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이용자들, 대체 플랫폼으로 집단 이주…웹 3.0 기반 탈중앙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위터 인수 이후 대체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위터 인수 이후 대체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와 관련한 외신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2022년 10월 말 인수 이후 머스크 CEO는 취임한 지 1년밖에 안 된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를 포함해 기존 경영진을 대거 쫓아내고 직원 수천 명을 해고하는 강수를 뒀다.

머스크 CEO의 거침없는 행보는 곧 팝스타 엘튼 존 등 해외 유명인들을 포함해 100만 명이 넘는 트위터 사용자의 탈퇴를 가져왔다. 화이자·제너럴모터스(GM) 등 광고주들까지 등을 돌렸고 주가도 급락했다.떠오르는 트위터 대항마들대체 머스크 CEO는 왜 트위터를 인수한 것일까. 수익성 있는 알짜 기업이거나 미래 가치가 높은 기업이기 때문은 아니다. 트위터는 만년 적자 기업이다. 지난 10년 동안 거의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2021년 트위터의 영업 손실은 2억7300만 달러(약 3571억원)다.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이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는 소셜 미디어이긴 하지만 페이스북 등 20억 명이 넘는 사용자(MAU) 기반을 가진 다른 글로벌 소셜 미디어에 비해 규모 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

인수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정치적인 측면이다. 머스크 CEO는 공화당에 우호적인 정치적 성향을 가졌다. 2년 전에 정지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이 복귀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이번 트위터 인수를 조언했고 과거 머스크 CEO와 페이팔을 이끌었던 피터 틸 팰런티어 회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머스크 CEO는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소통되는 디지털 광장, 즉 잠재적 공공재 또는 공론의 장으로서의 소셜 미디어를 언급하고 있다.

물론 머스크 CEO의 디지털 광장의 진정성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2022년 12월 중순 트위터는 사용자들이 마스토돈의 주요 서버에 대해 링크를 트윗하는 것을 차단한 바 있다.

머스크 CEO의 인수로 인한 트위터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 트위터의 위기를 기회 삼아 트위터 대항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트위터의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는 기업은 마스토돈(Mastodon), 렌즈(Lens), 마인즈(Minds), 파캐스터(Farcaster), 블루스카이(Bluesky), 시그널(Signal)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웹 3.0 기반의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라는 것이다.

분산 금융인 디파이 업체 애브(Aave)가 만든 ‘렌즈’는 토큰 보상에 기반한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다. 2022년 2월 출시된 ‘렌즈’는 이더리움 기반으로 프로필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과 게시글·코멘트 등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의 탈중앙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블루스카이도 출시될 예정이다. 도시 창업자는 트위터가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오픈 소스 프로토콜로 운영되는 소셜 미디어가 돼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소셜 미디어의 미래 : 웹 3.0 기반의 탈중앙화 구현이 관건 이처럼 트위터 대항마들이 부상하고 있지만 그중 대표 주자를 뽑으라면 마스토돈이다. 멸종된 코끼리를 상징하는 마스토돈은 2016년 트위터를 모델로 한 오픈 소스 소셜 미디어다. 마스토돈은 ‘트위터의 실행 가능한 대안을 목표로 하는 무료 오픈 소스 분산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라고 규정한다.

마스토돈은 유진 로코가 이끄는 독일 비영리 단체인 마스토돈 지지엠비에이치(Mastodon gGmbH)에서 개발했다. 유진로코는 러시아 태생 독일의 젊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소셜 미디어가 특정 기업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해 기능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토돈은 단일 기업(또는 단일 서버)이 아닌 다양한 사용자가 서버를 호스팅하는 연합 네트워크 형태로 운영된다. 별도의 조직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4000개의 개별 서버가 있고 인스턴스라고 불리는 서버 한 곳에 가입하면 모든 서버의 사용자들과 대화나 팔로우가 가능하다.

마스토돈은 알고리즘이나 광고 없이 제공되고 사용자의 데이터를 판매하지 않는다. 재원은 개인 정보 보호에 민감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보조금을 포함해 클라우드 펀딩 등이다.

로코는 ‘트위터 찐팬’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마스토돈의 사용자 환경(UI)은 트위터와 유사하다. 자체 버전의 타임라인·해시태그·즐겨찾기·리트윗이 있는 UI로 구성된다. 마스토돈의 게시물은 트윗이 아니라 ‘툿(Toot)’이라고 하고 사용자가 툿을 다시 게시하는 것은 ‘부스트(Boosts)’라고 한다. 글자 수를 최대 500자의 게시물을 올릴 수 있어 280자의 트위터보다 더 많은 게시물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 경험은 고유한 문화와 규칙에 기반해 참여하는 대화·문자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인 디스코드와 더 유사하다.

그렇다면 멸종된 코끼리(마스토돈)가 파랑새(트위터)를 대체할 수 있을까.

외형적인 지표만 보면 마스토돈의 성장세는 무섭다. 마스도톤은 최근 8일 만에 32만5000명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한 주 팔로우 수가 지난 5년의 수치보다 많다. 트위터 인수 발표(2022년 10월 27일) 이후 50만 명의 신규 가입자가 등록했고 2022년 12월 현재 마스토돈 계정은 11월 초보다 33% 증가한 600만 개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트위터 사용자가 계속 마스토돈으로 집단 이주할지는 미지수다. 기존 사업자에 비해 규모 면에서 열세다. 트위터의 하루 활성 사용자 2억3800만 명과 페이스북의 일 활성 사용자 19억800만 명에 비해 비교 대상이 안 된다.

또한 탈중앙화 서버 시스템 자체가 불안하고 트위터보다 느리고 버그도 많다. 빠른 성장으로 인해 과부하와 서버 결함도 생기고 있다. 가입 절차도 복잡하고 사진·비디오·메시지도 종종 업로드되지 않거나 지연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시장은 신생 소셜 미디어들에 주목하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웹 3.0 기반의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에 대한 기대감이다. 데이터 통제, 가짜 뉴스,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디지털 괴롭힘 같은 문제를 야기했던 웹 2.0 시대 소셜 미디어에 대한 실망감과 개선 의지가 표출된 영향이다.

웹 3.0 기반의 소셜 미디어가 데이터 통제, 개인 정보 남용과 가짜 뉴스로부터 우리를 완전히 해방시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전 세계 소셜 미디어 사용자 수는 현재 40억 명으로 추산되는데 현재까지는 페이스북과 같은 웹 2.0 플랫폼 사업자들이 지배하고 있다. 또한 과거 웹 2.0 시대에도 개인 정보를 강화하고 이용자에게 통제권을 주기 위한 디아스포라(Diaspora)나 지앤유소셜(GNU Social) 같은 분산형 서비스 시도가 있었지만 별 영향을 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미래 소셜 미디어의 역량은 웹 3.0에 있고 웹 3.0은 소셜 미디어뿐만 아니라 플랫폼 경제에도 많은 변화를 줄 것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웹 3.0은 분산형 탈중앙화가 핵심이다. 이런 웹 환경에서 소셜 미디어는 특정 회사의 중앙 집중식 서버에 의해 특정 기업이 서비스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게시물을 소유하고 관리하고 결정할 수 있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심용운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