘째는 ‘기대 관리’라는 관점에서 명성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기업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인식을 좀 넓게 보면 사회적 맥락과 연결된다. 기업의 그릇된 행위를 발견했을 때 그들은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그 사실을 알리고 비난하고 화를 낸다.

기업에 대해 기대하던 수준이 무너졌을 때 오히려 더욱 격분하고 비판을 가하게 된다. 반면 기대했던 것 이상의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사람들은 분명 그것을 인정하고 공유하며 강한 충성도를 보인다.

이해관계인들이 이전에 그렇게 믿고 있던 것보다 나쁘다고 생각되거나 좋다고 생각되는 경우에 명성이 변한다. 따라서 이해관계인의 인식을 측정할 때 ‘기대치’를 함께 살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명성 관리의 전략적 판단 기준이 설정된다.

기대 관리라는 관점에서 명성 관리 계획은 잠재적인 이슈를 구체화하고 사전 방지 계획과 대응 기준을 마련하는 이슈 관리와 연결돼 있다. 명성 체계는 기업 조직을 구성하는 기능을 조직적 관점에서 벗어나 인식적 관점에서 검토하는 기회를 제공하다.


강함수 에스코토스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