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로더, 투자 대상 선정 및 조직 운영에 환경 영향력 고려한 원칙 세워 실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환경과 연계된 리스크가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면서 투자자들은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활동 현황을 알 수 있는 지표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이러한 변화에 맞춰 많은 기업들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동참하고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 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에서 발족됐다. 구글과 애플 등 370여 개 글로벌 기업들이 가입했고 한국 기업들도 속속 RE100에 동참하고 있다.
참여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ESG 경영을 위한 첫 발걸음인 데 동의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 RE100협의체는 K-RE100포럼 회원을 대상으로 ‘국내 RE100 활성화를 위한 기업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중 가입 목적을 묻는 질문에 기업들은 ESG 경영(27.2%), 탄소 배출권 대응 목적(21.7%)을 1, 2위로 꼽았다.
유럽에서는 RE100 가입과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이미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영국은 2014년 RE100을 처음 제안한 국가로, 2050년까지 넷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계획도 밝혔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자산 운용사 ‘슈로더그룹’도 RE100에 참여해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을 투자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또한 슈로더는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폐기물 배출량과 기업 출장 횟수를 최소화하는 등 기업 운영 부문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실천해 오고 있다. 이 밖에 탄소 정보 공개 프로젝트(CDP : Carbon Disclosure Project),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과 같은 이니셔티브를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해 슈로더만의 원칙을 담은 환경 프레임을 구축했다.
또한 슈로더는 그룹 내 사모자산사업부를 통합한 ‘슈로더 캐피탈(Schroders Capital)’을 통해 사모자산 부문에서도 친환경 투자 및 책임 이행에 앞장서고 있다. 슈로더 캐피탈은 지난 4월 신재생 인프라 시장 내 유럽 최대 투자 운용사 중 하나인 ‘그린코트 캐피탈(Greencoat Capital)’의 지분 75%를 인수한 바 있다. 슈로더 그린코트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과 미국의 다양한 신재생 자산을 투자, 운용하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는 그린코트가 운용하는 펀드들의 풍력·태양광·바이오매스 등 자산이 영국 신재생에너지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피터 해리슨 슈로더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그린코트 캐피탈의 인수를 통해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높은 신재생·에너지 전환 인프라 영역에서 투자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린코트의 신재생 투자 전문 지식과 슈로더의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결합해 탄소 중립으로의 전환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슈로더그룹의 한국 지사인 슈로더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향후 관련 공시 등의 확대에 따라 ESG 친화적인 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대, ESG가 직접적으로 자산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이 곧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린코트와 슈로더그룹 내 다양한 투자 부문을 통해 지속 가능한 투자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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