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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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80선이 붕괴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는만큼, 주택시장 침체는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9.5로 전주(80.2)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이처럼 80 아래로 붕괴된 것은 2019년 6월(78.7)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집을 매수하려는 사람보다 매도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를 말한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뜻이며,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를 갖는다. 통상 100 이상으로 지수가 높아질수록 매수 심리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5월 첫째 주 이후 20주 연속 내리기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조사에서 99.6을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온 이후 45주 연속으로 이 같은 추이가 지속돼 왔다.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5개 권역 중 매매수급지수가 가장 낮은 지역은 동북권(노원·도봉·강북)으로, 전주 73.8에서 73.2로 내려앉았다. 서북권(서대문·마포·은평)이 74.5에서 74.1, 도심권(용산·종로·중구)은 전주 75.5에서 74.7로 각각 떨어졌다. 동남권(강남·서초·송파)은 85.9에서 84.9로, 서남권(동작·영등포·구로)은 86.2에서 85.5로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도는 전주 대비 84.7에서 83.9로 0.8포인트 내려왔으며, 인천도 82.6에서 82.2로 0.4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85.9로 집계됐다.

이처럼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은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는 데다,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9월 셋째 주(1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아파트 매매와 전세 가격은 각각 0.19%씩 내려앉았다. 전국 기준 집값이 0.19% 내려간 것은 지난 2012년 5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폭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세대출 이자부담으로 갱신·준전세·월세 계약형태 선호현상이 지속되며 신규 전세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 중이다"라며 "주요 단지 위주로 매물 가격과 실거래 하락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하락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