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배달·구독 등 새 서비스 접목해 경쟁력 높여야

우버는 우버 트랜짓 사업을 통해 대중교통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우버 홈페이지 갈무리)
우버는 우버 트랜짓 사업을 통해 대중교통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우버 홈페이지 갈무리)
“판매가 아니라 고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돕는다(Not to sell, but rather to help customers solve problems).”
2001년 5월 19일 미국에서 첫째 애플스토어를 오픈했을 때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애플스토어 직원 수는 수백 명이다. 판매가 목적이라면 대규모 직원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고객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돕는다면 고객과 오랜 시간 경청하고 대화해야 하므로 많은 직원이 필요하다. 애플은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다.

사업의 가치는 상호 연결된 문제를 해결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으로 결정된다. 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회피하지 않고 해결할 때 사업의 가치가 높아진다. 더 많은 이에게 기여하고 재미를 주고 돕고 나서는 사업이 돼야 한다.

모빌리티 역시 이동 수단의 혁신만 고민하면 안 된다. ‘어떤 분야로 역량을 확장할 수 있는가’, ‘어떤 가치를 더 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소유에서 서비스 이용으로 모빌리티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차량 서비스와 차량 공유 등 개념이 확대되면서 판매 시장은 정체되지만 서비스 시장은 커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제조·판매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 어렵고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시하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다른 교통수단과 연계우버의 전략을 살펴보자. 2019년부터 우버는 우버 트랜짓 사업을 통해 대중교통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우버 트랜짓은 각 지역별 대중교통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통합 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하철·버스 외에도 스쿠터·자전거 등과 연동된다.

우버는 카테고리를 확장해 허츠·에비스 같은 렌터카 업체들과 파트너십도 구축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만큼 퍼스널 모빌리티인 세그웨이, 전동 킥보드, 전기 자전거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쏘카 사례도 살펴보자. 차량 공유를 주축으로 하는 쏘카 애플리케이션(앱)은 모든 이동 수단과 연결된 종합 앱으로 진화 중이다. 기차 예매, 자전거 예약, 사용, 결제 관리, 주차장 예약, 사용, 결제 관리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핀란드는 2016년부터 세계 최초로 교통 인프라 서비스·정보·결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앱 ‘윔’을 론칭했다. 핀란드 정부, 핀란드 통신 장비 제조업체인 에릭슨·지멘스·우버가 참여하고 있다.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최단 경로를 찾아 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진다. 교통수단 간의 결제 정보까지 통합했다는 의미다. 배달·운송 사업과 연계번개장터는 중고 물품 거래에 머무르지 않고 ‘포장택배’와 ’번개페이’ 서비스를 내놓았다. 포장택배는 소비자가 판매할 물건을 집 앞에 내놓으면 번개장터가 수거하는 서비스다. 돈을 지불하면 박스 포장과 택배 접수를 대신 해준다. 소비자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택배 배송시킬 수 있다. 돈을 주고받는 과정도 안전하다. 번개페이는 물건 값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내면 구매자가 물건을 받은 뒤 ‘최종 구매’를 눌러야 판매자에게 금액이 전달된다. 거래 당사자가 안심하고 물건을 배송하고 받을 수 있으니 플랫폼의 위치는 공고해진다.

우버는 배달 사업도 한다. 차량 공유 사업을 통해 운전자 정보와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이 소중한 데이터를 ‘배달’에 적용했다. 우버이츠는 이용자가 음식을 주문하면 우버 운전사가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이용자가 원하는 장소로 배달한다. 2020년 우버이츠 매출이 차량 호출 사업 매출을 넘어섰다. 주류 배달 스타트업 드리즐리를 인수하면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우버는 직접 기획·개발·연구·판매를 다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 분야의 전문가와 유망주를 인수하고 협업하는 형태로 기회를 잡는다. TTM(준비부터 출시까지 걸리는 기간) 면에도 유리하고 투자 자본 수익률(ROI) 관점에서도 이득이다.

요즘 플랫폼 기업 간 영역 경쟁에 불이 붙었다.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면서 기존에 하던 사업과 최대한 유사한 영역, 기존 노하우와 빅데이터를 재활용할 수 있는 영역부터 차근차근 접근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사 비즈니스 영역에서 확실한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라면 대기업은 영역 확대를 위해 이들을 공격적으로 매수해 TTM을 사수하기도 한다. B2B(Business to Business) 운송 서비스 연계우버 프라이트는 선적 업체와 운송 업체를 매칭하는 서비스다. 선적 업체는 우버 앱에서 화물을 예약하고 운송 업체는 가능한 기간·지역에 운송한다. 우버는 요금제 제안, 매칭, 결제, 유지·보수 관리를 해주며 돈을 번다. 화물 선적에 대한 정보, 운송 관련 제품, 기술력이 없어도 된다. 플랫폼 역할만 한다. 우버는 화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2021년 7월 화물 트럭 운영 업체인 트랜스플레이스를 인수했다.

우버는 이 밖에 다양한 회사와 협력해 B2B 솔루션을 제공한다. 모든 서비스는 우버가 차량 호출 사업을 통해 기존에 구축한 플랫을 기반으로 한다. 운전자 정보, 네트워크 정보, 교통 시스템 정보, 소비자들의 취향 정보, 성별·나이·지역·시간에 맞춘 이동 트렌드, 교통 정보 등은 새로운 서비스 사업에 도전할 든든한 지원군이다. 기존 사업이 다음 사업을 이어지는 선순환이다. 자동차 커넥티비티 구독 서비스테슬라는 실시간 교통 정보 위성 지도 보기, 비디오 스트리밍 인터넷 브라우저를 포함한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구독 서비스를 월 10달러에 제공한다. 테슬라는 이 서비스로 확보하는 데이터에 관심이 많다.

도요타는 수년 전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기업 회원을 대상으로 카풀 서비스도 선보였다. 회원 간 차량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서비스도 내놓았다. 도요타가 노리는 것은 이 과정에서 쌓이는 빅데이터다. 데이터가 있어야 소비자의 니즈, 소비자의 고충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애프터 마켓 서비스모빌리티 관련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 앱을 지향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카닥’은 현재 자동차 관리에 주력하는 앱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동차 정비·보험·외장 등 자동차 애프터 마켓 전체를 총괄하는 슈퍼 앱이 되려고 한다. 자동차라는 제품 그 자체를 판매하고 관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확장된 서비스업 중 해봄직한 먹거리를 적극 찾은 것이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트렌드가 불고 있다. 모빌리티 시장이 점점 더 활기를 띠고 있다. 모빌리티 시장은 이제 ‘연계 서비스 사업’을 확장해 주는 주축이 됐다.

정순인 ‘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 저자·IT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