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노스갤럭시타워 · 영국 삼성 유럽 본사 '기초 자산'으로…1월과 7월 반기 배당
KB자산운용의 첫 리츠인 ‘KB스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오는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후 시가 총액은 5071억원으로 연 환산 배당 수익률 7.76%를 제시했다. 금리 상승과 잇단 증자로 리츠의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신뢰성과 안정성 갖춘 KB금융그룹의 첫 리츠
KB스타리츠는 한국의 대표 금융그룹 KB금융그룹이 선보이는 첫째 영속형 상장 리츠다. 기초 자산으로 벨기에 브뤼셀의 ‘노스갤럭시타워’와 영국 런던 권역의 ‘삼성유럽HQ’ 2곳을 보유하고 있다. 이 리츠는 모자(母子) 구조의 리츠로 자(子)리츠인 ‘노스갤럭시타워’는 100% 지분 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유럽HQ’는 영국 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의 수익 증권을 89% 보유하고 있는 재간접 투자 방식의 리츠다. 기초 자산은 8월 말 기준 우량 임차인인 벨기에 재무부와 삼성전자가 장기 임차하고 있어 공실률 0%다.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얻을 수 있다는 게 KB자산운용 측의 설명이다. 연 환산 배당 수익률은 7.76%로 예상된다. 통상 리츠의 배당 수익률이 5%대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KB스타리츠는 상장 후에도 KB금융그룹 계열사 간의 지원을 통한 높은 시너지를 활용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리츠를 운영할 계획이다. 특정 분야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자산 유형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챙길 수 있는 ‘멀티 에셋’ 전략도 제시했다. 다양한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모 상장 리츠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KB스타리츠는 KB국민은행과 KB증권을 비롯해 한국의 대표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의 다수 계열사가 앵커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리츠의 딜소싱 단계부터 펀딩, 운영까지 계열사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업을 통해 리츠를 운영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오피스·물류·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투자처 발굴 후 KB스타리츠는 내부 스크리닝을 통해 적절한 투자처를 선별하고 본격적인 경쟁 입찰에 참여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투자할 자산이 정해지면 KB금융그룹사는 자산 편입에 필요한 모든 금융 노하우와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KB스타리츠는 투자자 마케팅과 투자 자산 편입을 진행한다.
이 리츠는 글로벌 프라임 오피스 자산을 보유해 안정성도 갖췄다. 기초 자산인 벨기에 ‘노스갤럭시타워’는 다양한 기업과 국제기구가 밀집한 브뤼셀 중심상업지구(CBD) 권역에서도 우수한 입지에 있다는 평가다. 2004년 준공 후부터 우량 임차인인 벨기에 재무부가 99.65% 임대하고 있다. 준공 당시 벨기에 재무부 맞춤형 데이터센터를 설계 완료했고 향후 임차인인 벨기에 재무부가 자기 자본 약 680억원을 투입해 추가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현재 잔여 임차 기간은 9.3년이다.
영국 ‘삼성유럽HQ’는 런던 권역에 있는 프라임 오피스 빌딩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서 신용 등급 ‘AA-’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가 2019년부터 임차하고 있고 20년간 100% 단독 임차할 예정이다. 삼성유럽HQ는 자산 매입 당시 임차인이 약 250억원을 투입해 수선을 끝냈다. 이 펀드의 만기일은 2024년 12월까지이고 잔여 임차 기간은 17.4년이다.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 ‘반기 배당’으로 차별화 노려
KB스타리츠는 차별화된 반기 배당도 내세웠다. 다른 리츠가 지정하지 않는 결산 월인 1, 7월 배당을 실시한다. 투자자가 다른 투자 자산과 혼합해 투자하면 투자 포트폴리오 내에서 최적의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고 월 배당 상품을 구성할 수 있다. 배당률은 연 환산 약 7.76%로 금리 인상기 적합한 투자처라는 게 KB자산운용의 설명이다.
이 리츠는 물가 상승 리스크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벨기에 ‘노스갤럭시타워’는 직전 연도 12월 벨기에 물가지수(Health Index)와 연동돼 임대료가 오를 수 있다. 영국의 ‘삼성유럽HQ’는 5년마다 연 소매 물가지수(retail price index) 누적 상승분을 반영해 임대료를 인상할 수 있고 최소 연 2.0%에서 최대 4.0% 누적 반영할 수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임대료가 오르면 이 리츠는 높은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노스갤럭시타워와 삼성유럽HQ는 각각 지난 4월과 2019년 12월 최적의 시기에 비교적 낮은 고정 금리에 장기 부채 조달을 완료했다. 노스갤럭시타워는 1.20%+EURIBO(0% 미만 시 연 0% 적용), 삼성유럽HQ는 연 2.31% 수준이다. 노스갤럭시타워는 현지 대출 총액의 75%에 대해 1.20%의 고정 금리 헤지를 완료해 금리 상승기에도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KB자산운용 측은 “지금의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장기간 대응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헤지 투자 자산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스타리츠는 금리 인상의 시기 리스크 관리와 중·장기 운용 방안을 마련해 투자자의 만족도를 높일 방침이다. 금리 인상에 대한 대책으로 물가 상승과 연동한 임대료 상승 효과와 일부 자산 선순위 대출의 고정 금리 헤지 등을 활용해 금리 인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리츠의 대표적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인 FTSE EPRA NAREIT Developed Asia 편입도 추진한다. 이 밖에 적극적인 기업 홍보(IR), 마케팅 활동과 투자자를 위한 투명한 정보 제공, 매년 보유 자산 감정 평가, 투자심의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KB스타리츠의 중·장기 운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같은 운용 방안은 최근 불안정한 증시에 대응하는 것으로, 상장 후에도 투자자와의 지속 소통을 통해 주가 관리와 투자자의 만족도를 제고할 방침이다.
KB스타리츠는 기초 자산의 안정성과 앵커 투자자인 KB금융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외 우량 자산을 계속 편입하고 실물 부동산 매입 외 재간접 투자도 병행해 수익 극대화를 추구할 계획이다. KB스타리츠는 다양한 자산 유형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하는 ‘멀티 에셋’ 전략으로 투자 섹터에 따른 별도의 상장 리츠를 만들지 않고 KB스타리츠에 다양한 자산을 한꺼번에 담는 ‘원 펌(ONE FIRM)’ 전략도 내세웠다. 임현규 KB자산운용 본부장은 “KB스타리츠는 대한민국 리딩 금융그룹 KB금융그룹의 오랜 노하우와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10년 내 자산 10조원 규모의 한국 최대 공모 상장 리츠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KB스타리츠는 9월 6~7일 수요 예측을 거쳐 15~16일 청약을 진행한 후 10월 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총 발행 주식 수는 3070만 주로 이번 공모를 통해 1535억원을 조달한다. 공모가는 5000원, 상장 후 시가 총액은 5071억원이다. 대표 주간사 회사는 KB증권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