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카테고리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애플·MS·구글·삼성
제품군보다 브랜드 자체에 초점 두고 성장
상위 10개 브랜드의 가치 총합이 전체 총합의 53%를 차지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올해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에 오른 브랜드는 그렇지 않은 브랜드와 비교해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을까. 각 브랜드가 최대 가치를 끌어내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펴고 있는지 살펴보니 아래와 같은 3가지 특징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1. 소비자와 관계를 형성하라
우리는 브랜드가 기발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때 혹은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일 때 그 브랜드의 성장과 성공을 응원하게 된다. 나아가 자신과 브랜드 사이에 강력한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면 브랜드에 쏟는 시간과 비용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고 삶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하기를 바란다.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가 상위 10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 바로 이런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신뢰와 경험을 바탕으로 이 브랜드들은 다양한 방면에서 더 자유롭고 더 진보적으로 도전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의 수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각기 다른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진정한 유대감 형성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더 명확한 의도와 메시지가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브랜드가 흔히 놓치는 사안은 ‘시간’이라는 영역이다.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브랜드는 없다. 소비자와 친밀한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함이다.
‘코카콜라’를 떠올릴 때 행복이 연상되거나 ‘스타벅스’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으로 완벽히 인식되기까지 하나의 브랜드를 쌓아 올려 리더십을 갖기 위해서는 시간과 소비자와의 연대 형성이 필요하다. 2. 무대를 확장하라
보편적으로 기업·브랜드는 소비자의 단일 니즈에 따른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구축한다. 이후 그 제품군의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코카콜라·질레트·팜파스가 대표 사례다. 반대로 이제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의할 수 없는 애플의 예를 살펴보자. 이 브랜드가 ‘무엇을 하는지’보다 ‘소비자의 삶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10년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애플은 사람들의 일상에서 연결성(connect)을 향상하고 즐거움(play)을 주며 편리한 소비(fund)를 돕는다. 가까운 미래에는 움직임(move)에도 혁신을 가져 오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속 가능한 경영으로 소비자의 가치 실현을 도와 소속감을 부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애플에 이어 나란히 랭킹에 오른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구글·삼성 그리고 톱10에 처음으로 진입한 나이키, 전년 대비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63위에 오른 레고 역시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의하기 어렵다.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시장 내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대거 등장하는 상황에서 제품군에 비중을 두기보다 브랜드 자체에 초점을 두고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제품의 특성보다 제품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고 소비자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며 어떠한 니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지를 고민한다. 즉 브랜드가 비즈니스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가 브랜드를 따라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3. 리더십을 구축하라
글로벌 홍보·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에델만에서 시행한 최근 설문에 따르면 정부, 소셜 미디어, 각종 시민 단체보다 기업들이 더 많은 신뢰를 얻고 있다. 전통 기관이나 단체에 대한 신뢰가 감소하면서 지속 가능한 경영 등과 같이 미래를 이끌어 갈 진정한 리더십을 기업과 브랜드에서 보여야 한다는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것이다.
올해 100대 브랜드의 가치 총액이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발표 이후 최초로 3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러한 변화가 바탕이 된 결과다. 그동안 브랜드가 이렇게 큰 책임감과 강력한 힘을 가진 적이 없었다. 이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좋은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과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인터브랜드는 불안정한 현재 사회 그리고 그 안에서 형성된 새롭고 복잡한 관계 속에서 고객의 니즈를 어떻게 만족시키고 고객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제언한다.
브랜드를 강력한 자산으로 활용하며 리더십을 보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행에 옮겨 브랜드의 행보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따를 수 있도록 가시적인 리더십을 보이라는 것이다.
이전과 달리 세상은 기업과 브랜드가 진정한 리더십과 대담한 도전을 보여주기를 원한다. 그때야 비로소 새로운 성장이 구체화돼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제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뛰어난 퀄리티보다 ‘잘 구축된 브랜드’라는 강력한 자산을 기반으로 진정한 리더십을 펼칠 필요가 있다. 기업은 브랜드가 진정한 리더십을 선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유지호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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