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회장은 용퇴... “사모펀드 사태 책임지고 정리해야겠다고 생각”
신한금융지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이 선정됐다.당초 금융권에서는 조용병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유력 예측했으나, 조 회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
신한금융지주는 8일 오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회의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진옥동 현 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진 행장과 조용병 현 회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3명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 방식의 개인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로 진 행장을 낙점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진 행장 선임안이 통과되면, 진 행장은 2026년 3월까지 3년간 회장직을 맡게 된다.
성재호 회추위원장(사외이사 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진 행장이 도덕성, 경영 능력을 갖췄고 미래 불확실성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했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진 행장은 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경영 과제와 관련해 “믿고 거래해주신 고객들에게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많은 상처를 드렸기 때문에,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1961년생인 진 행장은 덕수상고와 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른바 상고 출신으로 국내 리딩 금융그룹 중 하나인 신한금융 수장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셈이다.
특히 진 행장의 경력 중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일본통’이라는 점이다. 진 행장은 1997년 일본 오사카지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2008년에는 일본으로 다시 건너가 오사카지점장을 지냈다. 2009년에는 일본 현지법인인 SBJ(Shinhan Bank Japan)가 출범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뒤 대표이사 사장까지 역임했다.
한편 조용병 회장은 PT 면접을 마치고 스스로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 회장은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사모펀드 사태로 직원들 징계도 많이 받고 회사도 나갔다. 나도 주의를 받았지만, 사모펀드와 관련해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고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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