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 인터뷰 “협동 로봇 기술 내재화가 최대 강점”

[비즈니스 포커스]
“흑자 전환 성공…2023년 글로벌 로봇 시장 진출”


“실적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는 12월 6일 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협동 로봇 시장에 진출한 지 불과 3년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성과를 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18년부터 협동 로봇 연구·개발(R&D)을 시작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협동 로봇은 사람의 팔과 같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산업용 로봇의 한 분류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무겁고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었지만 작업자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협동 로봇은 기존의 고전적인 산업용 로봇과 비교해 일부 안전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 작업자와 같은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팔 모양 형태의 ‘RB 시리즈’, 최근 수많은 무인 로봇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레인보우로봇카페’ 등이 이 회사에서 만든 제품들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다양한 로봇 제품들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22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04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한 해 매출 90억원을 벌써 넘어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억9000만원, 13억8000만원으로 모두 흑자 전환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업력이 10년 조금 넘은 로봇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카이스트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로봇연구센터가 이 회사의 전신이다. 이 대표와 그의 지도 교수이자 한국 휴머노이드 로봇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오준호 교수(현 레인보우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가 함께 뜻을 모아 2011년 회사를 설립했다.

2004년 탄생한 한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가 이 연구팀의 작품이다. 당시 휴보는 사람처럼 걸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섬세한 손가락 관절 움직임을 필요로 하는 가위바위보도 가능해 화제를 모았다.

업력은 짧지만 그간 보여준 활약은 대단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설립한 이후 꾸준한 R&D를 거쳐 휴보를 진화해 나갔고 기술력을 기반으로 정밀지향 마운트, 협동 로봇, 사족보행 로봇 등 다양한 로봇 플랫폼을 선보이며 성장했다.

2021년 초에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코스닥시장 상장을 완료했고 올해 매출은 1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는 특히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다른 로봇 기업들과 달리 모든 핵심 부품들을 내재화했다”며 “여러 로봇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2023년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이 대표는 2023년을 기점으로 한국의 로봇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면서 “주52시간 근무제,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힘든 일 기피 등 사회적으로 생산을 위한 비용이 증가하고 있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로봇의 도입”이라고 진단했다.

“단순한 작업이라도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을 사회가 원하고 있습니다. 치킨 튀기는 것과 같은 단순한 작업을 예를 들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치킨 튀기는 모든 과정을 로봇이 해결해 주길 바라는 사회적 요구가 있었지만 현재는 단순히 치킨을 넣고 빼주는 동작만 해도 쓸모가 있습니다. 높은 시급을 줘도 사람을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로봇 관련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술 개발도 계속 이어 나간다.

이 대표는 “2023년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폿과 경쟁할 수 있는 사족 보행 로봇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걸어다니는 ‘개 로봇’으로 잘 알려진 스폿은 최근 다양한 산업 안전 현장에 투입되기 시작한 사족 보행 로봇이다.

해외 시장에도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23년 가장 중요한 목표는 해외 시장 진출이다. 유럽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다. 이미 유럽과 북미 시장에 여러 시스템 통합(SI : System Integrator) 업체들과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