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와 오랜 기간 협력, 차세대 폭격기 ‘B-21’ 핵심 개발사…중·장기 성장 매력
[돈 되는 해외 주식] 노스롭그루먼은 1939년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노스롭 에어크래프트 주식회사’에서 출발한 미국의 대표적인 방산 기업이다.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 왔고 1994년 ‘그루먼 기업’을 인수한 뒤 현재의 노스롭그루먼이 됐다.미 공군의 스텔스 전략 폭격기인 B-2의 개발사로 유명하고 전투기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전투기 센서와 레이더 제조에서도 경쟁사 대비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또 과거 냉전 시절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오랜 기간 우주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협력해 온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 우주 개발 기업이기도 하다. 다수의 항공모함과 구축함을 건조하는 등 함선 제조 경험도 풍부하다. 사업별 매출 비율은 전투기 시스템과 우주 개발 사업이 각각 32%, 3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노스롭그루먼을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 수년간 빠르게 성장해 왔고 향후에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우주 개발 사업 때문이다. 노스롭그루먼은 세계 최대이자 가장 복잡하고 고성능의 우주 망원경인 NASA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또 NASA와 상업용 궤도 운송 서비스(COTS : Commercial Orbital Transportation Services)에 계약하고 시그너스 우주선을 제조해 주기적으로 국제 우주 정거장에 화물을 운반하고 있다. 외계 행성을 탐사한 최초의 인공위성인 테스(TESS)를 제조하기도 했다.
노스롭그루먼의 우주 개발 사업부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우주선 제조, 정밀 센서 제조, 우주 장비 디자인, 지상 시설 개발, 우주 플랫폼과 발사체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강대국들의 우주 개발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면서 매출 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분야다. 2021년 말 기준 수주 잔액은 371억 달러(약 49조원)로 전체 수주 잔액의 절반을 차지해 향후 성장 전망이 가장 밝다.
노스롭그루먼은 약 230억 달러(약 30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차세대 폭격기 B-21 개발 프로젝트의 핵심 개발사다. B-21 개발 프로젝트에는 2006년부터 2022년까지 약 173억 달러(약 23조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2023년부터 향후 5년간 59억 달러(약 8조원) 추가 투입이 예정돼 있다.
현재 공군이 제시한 대당 구매 가격은 5억5000만 달러(약 7202억원)이고 최소 100기 이상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공군의 예상 인수 완료 시점인 2030년 후반까지 전투기 사업부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B-2 이후 항공기 제조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던 노스롭그루먼에 전략 폭격기 세대교체 사이클 도래는 강력한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실적은 공급망 차질과 노동력 부족 등의 이슈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국의 봉쇄 완화와 미국의 고용 지표 개선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앞서 언급한 부정적인 요인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2022년 실적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매출액이 전년보다 3% 늘어난 365억 달러(약 48조원), 조정주당순이익(EPS)은 전년보다 3% 줄어든 24.83달러(약 3만원)다.
올해 초 지정학적 갈등이 증가하면서 방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노스롭그루먼 주가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대비 연초 이후 크게 올랐다. 단기적으로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점진적인 영업 환경 개선,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 등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방어주로서의 가치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우주 개발 분야에서의 높은 기술력과 차세대 폭격기 출시에 따른 기대감은 중·장기 성장성 측면에서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김재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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