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때부터 ‘사장의 마인드’로 일해…절대 품질과 절대 가격 글로벌 성장의 원동력”
‘유쾌한 신사.’박한길 애터미 회장을 만나자 바로 떠오른 생각이다. 인터뷰가 있던 날 오전 박 회장은 전 세계에 있는 애터미 지사의 장들과 긴 시간 화상 회의를 했다. 오후 인터뷰 때는 지칠 법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기운차게 이야기를 진행해 갔다. 인터뷰 막바지엔 그가 그리고 있는 미래가 점점 또렷하게 그려졌다.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것.’
돈·명예·권력 등 모든 사업가들이 사업을 하는 목표는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박 회장은 이런 목표들을 넘어 좀 더 큰 꿈을 꾸고 있었다. 그리고 그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이 아직도 설레는 것처럼 느껴졌다. 충남 공주 애터미파크에서 박 회장을 만났다.
-기업 ‘애터미’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입니까.
“고객의 성공입니다. 애터미의 고객은 회원과 소비자, 임직원과 합력사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즉 애터미의 내부와 외부 그리고 전후방에 연결돼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애터미의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
-‘합력사’라는 단어가 생소합니다.
“애터미에서 쓰는 단어입니다. 우리와 거래하는 기업들은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라 ‘힘을 합친다’라는 뜻에서 만든 것이죠.”
-디른 이해관계인들은 어떻게 성공할까요.
“소비자는 더 좋은 물건을 더 싸게 사 이익을 얻죠. 회원은 애터미 제품을 주위에 소개하고 수당을 받아 이익을 얻습니다. 임직원들은 애터미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어 이익을 얻고 합력사는 적정 마진과 안정된 판로를 확보해 이익을 얻게 됩니다. 더 나아가 지역 사회와 어려운 이웃들도 애터미의 나눔을 통해 삶이 개선될 수 있으므로 이익이 됩니다. 이처럼 애터미라는 존재 자체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 그것이 애터미가 말하는 고객의 성공이자 애터미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나눔을 이어 가는 것도 그럼 궁극적 목표와 맞닿아 있네요.
“그렇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매출 2조원을 달성하면서 애터미는 이제 어느 정도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임직원·회원·합력사들은 이제 애터미라는 울타리 안에서 ‘생존’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러니 이제 지역 사회와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 개선할 차례죠. 어린이들을 위한 나눔을 이어 가는 것은 그들이 인류의 미래를 이끌 ‘너무도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애터미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판매할 제품을 개발하거나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생필품인가’를 고려합니다. 그다음은 우리가 추구하는 ‘절대 품질, 절대 가격’입니다. ‘품질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절대 품질인가, 가격은 그 누구도 이 가격 이하로는 판매할 수 없는 절대 가격인가’ 등이죠.”
-애터미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의 원리는 유통업의 본질과 일맥상통합니다. 그래서 원칙대로만 하면 어떤 유통업과도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은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제품을 직접 써 보고 나서 그 좋았던 경험을 지인·친구·친척들과 공유함으로써 마케팅 비용을 보상 받을 수 있는 유통입니다. 생산자·소비자·판매원 그리고 그 누구도 손해 보지 않고 이익이 되는 진짜 네트워크 마케팅을 해봐야겠다는 것이 애터미를 창업하게 된 계기입니다.”
-‘애터미’라는 사명이 좀 독특합니다.
“원자를 뜻하는 ‘아톰(atom)’과 아름다움을 뜻하는 ‘미(美)’를 합쳐 애터미라고 하게 됐습니다. 아톰과 아름다움을 연결 짓게 된 이유는 애터미의 주력 상품인 헤모힘과 화장품이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성분을 주원료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美)를 붙인 이유는 제품이 화장품과 건강식품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진선미(眞善美) 중 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입니다. 우주의 조화와 생명력, 빛 그리고 자정 능력, 영생의 소망 등 이런 단어들이 미에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터미의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이 타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요소는 무엇입니까.
“애터미는 항상 소비자의 이익이 애터미의 이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좋은 제품을 싸게 파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마케팅이라는 것이죠. 이것이 애터미가 가진 차별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창업 전 기업의 직원이었을 때는 어떤 직원이셨습니까.
“바람직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골치 아픈 직원이었을 겁니다. 말단 시절에도 경영진의 마인드로 일했거든요. 생각지도 않던 큰 거래처를 따오는가 하면 개발 계획도 없던 새로운 제품의 오더를 받고 직접 생산 라인을 갖추기도 했으니까요. 또 한 번 일을 시작하면 마무리 지을 때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이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워커홀릭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상사가 반강제로 골프를 배우게 한 적도 있어요. 좀 쉬면서 일하라는 의미였죠.”
-한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을 공략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특별한 계기라기보다는 처음부터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액을 올리는 기업이 되고 싶었어요. 좋은 제품 싸게 판다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경쟁할 수 있으니까요. 늘 쓰는 제품을 더 좋은 품질에 더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면 어떤 소비자도 거부하지 않을 겁니다. 애터미는 애터미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있다면 지구상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갈 것입니다. 제 학부 전공이 무역학이기도 합니다. 경영학 박사 학위는 국제마케팅 전공이고요(웃음).”
-경영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였습니까. 그리고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인생 자체가 모두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고행이죠. 심지어는 일이 없어 놀아도 힘듭니다. 그래서 편안을 포기하고 살아갑니다. 굳이 말하자면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애터미를 처음 시작할 때였습니다. 아이엠코리아닷컴이라는 인터넷 쇼핑몰의 실패로 인한 후유증으로 건강도, 재산도, 사람도 다 잃었었습니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나서 세상에 대해 모든 것을 내려놓았고 하나님만 옆에 있었습니다. 힘들어도 하나님이 옆에 있어 괜찮았어요. 돌이켜보면 어떻게 그 힘든 상황에서 애터미를 기획할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저도 신기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마음속에서 원망과 분노가 없었던 것이 오늘을 가능하게 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잘 버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잘 쓰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려고 합니다. 잘 쓰는 시스템이라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나눔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컴패션에 140억원을 기부하게 된 것도 컴패션이라는 단체가 기부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고 했습니다. 잘 쓰는 시스템은 이처럼 쓰여 없어짐으로써 더 많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다만 배고픔을 일시적으로 면하게 물고기를 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학교를 설립하고 후원하며 공동체를 이뤄 사회 안전망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잘 쓰는 시스템일 것입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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