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자발적 유입과 바이럴을 이끄는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의 3가지 성공 포인트

[브랜드 인사이트]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 포스터. 사진=티빙 제공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 포스터. 사진=티빙 제공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환승연애2’는 ‘전 연인(X)과의 동거 그리고 새로운 사랑의 시작’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군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시대 변화에 따른 연애 문화를 영상 콘텐츠로 잘 녹여낸 덕분에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도하며 ‘해은파’, ‘규민파’와 같은 출연진의 이름을 딴 팬덤을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TV 채널을 돌려봐도 ‘환승연애2’를 찾아볼 수 없다. 해당 프로그램은 자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서만 시청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영상 콘텐츠 채널의 확대 현상은 정보기술(IT) 기기 보급이 보편화되고 개인의 이동성이 증가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트렌드에 힘입어 기업의 브랜딩 채널 또한 다양해지고 있는데 티빙·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들은 ‘환승연애2’, ‘오징어 게임’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앞세워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따라서 기존에 기업 또는 브랜드 홍보를 위한 광고를 고민할 때 당연하게 고려됐던 유명 프로그램 방송 시간, 가족들이 모여 TV를 시청하는 시간대 등의 비율은 많이 낮아지게 됐고 새로운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기업들은 소비자 관점의 콘텐츠인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를 고안해 냈다.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는 소비자에게 공감과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영상 콘텐츠에 브랜드의 메시지를 녹여 소비자가 상업적 목적임을 알면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든 광고다.

급변하는 시대에 기업들은 더 이상 채널의 크기와 콘텐츠 제작 비용이 브랜딩 성공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수년간의 경험으로 깨닫게 된 것이다. 성공하는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살펴봤다.

① 세계관을 활용한 팬덤 구축

‘보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어라.’

브랜디드 콘텐츠의 가장 큰 목표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느끼게 함으로써 보고 싶은 콘텐츠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보편적인 가치보다 개개인이 가진 다양한 가치가 존중받는 시대다. 기업도 자신만의 분명한 세계관이 필요하고 이를 정확하게 어필하는 기업들이 소비자의 관심을 받는다.

세계관을 활용하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다. 지앤푸드의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는 최근 자사 제품을 의인화한 캐릭터들을 활용해 ‘바사삭 유니버스’ 영상 콘텐츠를 선보였다.

‘구울레옹’과 ‘튀길레옹’을 만들어 전투 서사를 ‘불금치킨’으로 설정했고 브랜드 캐릭터와의 관계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굽네만의 세계관을 탄탄하게 구축했다. 이 영상 콘텐츠는 한 달 만에 조회 수 280만 회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EBS ‘자이언트 펭TV’ 유튜브 콘텐츠는 펭수만의 세계관과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덕분에 광고 모델·협찬·굿즈 등 다양한 사업의 확장을 통해 9개월간 101억원이라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세계관을 통해 강력한 팬덤이 구축되면 소비자들은 단순한 구매를 넘어 해당 제품을 직접 홍보하는 등 브랜드의 서포터를 자처한다. 적극적인 유형의 소비는 새로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큰 파급력을 가지며 결과적으로 브랜드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굽네의 ‘바사삭 유니버스’ 포스터. 사진=지앤푸드 제공
굽네의 ‘바사삭 유니버스’ 포스터. 사진=지앤푸드 제공
②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활용

‘화제성을 통해 널리 공유하라.’

기획한 콘텐츠를 자체적인 채널을 통해 송출할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SNS 크리에이터의 입을 빌려 기업의 메시지를 전파시키는 것이 더 빠르게 긍정적으로 바이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일정 고객층에게 신뢰를 얻어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채널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의 가장 큰 강점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네고왕’은 다양한 브랜드를 상대로 가격을 ‘네고한다(negotiation : 협상)’는 내용의 유튜브 콘텐츠다. 시청자들은 출연진 특유의 입담과 재치 있는 편집으로 시청자들은 브랜드를 홍보하는 콘텐츠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해당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시청한다. 매회 등장하는 브랜드들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홈페이지 접속이 폭주하는 등 파급 효과는 상당했다.

소비자는 크리에이터에 대한 호감이나 관심에서 출발해 콘텐츠를 시청한다. 그래서 크리에이터가 특정 브랜드에 대해 홍보하는 내용을 특별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되고 브랜드 평가도 쉽게 신뢰하게 된다.

매번 유튜브 콘텐츠 시청 과정에서 노출되는 광고에 ‘스킵(Skip)’을 누르기 바쁘던 소비자들도 광고주의 스폰을 받은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인 것을 인식하면서도 재미를 넘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③ 지속 가능한 브랜드 가치 전달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놓치지 말아라.’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담는 것이다. 특히 지속 가능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드의 가치관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에서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KB경영연구소의 ‘소비자가 본 ESG와 친환경 소비 행동’ 조사에 따르면 친환경 제품이 비싸더라도 해당 브랜드를 소비하겠다는 소비자 응답이 31.6%를 차지했다. 이런 시대 흐름에서 기업은 ESG 경영을 내재화하는 것을 넘어 자사의 가치관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한다는 내용의 ESG 프레임워크 ‘프리즘(PRISM)’을 수립했다. 인터브랜드는 프리즘이 더 많은 접점에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프레임워크 내용을 쉽게 풀어낸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

프리즘의 빛이 퍼져 나가는 강렬한 그래픽과 함께 SK하이닉스가 가져가고자 하는 각각의 ESG 키워드(Pursue·Resotre·Innovate·Synchronize·Motivate)에 대한 스토리를 차례대로 풀어 냈다. 이 영상을 통해 SK하이닉스가 가지는 ESG에 대한 책임감을 대중에게 각인시켰고 지속 가능 경영과 기후 변화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공감을 끌어 냈다.

직접적인 제품 또는 서비스를 알리는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브랜드의 가치를 담아낸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닐슨의 브랜디드 콘텐츠 연구 조사에 따르면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한 소비자가 단순 광고를 본 소비자보다 브랜드에 대해 기억해 낼 확률이 21% 높고 친밀감, 구매 전환, 추천 의향 등 소비자 태도 변화에 대한 정성적인 지표 또한 높게 나타났다.

이제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급변하는 시대에 수많은 영상 콘텐츠들이 빠른 주기로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가치를 구축해 브랜드의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여 간다면 궁극적으로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김남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책임 디자이너. 사진=인터브랜드 제공
김남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책임 디자이너. 사진=인터브랜드 제공
김남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책임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