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학, 맞춤형 인력 '계약학과' 대학의 직업훈련학교화?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제조업이 심각하다. 산업통상자원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0년까지 국내 반도체 업계에 필요한 인력은 약 1만 5천명. 하지만 해마다 인력이 부족해 향후 10년간 약 3만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계약학과가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계약학과란 기업이 대학과 계약을 맺고 특정 분야의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학과를 뜻한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는 직장인, 구직자 등 자사 회원 1108명을 대상으로 계약학과 설립 확대와 첨단산업 학과의 정원 증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최근, 대학교 내 계약학과 설립 확대 분위기가 일고 있는데 이것이 국내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물었다.
△매우 긍정적(35.7%) △약간 긍정적(53.3%) △약간 부정적(9.4%) △매우 부정적(1.6%)으로 10명 중 9명 정도는 계약학과 설립 확대가 맞춤형 인재 양성과 국내 첨단산업 발전에 도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긍정적으로 생각한 응답 중 △실무 맞춤형 인재 양성 가능(66.1%)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국내 취업률 제고에 긍정적 효과 예상(39.0%) △대학 교육의 변화 필요(37.0%) 등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대학의 직업훈련학교화(50.8%) △인기학과 위주로 몰릴 가능성(34.1%) △계약학과 유무, 개수에 따른 대학 신입생 충원율 양극화(30.2%) 등을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정부 주도로 대학교 내 계약학과 신설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학교당 설립 학과에 대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로 전체 응답 중 27.1%를 차지했다. 과반은 학교당 1~3개가 적당할 것으로 봤다.

더불어, 첨단산업 인력을 더 양성하기 위해 서울 및 수도권 대학 내에 관련 학과 입학 정원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있다.

△매우 동의(25.3%) △약간 동의(47.6%) △약간 반대(19.2%) △매우 반대(7.9%)로 70% 이상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동의한 이유에는 ‘산업 동향에 따라 학과 입학 정원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64.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반대하는 뜻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교 격차가 더 심화될 것’(63.2%)이라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2022년 6월 3일부터 7일까지 닷새간 진행했으며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2.79%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