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살리는 신경 치료의 모든 것 [건강]
치아나 구강 질환 중 많이 생기는 질병은 치수염이다. 흔히 말하는 ‘신경 치료’를 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치수염이다. 치수염은 쉽게 말하면 치아 안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딱딱한 음식에 의해 치아에 균열이 생기거나 치아가 닳아 신경과 치아 사이가 얇아지거나 또는 먹고 마시는 음식의 온도가 아주 높거나 낮으면 신경에 변성이 일어난다. 신경 변성이 오면 처음 증상은 치아가 시리다. 처음에는 조금 시리다가 염증이 진행되면 시린 증상의 시간과 강도가 증가한다.

흔히 치아의 안쪽에 있는 빈 공간을 신경이라고 부른다. 정확하게는 신경과 혈관 그리고 림프 조직과 섬유 조직들이 있는 있는 조직이다. 이 부분에 염증이 생기면 염증으로 인한 압력으로 인해 통증이 생긴다. 치수염으로 인해 통증이 생기면 많은 환자들이 치아를 빼 달라고 호소할 정도로 고통스럽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신경 치료다. 신경 치료를 흔히 신경을 죽이는 치료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신경 치료를 하지 않으면 너무 시리고 아파 치아를 빼야 하는 일이 더 많아졌을 것이다. 표현 자체가 신경을 죽이는 치료라고 하다 보니 자칫 치아를 죽이는 것으로 오해해 신경 치료만은 피해 달라는 환자도 있다. 하지만 사실 신경 치료는 치아를 살리는 방법이다. 신경 치료는 치아 내부의 작은 공간과 뿌리 부위의 작은 관에 있는 염증과 세균을 제거하고 인공 물질을 채워 넣는 치료다. 치아 내부의 염증과 세균을 제거하기 때문에 치료 후 치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신경 치료 과정은 통상적으로 마취 후 치아 상층부의 치질과 치아 내부의 비정상적인 염증 조직을 제거하고 기구와 소독액으로 염증과 세균을 제거한다. 이후 빈 공간에 생체 친화적 물질로 채워 넣는다. 표현은 매우 간단하지만 치아 뿌리에 있는 작은 관의 폭이 매우 좁아 약 0.1~0.2mm의 기구로 치료해야 할 때도 많아 매우 정밀한 작업이다.

신경 치료를 하면서 통증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보통 통증이 약해 진통제만으로도 좋아지지만 심하면 2~3일까지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치료 중일 때는 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질 수 있어 음식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때로는 이 기간 동안 임시 치아를 씌워 주기도 하고 치료 후 꼭 크라운이라는 보철물로 감싸 줘야 치아를 보존할 수 있다.

경 치료가 항상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치아 뿌리 끝으로 갈수록 치아 내부의 관이 그물망처럼 퍼져 있거나 치아 내부의 염증과 세균을 제거해도 다시 증식되면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또 치아 자체의 기형으로 치아관이 일반적인 둥근 형태가 아니라 넓은 반달형이면 세균을 제거하고 공간을 채워 넣기가 어려워 치료가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 뿌리 끝에 염증이 없으면 약 95% 전후, 뿌리 끝에 염증이 있으면 약 85% 전후, 재 신경 치료는 60% 전후의 성공률을 보인다. 그리고 신경 치료를 마무리하고 난 후 평균 사용 기간은 11년 정도로 알려져 있고 치아를 씌우는 크라운을 시행하면 이보다 더 사용해 20년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하지만 신경 치료를 끝까지 마무리하지 않고 소독까지만 진행했다면 수명은 약 6~7년 정도로 짧아질 수 있다.

신경 치료는 치아를 죽이는 치료가 아니라 통증에 있는 치아를 살리는 치과 치료라는 것을 알고 증상에 따라 잘 대처한다면 건강한 치아를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