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분화한 선제 대응팀 구성·리걸테크 가속화·ESG 경영 확대

[스페셜 리포트 : 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 전문가 시너지 극대화]
태평양 소속 변호사들. (사진=법무법인 태평양)
태평양 소속 변호사들. (사진=법무법인 태평양)
2022년 하반기 방영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관심을 받은 로펌이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이 그 주인공이다. 종로구로 사옥을 이전하기 전 역삼역 4번 출입구에 사무실이 있었고 사무실 곳곳에는 고래 그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 공익 활동에도 적극적이라는 점 등이 드라마속 로펌 한바다와 상당 부분 닮아 있다.

태평양은 ‘개척자’란 평가를 받는 로펌이다. 프런티어(개척자) DNA는 태평양 창업자와 경영진이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남들보다 한 발 빠르게 움직여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경영 철학이 뿌리내린 지 오래다.

태평양은 2022년 이 같은 ‘프런티어 DNA’를 앞세워 성장과 도약의 한 해를 보냈다. △선제 대응팀 구성 △리걸테크 가속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대 등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선제적 대응을 위해 중대재해대응본부·증권범죄수사대응팀·조세범죄수사대응팀·규제대응솔루션센터·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리스크대응팀 등 전문성 있는 태스크포스(TF)팀을 출범시켰다. 특히 분야별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헬스케어, TMT(기술·미디어·정보통신), 규제 대응, 형사, 분쟁 등 각 분야에서 손꼽는 전문가들을 다수 영입했다.

중대재해대응본부는 기업 경영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원스톱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조직됐다. 태평양은 기존 TF를 상시 조직인 ‘중대재해대응본부’ 체제로 확대 개편했고 한국 로펌 최초로 24시간 가동되는 종합상황실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중대재해·중대시민 사건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을 의뢰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경영 정상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범죄수사대응팀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부활 등 본격화하고 있는 수사 기관의 증권 범죄 대응 관련, 수사 초기부터 단계별로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출범됐다. 검찰 재직 시절 증권범죄합수단 수사를 총괄 지휘한 김범기 변호사, 금융조사부 출신의 이경훈·허철호 변호사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재직 당시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창설에 관여한 정수봉 변호사가 검찰 수사 단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조세범죄수사대응팀은 2016년부터 조세형사팀을 운영해 오면서 쌓은 노하우와 성과를 바탕으로 형사 분야를 대폭 강화한 전문팀이고 규제대응솔루션센터는 정부 관련 컨설팅 업무의 베테랑인 오양호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5기)가 총괄하며 규제 완화를 비롯해 디지털 플랫폼·에너지·헬스케어·ESG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부동산PF리스크대응팀은 금리 급등과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발생할 문제들을 점검하기 위해 조직됐다.

리컬테크도 태평양이 앞서 가고 있다는 평가다. 태평양은 로봇 업무 자동화(RPA)와 글로벌 인공지능(AI) 번역 등 리걸테크 솔루션을 전면 도입해 방대한 데이터를 체계적·반복적으로 관리하는 로펌 업무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크로스보더 업무와 다국적 기업 및 외국 로펌과의 업무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번역 기업 RWS의 AI 번역 솔루션도 도입했다.

ESG 경영에도 적극적이다. 태평양은 한국 로펌 가운데 유일하게 ALB(Asian Legal Business)가 선정하는 ‘올해의 ESG 로펌상’을 최초로 수상했다. 탄소 저감 기여 정책(페이퍼리스 제도, 공용 공간 다회용 컵 비치 등)과 다양한 공익 활동을 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유연 근무제와 전문 심리 상담 프로그램 운영, 구성원 간 소통의 장 정기적 운영 등을 통해 기업 문화 개선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태평양이 담당한 주요 사건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한국 정부가 10년간 벌여 온 6조원대 투자자-국가 간 국제중재(ISDS) 사건 대리 △교육 당국의 지정 취소 처분에 불복한 배재고·세화고 등 다수의 자율형 사립고 대리 △롯데케미칼이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일진머티리얼즈 대리 등이 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