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한경ESG+KB증권 리서치센터 ESG솔루션팀 ‘2022 ROESG 조사’

[ESG 리뷰]
‘ESG·수익성’ 최고 기업은…BGF·금호석화·KT&G ‘톱10’ 진입
한경ESG는 올해도 KB증권과 공동으로 ‘2022 ROESG 조사’를 실시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ESG 투자의 본질이 ‘지속 가능성’에 있는 만큼 기업의 종합적 지속 가능성을 수치화하기 위해서다.

ROESG는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지속 가능성 지표인 ESG를 통합한 개념이다. 일본의 이토 구니오 히토쓰바시대 교수가 시작한 조사로, 재무적 활동과 비재무적 활동의 조화가 기업 가치를 장기적으로 향상시킨다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 ESG와 기업 가치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ROESG는 ESG뿐만 아니라 자본의 수익성까지 고려한 대표적 지표라는 평가를 얻었다. 한경ESG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ROESG 평가를 실시했다.

2022 ROESG 조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가 총액 5000억원 이상 상장사 중 3년 평균 자기 자본 비율 30% 이상, 3년 연속 흑자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여기에 국내외 ESG 평가 기관의 평가가 모두 존재하는 한국 기업이 최종 후보군이다. 이들 ESG 평가 기관의 점수에 최근 3년 평균 ROE(연결 기준 ROE, 지배 주주 지분)를 곱해 순위를 매겼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올해 조사는 국내외 평가 기관(MSCI·S&P글로벌·아라베·스크·한국ESG연구소·서스틴베스트)의 점수를 모두 고려한 점이 특징이다. 2021년 조사에서는 글로벌 3개 기관(MSCI·S&P글로벌·아라베스크)의 점수만을 반영했다. ESG 평가 기관이 중시하는 요인과 국가별 특성이 다른 만큼 국내외를 아울러 평균화된 ESG 점수를 보고자 했다. ESG 점수는 평가 기관별 상위 10% 기업은 10점(만점)을 부여하고 이후 10% 구간마다 1점씩 줄이면서 점수를 부여한 후 평균을 내는 방식이다. 자기 자본 비율을 30% 이상으로 한정한 이유는 과도한 레버리지 효과에 따라 ROE에서 착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또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기업을 피하기 위해 3년 연속 흑자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2022 ROESG 톱50’…톱 3 기업은 코웨이·삼성ENG·LG생활건강

그 결과 선정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71개 기업 중 총 50개 기업을 ‘한국의 ROESG 톱50’에 선정했다.

ROE와 ESG 점수가 동시에 높은 종합 1위는 코웨이가 차지했다. 코웨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조사에서도 1위에 올랐다. 코웨이는 최근 3개년 평균 ROE 40.9%, ESG 점수 7.8점을 받았다. 코웨이는 작년 대비 ESG 점수는 소폭 하락했지만 ROE가 작년(31.3%)보다 개선되면서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렌털업계에서 총 계정 수가 가장 많은 코웨이는 탄탄한 수익성을 자랑한다.
코웨이 임직원 봉사자와 초등학생들이 청정학교 교실숲 식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코웨이 제공
코웨이 임직원 봉사자와 초등학생들이 청정학교 교실숲 식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코웨이 제공
코웨이는 기업 경영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2006년부터 환경 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ESG 중·장기 목표로 ‘온실가스 배출량 50% 저감’,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 ‘2030년까지 폐기물 재활용률 100% 달성’을 설정했다. 제품의 생산부터 사용, 폐기 단계까지 전 생애 주기에서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며 화학 물질 안전성 확보, 에너지 고효율화를 통한 탄소 배출량 저감, 자원 효율성 제고를 통해 친환경적 제품 설계에 주력하고 있다는 게 코웨이 측의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작년보다 한 단계 순위를 높여 종합 2위에 올랐다. ROE 30.8%와 ESG 점수 7.8점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ROE 17.2%, ESG 점수 9.7점)보다 ROE가 대폭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1년 수주 7조437억원, 매출 7조4867억원, 영업이익 5033억원을 기록해 목표치를 모두 초과 달성했다. 창사 이후 최대 규모 사업인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를 수주해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올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환경 전문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지속 가능 경영 체계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모았다. 안전품질최고책임자(CSO)를 선임해 안전 조직을 격상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를 선임해 정보 보호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등 지속 가능성 전문성을 키운 점도 주목된다. 이와 함께 한국 최초로 리스크 관리 국제 표준 검증 심사를 통과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끌어올렸다.

3위는 ROE 25.3%, ESG 점수 8.6점을 받은 LG생활건강이 차지했다. 지난해(ROE 19.5%, ESG 점수 10점)보다 종합 순위는 한 계단 내려왔지만 여전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소비재 기업인 LG생활건강은 환경을 고려한 그린 패키징과 업사이클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국 화장품업계 최초로 순도 100%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료로 만든 화장품 용기를 제품에 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또한 ESG 경영을 제품에 적극 반영하는 ‘클린 뷰티 인사이트’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코웨이·삼성엔지니어링·LG생활건강은 2021년 ROESG 조사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톱3 기업으로 분류된다. 상위 3개 기업은 기업의 장기 성과에 영향을 주는 ESG 성적뿐만 아니라 단기 성과와 관련한 ROE 지표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준섭 KB증권 ESG솔루션팀장은 “ESG가 결국은 기업의 장기 지속 가능성을 위한 잣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ROE와 ESG 점수가 공통적으로 좋은 상위 3개 기업에 변동이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규 진입·순위 급상승 기업은?

상위 3개 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은 변동이 컸다. 2022년 ROESG 조사에서는 상위 10개 기업 중 BGF리테일·금호석유화학·KT&G가 신규 진입했다. 그중 BGF리테일(ROE 28.5%, ESG 점수 6.6점)과 금호석유화학(ROE 35.1%, ESG 점수 5.2점)은 단번에 4위와 5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ROE 성과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은 품질 경영과 안전 보건 관리 수준을 높이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앞으로 5년 동안 전기자동차와 바이오·친환경 소재 등 핵심 사업에 6조원을 투자하는 등 ESG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2022 ROESG 톱50’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기업은 총 14개사다. 앞서 언급 한 3개사를 비롯해 씨젠(18위), 대우건설 (23위), 한온시스템(24위), 오리온(26위), 한샘(27위), SKC(34위), 고려아연(36위), KT(38위), 더존비즈온(40위), DL(46위), 펄어비스(46위)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글로벌 ESG 평가 기관들이 한국 기업들에 대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에까지 관심을 확대하는 추세가 반영됐다.

상위 10개 기업 중 LG이노텍(ROE 23.8%, ESG 점수 6.6점)은 작년보다 15계단이나 순위를 올려 6위를 차지했다. LG이노텍은 특히 지난해 ROE가 21위 수준에서 올해 7위로 크게 개선되면서 ROESG 점수의 급상승을 이끌었다. 7위에 오른 롯데정밀화학은 작년(ROE 13.6%, ESG 점수 7.3점) 대비 4계단 순위가 올랐다. 이 밖에 ‘2022 ROESG 톱50’에서 가장 순위 변동이 큰 기업은 기아(24위)다. 기아는 지난해(ROE 5.3%, ESG 점수 5.7점)보다 올해 ROE가 11.7%, ESG 점수가 6.6점으로 두 영역 모두 개선되며 순위가 급상승했다. 기아는 ESG 경영의 한 축으로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며 ESG 점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지난해 상위 10개 기업에서 올해 10위 밖으로 밀려난 기업들은 SK하이닉스(12위), 삼성전자(21위), CJ제일제당(14 위), GS건설(19위), 삼성전기(11위) 등 주요 대기업들이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그중 가장 큰 폭의 순위 차(7위→21위)로 하락했다. 이들 기업은 ROE 개선이 둔화된 가운데 ESG 점수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기존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대표 기업들이 상위권에서 대거 밀려난 점에서 ROESG는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의 조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화학 제품 제조 업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22년 ROESG 조사의 평가 대상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을 포함한 27여 개 업종으로 분류된다.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서비스 업종의 성적이 여전히 견조(코웨이·네이버·엔씨소프트 등)한 가운데 지난해에 비해 화학 제품 제조업(LG생활건강·금호석유화학·롯데정밀화학 등)에 속한 기업들도 강세를 보였다.

2022년 ROESG 평가에서는 전반적으로 ROE 수준의 변화가 점수 변동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 특징이다. 김준섭 팀장은 “ROE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 기업들은 2021년 평가 대비 올해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보인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순위가 하락했다”며 “또한 일부 기업들은 ESG 관련 사건 사고가 ESG 점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ROESG 평가 점수가 변동하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1407호와 국내 유일 ESG 전문 매거진 ‘한경ESG’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더 많은 ESG 정보는 ‘한경ESG’를 참고하세요.)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