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경영 구루가 말하는 뉴 노멀 시대,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

[서평]
하드한 것은 약하고 소프트한 것은 강하다
톰 피터스 탁월한 기업의 조건 | 톰 피터스 지음 | 김미정 역 | 1만9000원

‘20세기 3대 경영서’ 중 하나로 선정된 ‘초우량 기업의 조건’의 저자이자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경영 구루 중의 구루’라고 칭한 톰 피터스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업, 경영 리더들과 협력하며 40여 년 동안 일궈 온 데이터 중심 연구의 결실로 핵심 경영 전략이 담긴 책 ‘톰 피터스 탁월한 기업의 조건’을 출간했다. 포스트 코로나와 뉴 노멀 시대를 맞아 조직의 효율성과 기능 장애에 대한 그의 통찰력은 그 어느 때보다 적절하다.

톰 피터스는 40여 년 이상 현장의 엄격한 관찰을 기반으로 탁월함, 즉 엑설런스(excellence)에 대해 연구해 왔다. 엑설런스를 갖춘 리더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그는 지금까지 경제와 경영을 주도하던 성과주의, 숫자에 목숨을 거는 행위 등의 한계를 지적한다. 기존의 가치관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톰 피터스는 경영은 ‘하드한 것(수치·계획·조직도)’이 아닌 ‘소프트한 것(사람·관계·문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은 사람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고 리더의 자리에 더 많은 여성을 선택하고 커뮤니티에 협조하며 영감을 주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세상을 조금 더 낫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며 기업에는 성장과 수익성을, 개인에게는 명예로운 봉사의 삶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나고 있는 재택근무와 줌을 통한 현장 경영 환경 속에서 리더의 배려심과 긍정적 피드백 등 톰 피터스가 강조하는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뉴 노멀의 시대를 맞아 재계를 비롯한 여러 조직과 리더들을 살펴보면 어떤 리더들은 연민과 배려하는 마음으로 잘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어떤 리더들은 전통적인 효율과 산출 극대화의 도그마를 고수하며 때로는 냉담하고 심지어 비난 받을 만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저자는 위기일수록 리더가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변함없이 직원을 배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조한다. 실제로 수치가 이를 입증한다. 중·장기 투자, 특히 직원과 혁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기업의 2001~2015년의 기록을 보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회사 매출이 평균 47% 높았다. 순이익은 36%, 경제적 이윤은 81%, 평균 시가 총액 58%, 평균 일자리 창출은 무려 132% 더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톰 피터스는 이 책에서 탁월한 리더십은 오로지 다른 사람들의 성장을 돕는 데 집중할 때만 달성할 수 있다고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그는 리더의 임무는 더 많은 추종자를 얻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리더를 키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람을 가장 먼저 생각하며 열정적으로 깊이 배려하고 직원들의 총체적 발전과 성공을 지원하며 우리 삶에 즐거움을 주는 고무적인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작고 지속적이며 점진적인 개선이 모여 혁신의 순간이 온다는 것을 알고 세세한 것에 아낌없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감성 지능의 힘과 소프트 스킬이 개발하기 힘들고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는 것을 인식함에 바탕을 둔다. 또한 노인과 여성의 중요성, 기후 변화의 영향, 교육비 부담 감소와 교육 기회의 확대 같은 큰 쟁점들의 긴급성도 확실히 인지하도록 일깨워준다.

톰 피터스는 탁월한 기업으로 갈 수 있는 방법으로 15개의 주제에 따른 75개의 아이디어와 함께 각 실천 사항을 제시해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40여 년에 걸친 저자의 연구 결과를 다양한 인용구를 사용해 독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한다. 적당한 유머와 핵심의 강조를 통해 글의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유지한다. 하지만 그의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기업 고위 경영진과 중간 관리자는 물론 비즈니스로 성공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대학생이나 고객과 지역 사회에 깊은 관심을 가진 기업인들이라면 모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노민정 한경BP 출판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