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인터뷰
회계 통합으로 ‘빅5’ 도약 기틀 마련
중대재해처벌법과 ESG 자문 등 신시장서 두각
이규철 법무법인 대륙아주(이하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이러한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은 IRA·FS 규제에 따라 공급망·자금 조달 방식 등 요구될 것으로 예상되는 소명 자료를 구비하고 향후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즉각적인 법률 자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륙아주는 2022년 5월 한국 대형 로펌 최초로 미국 워싱턴 D.C.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했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와 EU의 정책 진행 동향을 실시간으로 살피며 각종 규제에 신속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1993년 서울서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고등법원 행정부, 대법원 재판연구관, 원주지원장 등을 거쳤다. 2010년부터 대륙아주에서 각종 조세 사건을 도맡았고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특별검사팀에 합류했다. 수사 기간 내내 ‘특검팀의 입’으로 활약하다가 2018년 다시 대륙아주로 복귀해 5년째 경영총괄대표로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간 한국 대형 로펌 사이에서 미국 사무소 설립은 비용이 많이 드는데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대표는 ‘중요한 곳이지만 왜 다들 사무소를 설립하지 않았을까’란 물음부터 시작했다. 비용‧인력‧송무 외 수익 모델 등이 키워드였다.
그는 “2년간 임대료 등 비용을 고려하며 위치 선정에 신중을 기했고 한‧미 간 관계 등 국제 정세를 살폈다. 미 국무 관련 전문위원 등 한국계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새로운 수익 모델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워싱턴 연락사무소·기업리스크자문팀(RMG) 등을 기반으로 업무 영역과 고객층을 다변화하는 한편 조세·금융 자본 시장 대응 등 업무도 적극적으로 인력을 보강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륙아주의 워싱턴 D.C. 연락사무소는 △한·미 간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서비스 제공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나 현지 오퍼레이션에 필요한 다양한 형태의 자문 △방산·보안 등 미국 시장에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및 서비스 제공 등의 업무를 제공한다.
“준비가 끝났다.” 이 대표는 대륙아주에 대해 이처럼 자평했다. 우선 대륙과 아주의 회계 통합을 마무리했다. 2009년 물리적 결합 작업에 이어 2022년 화학적 결합까지 완전 통합을 이룬 셈이다.
또 전담 조직을 꾸리며 전사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21년 11월 한국 대형 로펌 최초로 의결권 자문사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아주기업경영연구소’를 출범했고 2022년 3월 ‘미래노사경영연구소’를 발족해 종합 노동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22년 8월에는 기존 조세 업무를 확장해 조세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세범죄합동수사대응팀’을 신설, 종합 조세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2022년 화두였던 중대재해처벌법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자문에선 이미 큰 활약을 보였다. 이 대표는 “한국 1‧2위 로펌을 제치고 인천항만공사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컨설팅 대상 기관에 선정되는 등 공기업‧공공 기관 컨설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엔 중소기업에 특화된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인증제’를 개발해 원청이 협력 업체의 안전 보건 관리 체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대륙아주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이 대표는 “현상 유지는 퇴보를 의미한다”며 “통합 시너지를 폭발시켜 ‘다음 단계로 진입(to the next level)’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 미국 사무소, 의결권 자문사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이 빅5와 경쟁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3년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며 “2023년은 대륙아주가 ‘빅5’ 로펌으로 도약을 시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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