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SK이노베이션이 미래 탄소 가격을 경영 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내부 탄소 가격’ 제도를 선도적으로 도입한다고 11월 27일 밝혔다.

내부 탄소 가격 제도는 미래 탄소 가격 변화를 반영해 자체적으로 내부 탄소 가격을 설정하고, 이를 투자 안건 심의 시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경제적 가치 중심 투자 안건 평가 방식에 더해 미래 탄소 가치까지 반영한 종합적인 관점에서 투자 경제성을 검토하고 신규 사업 추진 시 탄소를 더욱 적극적으로 감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번 제도 개선안은 11월 중순 이사회 보고를 마치고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제도에 따르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투자에는 ‘가치’를, 증가시키는 투자에는 ‘비용’으로 반영해 종합적인 관점에서 투자 경제성을 검토하게 된다.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투자는 경제성이 상승하고, 반대로 신규 공장 증설에 따라 탄소를 더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는 경제성이 하락하게 됨으로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 실행 우선순위를 판단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발표한 넷제로 로드맵의 실행력을 높이는 관점에서 다양한 글로벌 전문 기관이 예측한 미래 탄소 가격 시나리오를 고려해 합리적 수준으로 내부 탄소 가격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2030년 이전까지는 유럽연합(EU)·미국·한국 등 글로벌 사업장이 위치한 주요 권역 별 가격을 다원화해 2025년 톤당 40~95달러, 2027년 60~105달러, 2030년 120달러, 2040년 200달러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탄소 배출권 가격을 유가, 환율 등과 같이 경영 성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에 포함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과 산하 8개 사업 자회사 유관 부서가 함께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관리 및 대응 방안을 지속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월 창사 60주년 기념식에서 ‘올타임 넷제로(All time Net Zero)’ 비전 선포에 이어 내부 탄소 가격 제도 등을 도입하며 ESG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체계적인 넷제로 전략 실행을 통해 2022년 현재까지 2019년 기준 배출량 대비 약 15% 이상의 온실가스를 직접 감축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 ESG위원회 김태진 위원장은 “내부 탄소 가격의 도입은 기업의 경영 의사 결정에 미래 탄소 가격을 비용으로 반영하고 그 도입 여부를 공개하라는 외부 이해 관계자의 기대에도 일치하는 것”이라며 “현재의 탄소 감축 및 ESG 전반에 걸친 성과를 지속시키는데 이사회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