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손 회장은 2015년 스마트금융부장 재임 시 NH핀테크혁신센터 설립, 한국 최초 오픈 API 도입에 크게 기여했다. 농협 내 최고 디지털 전문가로 손꼽힌다. 2019년부터 NH농협금융지주에서 사업전략부문장과 경영기획부문장, NH농협은행 은행장을 역임하면서 농협금융의 호실적을 이끌어 냈다.
임기 첫해인 2021년 ‘순이익 2조원’을 달성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2021년 연결 기준으로 순이익 2조2919억원을 냈다. 2020년보다 32% 증가한 것이다. NH농협금융지주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자 이익과 비이자 이익의 균형 성장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지주회사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데 주효했다. 핵심 자회사인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외에 NH농협생명·NH농협손해보험·NH농협캐피탈 등의 계열사들이 고른 실적 성장세가 돋보였다.
손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의 사업 영역별 특성에 맞춰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전체 순이익에서 NH농협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65.4%로 여전히 편중돼 있는 수익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NH농협생명과 NH손해보험 등 보험 계열사는 수익성이 좋은 보장성 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NH농협리츠운용·NH벤처투자는 투자 상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손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 출범 10주년을 맞아 새 비전과 함께 핵심 전략 과제를 발표했다. 지난 3월 출범 10주년 기념식에서 그는 “새로운 농협금융의 10년은 물론 함께하는 100년 농협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금융의 모든 순간, 함께하는 100년 농협’을 농협금융의 새 비전으로 정했다. 범농협 계열사의 시너지와 디지털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객의 모든 순간에 행복한 경험을 선사하고 생활 금융 생태계를 구현해 생존력을 갖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손 회장은 새 비전 달성을 위해 다섯 가지 핵심 전략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생활 금융 플랫폼을 주력 채널로 육성하고 계열사별로 흩어진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융합하고 자동차·쇼핑·헬스케어 등 고객 맞춤형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고도화한다. 둘째, 차별화된 글로벌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농협이 지닌 농업 개발과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동남아 지역을 개척하고 선진국에서는 글로벌 자본 시장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는다. 셋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앞장서 이끌기 위해 친환경 기업·에너지·인프라에 관한 투자와 상품 개발로 녹색 금융을 확대한다. 넷째, 친환경 농업에 관한 투자를 확대하고 농산업·농식품 분야 혁신 기업을 발굴, 육성해 농업금융 전문 기관으로 입지를 공고히 한다. 마지막으로 고객과 일생을 함께하는 동반자 금융으로 거듭나기 위해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상품과 세대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강조하고 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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