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와 재고 부족의 동시 수혜…부품 업체보다 완성차 눈여겨봐야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자동차는 대표적인 경기 소비재다. 그래서 경기 침체 국면에서 수요 부진·실적 악화가 공식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자동차 산업의 수요 훼손 우려는 매우 제한적이다. 오히려 특별한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지난 1년 반 동안 누적된 대기 수요와 적은 재고에 따른 공급자 우위 영업 환경이 그것이다.2020~2021년 코로나19 사태 동안 가전 수요 호황이 이어지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업계의 제한된 공급 역량은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의 차량용 반도체를 후순위로 밀어냈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판매가 어려워졌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약 3000만 대에 달하는 대기 수요가 형성됐다.
자연스럽게 구매 가능 재고가 극단적으로 축소됐다. 이는 공급자 우위 시장을 형성해 대당 인센티브 지급액(할인액) 역시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공급자 우위 시장 환경 속에 업종 전반의 인센티브 축소와 권장소비자가격 상향으로 주요 완성차 업체는 가파른 평균 판매 가격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그런데 지난 18개월 동안 공급 차질을 겪었던 반도체 공급 여건이 올해 4월을 기점으로 완화되기 시작했다. 소비 둔화에 따른 가전 수요 감소로 파운드리업계의 물량 전환 배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수요 초과 국면에서 시작됐던 반도체업계의 증설 물량 또한 올해 2분기부터 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공급은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따른 완성차의 생산량 증가는 축적된 대기 수요의 소화로 이어지며 판매량 확대로 연결된다. 완성차 기업의 최적 재고 기간은 약 70~80일이다. 약 3000만 대 규모의 글로벌 대기 수요를 고려할 때 최적 재고 기간을 맞추는 시기는 2022년 말쯤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시점에서도 경기 수요 둔화가 지속된다면 재고는 최적 수준을 넘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고 이는 가격의 하락과 질적 이익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의 업황을 고려하면 대외 영업 환경 악화에 따른 원가 상승을 판가 인상으로 전가할 수 있는 완성차 업체를 부품 업체보다 선호한다. 완성차 중에서는 기아의 주가수익률(PER)이 현대차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현대차 대비 더 높은 수출 판매 비율을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더 높은 환율·이익 민감도를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현대차·기아의 실적은 원화 강세기에 선전했고 원화 약세기에 부진했다. 환율 약세 수혜가 가능한 수출 업종이라는 일반적 판단과 달리 경기 수요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은 전 세계 경기 부진으로 인한 원화 약세 속에 재고 부족에 근거한 판매 성장이 발현되는 특수 구간이다. 이에 따라 원화 약세와 재고 부족의 동시 수혜가 가능한 기아를 업종 최선호주로 선정한다.
2021 하반기 자동차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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