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고 혹하면 안 돼…‘교정 치료’ 신중하게 해야[건강]
몇 해 전 한 치과에서 ‘4차원 치아 교정’을 선보였다. 치아를 발치하지 않고 안면 비대칭과 돌출입 교정이 가능하다고 광고하며 환자를 치료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2020년 12월 4차원 치아 교정이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 병원 의사에게 면허 정지를 처분했다. 그는 이 처분에 불복해 면허 정지 취소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치아를 발치해야 할 사례에서 치아를 발치하지 않고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은 환자에게 달콤한 이야기다. 하지만 4차원 치아 교정은 ‘머리뼈도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두개동설’이라는 이론에 따라 뻐드렁니나 돌출입이 있을 경우 치아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두개골을 움직여 치료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결국 혹하는 마음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은 효과를 보지 못했고 오히려 교합 등에 문제가 생겼다.

치아 교정은 턱뼈가 나오거나 틀어진 경우, 치아와 입술이 돌출된 경우, 치아가 배열될 부위에 턱뼈의 공간 부족해 치아가 틀어진 경우 등 다양한 경우에 치료를 하게 된다. 일반적인 치과 치료와 달리 교정 치료는 대부분 장시간에 걸쳐 치아의 이동과 얼굴의 변화를 살피며 치료해야 한다. 아동이라면 얼굴의 성장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치아의 모델, 방사선 사진, 안모의 사진과 성장판 사진 등 많은 자료를 모아 계획을 세우고 치아와 안면골 그리고 얼굴 신경과 근육의 조화 등을 고려해 치료해야 한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학문적으로 인정받지 않은 치료 방법을 사용한다면 치료의 결과 역시 의심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좋은 교정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좋은 병원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보호원에서는 이미 2018년 일부 교정 치료에 대해 소비자 피해 주의보를 발표했다. 이를 참고하면 첫째가 가격 할인이나 이벤트 광고에 현혹되는 것이다. 치아 교정은 환자마다 얼굴 모양과 근육의 힘 그리고 치아의 위치들이 달라 교정 방법도 다르고 진단도 다르며 치아의 이동 방법도 다르다. 단순히 가격 할인만으로 병원을 선택한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큰 폭으로 가격을 할인하는 병원들의 문제는 교정 장치 치료가 제때 진행되지 않거나 교정 주치의의 설명을 자세히 듣기 어려운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둘째는 교정만으로 원하는 효과를 얻기 어려워 수술을 동반해야 할 때가 있다. 또 치료의 적정성과 방법, 중간에 사용되는 장치 또는 부가적으로 사용되는 장치 그리고 교정 기간이나 효과 또는 중간에 치아의 이동이 적절하지 않을 때 대처 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하게 확인하고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셋째는 치료 시작 후 추가 발생되는 비용에 대한 고지 그리고 교정 치료 후 치아가 원위치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보정 장치와 유지 장치 등에 대한 관리와 설명 역시 필요하다
최근에는 교정 치료를 병원을 거치지 않고 치아의 모델을 스캔해 회사로 보내면 회사에서 교정 장치를 보내 주는 모델도 한국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중간에 치료 계획이 바뀌거나 치료 중단 시 원하지 않는 치아의 이동뿐만 아니라 치아나 잇몸에 대한 관리 등이 부실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교정 치료는 단순한 치아의 이동이 아니라 치아의 각도, 그에 따르는 얼굴 모양, 씹는 근육, 턱관절까지 다양하게 연쇄적으로 작용하는 치료다. 꼼꼼하게 진단하고 검증된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칫 치료 후 더욱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