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이정표 만드는 것이 최우선…구성원들의 투명성 제고 위한 노력도 필요해

[경영 전략]
하이브리드 워크에서의 협업과 소통 방법[임주영의 경영 전략]
발문: 많은 성공한 팀들은 구성원들 모두가 합심해 성취하고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위 목표를 만들어 지향하고 강조한다

필자는 새롭게 쏟아지는 정보들을 살피고 선택해 실제 강의에 적용해야 하는 작업을 늘 해야 한다. 이때 필자가 우선 사용하는 프레임은 ‘바뀌는 것’과 ‘바뀌지 않는 것’에 대한 통찰이다. 이런 작업은 중요한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면서 변화 대응의 폭을 줄이고 실제 행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모든 조직 구조가 팀으로 운영되면서 팀원들 간의 ‘협업과 소통’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워크에서 추구해야 할 팀의 모습은 ‘따로 또 함께, 언제 어디서나 일하더라도 같은 목표를 공유하면서 긴밀하게 협력하며 하나의 팀으로 일한다’다.

여기에서 과거와 바뀌지 않는 점은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긴밀하게 협력하며 하나의 팀으로 일한다’는 것이고 이를 구현하고 있는 팀들을 아래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2015년 구글의 180여 개 팀을 조사해 찾아낸 최고 팀들이 가지고 있는 5가지 요소다.

1.상호 의존성(dependability) : 구성원들이 각자 맡은 일을 수행하고 공동의 높은 기준을 충족시킨다.
2.체계와 명확성(structure and clarity) : 각자의 역할이 명확하고 팀의 ‘운영 원칙’이 있다.
3.의미(meaning) : 자신의 업무에 개인적인 의미를 느낀다.
4.영향(impact) : 자신의 업무가 중요하며 세상에 기여한다고 느낀다.
5.심리적 안전(psychological safety) : 각자가 얼마나 솔직하고 서로에게 진정성 있다고 느낀다.

이제 우리는 여기에 새로운 상황, 즉 언제 어디에서나 일하는 하이브리드 워크 환경 속에서도 위와 같이 이끌기 위한 해법을 찾아가면 되지 않을까. 함께 생각해 보자.
길을 찾아 주는 등대 역할 하는 이정표협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우리는 하나의 팀’이고 ‘팀의 일원으로서 일한다’는 공동체 의식 혹은 소속감을 강하게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의 신뢰 수준이 매우 높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리더가 챙겨야 할 첫째는 공동의 이정표를 만드는 것이다. 많은 성공한 팀들은 구성원들 모두가 합심해 성취하고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위 목표를 만들어 지향하고 강조한다. 개인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노력 등을 늘 상위 목표와 연관시키며 공동체 의식을 고취시킨다. 이런 이정표는 한곳에 모여 있지 않고 떨어져 있는 구성원들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자신이 혼자 있어도 길을 잃지 않게 해 줄 수 있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

둘째는 구성원들이 서로의 지식·기술·강점·업무 습관과 개별적 상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의 기대치를 맞추도록 돕는 것이다.

특히 공유된 환경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글로벌 원격 팀에서는 구성원들의 문화적 맥락과 상황적 제약이 달라 오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대면과 비대면 모두 포함)을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리더가 먼저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는 것은 강력한 신호다. 또한 일하는 방식에 대한 기대 수준을 맞추는 그라운드 룰을 만드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에어비앤비의 한 팀은 업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상황을 사고 대응 시 비현실적이고 타이트한 데드라인, 동료의 압박이라는 세 카테고리로 나누고 행동 약속을 정했다.

예를 들어 사고 대응 시에는 ‘감당할 수 없으면 지원을 요청한다’, ‘새벽에 대응한 경우 충분히 잠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한다’가 있다. 동료의 압박 부분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핵심 근무 시간에만 대답을 기대한다’, ‘근무 시간 외에는 메신저보다 e메일을 활용한다’ 등이 명시돼 있다. 이런 가이드라인은 원격 근무가 확산될수록 더욱 힘을 발휘할 것이다.

셋째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상황과 정보 공유를 더욱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

원격 근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과 다른 팀원이 하는 일을 한눈에 그려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황을 명확히 알 수 없으면 지레짐작하며 잘못된 방향으로 업무를 진행하기도 하고 고립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매일 간단한 브리핑 회의를 진행해도 좋고 완료된 업무와 진행 중인 업무 정보를 업데이트해 팀원에게 e메일로 보내주는 것도 좋다. 핵심은 팀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서로 즉시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적 소통 시간 만드는 것도 중요이제는 소통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보자. 우리는 ‘동시적(synchronous) 커뮤니케이션’과 ‘비동시적(asynchronous)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해야 한다. 동시적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전화 통화, 만나서 나누는 대화 등이다. 비동시적은 메시지 사이에 시간차가 존재하는 e메일·전자게시판 등이 대표적이다.

하이브리드 워크에서는 비동시적 커뮤니케이션을 기본으로 한다. 왜냐하면 원격 팀의 성과와 만족도가 더 높은 이유는 개인들이 가치 있는 일에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 주고 개인의 다른 업무 일정을 존중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격 근무자가 항상 단체 채팅방에 접속해 실시간 소통하기를 기대한다면 원격 근무의 이점은 금세 사라진다. 그런데 비대면 의사 소통 방법들은 동시적인지 비동시적인지 정확히 판단하기가 어렵다.

화상 회의에 참석해 채팅으로 대화하는 것은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 당신은 인스턴트 메시지에 대해 보통 얼마간의 시간을 두고 답하고 있나. 그래서 각 커뮤니케이션을 언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기대치를 맞춰야 한다.

또 ‘실시간 소통이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주말에 e메일을 확인하고 답을 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비동시적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는 각자의 일정표를 세심하고 계획하고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구성원들의 일정이 겹치는 시간, 누구나 불쑥 들어와 편안히 대화할 수 있는 개방된 시간도 포함돼야 하고 부재중 회신 설정, 자리 비움 설정, 자동 메시지 전송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매일·매주 혹은 1년에 며칠이라도 동시적(대면·비대면 포함) 소통이 필요하다.

온라인 교육 스타트업 스터디파이는 2018년 창업 이후 100% 원격 근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서로 모여 잡담을 하고 회식도 한다.

사무실 비용을 모아 1년에 한 번 2주 정도 해외 워크숍을 가고 1박 2일의 짧은 국내 워크숍도 진행한다. 이러한 계획된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동료들이 어떠한 사람인지 인지하고 서로 간의 친밀도와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디지털 보디랭귀지(디지털 대화에서 새로 등장한 암시와 신호 등)를 연습해야 할 필요도 있다. 우선 빠른 의사 소통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고 특히 약어 사용은 지양해야 한다.

또 디지털 대화에서는 감정을 전달하고 이해하기 어려우니 좀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여러분은 구성원들이 보낸 인스턴트 메시지의 답문 중 ‘네?’, ‘네…’, ‘넹’, ‘넵!!’의 의미를 구별할 수 있나. 마지막으로 비대면 상황에서 감정과 몸짓을 표현하기 위한 이모티콘의 적극적 활용도 중요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워크는 오늘도 계속해 진화하고 있고 앞으로 어디까지 어떻게 갈지 우리는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의심하지 않는 것이 있다. 인간은 협업하는 존재이고 집단에서 소속감과 소통을 원한다는 것이다. 구성원과 함께 하이브리드 워크의 미래 방향에 대해 토의하고 필요한 원칙을 정하고 한 발자국씩 걸어 나가면 된다.

임주영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