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로펌에서 돋보인 '핵심 변호사' 13인[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기업 송무 부문에서 4명 선정…기업 자문·형사·공법 부문에서 각각 3명 선정

[스페셜 리포트 : 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한경비즈니스는 2010년부터 매년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변호사’ 조사를 진행해 왔다. 로펌과 함께 업무를 진행하는 사내 변호사들과 주요 대기업 법무팀에 설문지를 돌려 가장 뛰어난 역량을 가진 로펌과 변호사가 누구인지 물었다. 로펌의 실수요자인 이들이 직접 로펌의 경쟁력을 평가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2022년에도 한경비즈니스는 한국사내변호사회와 공동으로 ‘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를 선정했다. 이번 조사는 이전과 다르게 평가를 진행했다. 대형 로펌들을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랐다. 그래서 6개의 대형 로펌을 ‘밴드A’로 분류했다. 6개의 대형 로펌은 모두 500명 이상의 변호사를 보유했고 매출이 2000억원 이상인 로펌들이다. 그리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로펌들을 ‘밴드B’로 나눠 각각 전문성을 평가했다. 베스트 변호사 역시 밴드A와 밴드B로 나눠 선정했다.

이 같은 분류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향후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수정할 계획이다.

다만 서비스 부문 평가는 각각의 로펌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를 알아보는 평가인 만큼 밴드 구분 없이 전체 로펌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총 2145명의 사내 변호사와 법무팀 담당자들이 이번 설문에 응답했다. 그 결과 밴드A에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1위를 차지했고 밴드B에서는 법무법인 지평이 1위에 올랐다. 서비스 부문 평가에서는 법무법인 율촌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총 55명의 부문별 베스트 변호사도 뽑았다.

매출 2000억원 이상의 대형 로펌 못지않게 중소형 로펌 변호사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대형 로펌에 근접해 있는 지평, 급성장한 대륙아주를 비롯해 남산·동인·덴톤스리·위어드바이스·바른·화현·가온 등 다양한 중소 로펌에서 2022년 좋은 성과를 내 ‘베스트 변호사’에 선정된 13명(부문별 가나다 순)을 소개한다.

기업 송무 부문 ‘박필수·신재영·양동운·정원’ 선정

송무 부문에서 베스트 변호사에 선정된 박필수 동인 변호사는 2022년 골프장 소유자를 대리해 골프장과 골프존 간 부정 경쟁 행위로 인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소송 결과 골프 코스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돼야 한다는 점과 부정경쟁방지법에 새로 도입된 보충적 일반 조항의 의미를 밝힌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판결을 이끌어 냈다. 또 부동산 신탁 회사를 대리해 신탁 종료 등에 따른 하자 담보 책임의 면책적 승계에 관한 소송, 더트리니 호텔 관련 수분양자 등과의 분양 대금 내지 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 소송, 지역주택조합 조합원들이 제기한 조합원 분담금 등의 반환 청구 소송 등을 수행했다.

신재영 대륙아주 변호사는 2022년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발전소 건설·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EPC 총액 입찰 계약에서의 계약 금액 조정 범위, 어업 손실 보상,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적인 변화에 따른 계약 불이행, 설비 하자를 이유로 한 손해 배상, 환경권 침해를 이유로 한 손해 배상 등)을 담당했다. 개발 사업 관련 합작 투자 계약서상 투자자 권리 의무 관련 분쟁 등에서 계약 문서에 대한 세밀한 검토, 관련 법령에 대한 철저한 분석, 설비 및 업계 관행에 대한 검토를 토대로 고객과 소통했고 최적의 성과를 도출했다는 점을 높게 평받았다.

양동운 남산 변호사는 인수·합병(M&A)과 금융 업무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법무와 소송을 분석적으로 수행해 베스트 변호사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폐기물 처리 회사, 전기차 관련 회사, 에너지 회사 M&A, 광고 회사의 M&A 진행 중 발생한 계약 분쟁 관련 처리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국내 회사 대금 채권 회수 상계 위한 외국변호사와 협업 △차입금 상환 문제 해결 위한 페리호 선박 금융 연장 거래 업무 △정보통신 사업과 관련된 거래 구조 분석 및 세무·공정거래법상 쟁점에 대한 의견 제시 △냉동 컨테이너 하자로 인한 해운사·창고업자 상대 냉동 제품 손상 청구 관련 법률 업무 등이 주요 성과다.

정원 지평 변호사는 도시 개발 사업, 임대 주택 개발 사업 등 부동산 개발 사업에 관한 초기 자문 단계에서 도시 계획, 공법적 규제 사항을 검토해 최선의 사업 구도를 도출했다. 천안대흥4구역 재개발 사업의 정상적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상고심을 맡아 6개월 만에 조합설립인가처분에 하자가 없다는 파기 환송 판결을 받았고 도시정비법 위반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은 주택재개발사업조합장의 도시정비법 위반죄 사건에서 파기 환송 판결을 받기도 했다.

기업 자문 부문 ‘김경·김남훈·김용문’ 선정

기업 자문 부문에서는 김경·김남훈·김용문 변호사가 베스트 변호사에 선정됐다.
김경 대륙아주 변호사는 한국 기업의 다양한 국제 계약 및 쟁송 관련 자문, 아프리카 관련 자문 및 의뢰인의 미국 진출을 위한 미국 워싱턴 사무소 설립 지원 및 미국 법안 관련 자문 등을 진행했다. 특히 운송 기업·제약회사·제조사 등을 대리해 영국·이스라엘·그리스·미국·아프리카 등을 포함한 외국의 기업 또는 정부 기관과의 사업 관련 계약에 대한 자문 및 쟁송 관련 자문도 다수 수행했다. 아프리카 대륙 국가와 관련한 한국 수산물 제조사·제약회사·철도업계 등 다양한 기업들의 수출 업무에 대한 자문, 진행 사업 관련 쟁송에 대한 자문 등을 현지 변호사와 함께 진행했다.

김남훈 위어드바이즈 변호사는 2022년 식권대장 벤디스의 현대이지월 매각 자문, 포스코홀딩스와 정관의 조인트벤처(JV) 설립 자문,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의 오버테이크 투자, 넵튠과 에드엑스의 합병 자문, 컬리의 플래너리 인수, 리디의 디리토 흡수·합병 인수, 무신사의 어바웃블랭크앤코 인수, 보령의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알림타 인수 등을 담당했다. 스타트업 투자 유치 자문도 주요 성과다. 밀당영어의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시리즈 C 투자 유치, 스낵24 위펀의 시리즈 C 투자 유치, 마이리얼트립의 VIG얼터너티브 투자 유치, 두나무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의 시리즈 B 투자 유치 등이 있다.

김용문 덴톤스리 변호사는 노동팀 전문가들과 유기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노동 법률 분야 분쟁 사건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아 베스트 변호사에 선정됐다. 원청의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성 여부와 부당 노동 행위 성립 여부가 문제 되는 주요 노동위원회 사건들과 핵심 인력이 경쟁 업체로 이직한 사안에 관한 영업 비밀 침해 및 전직 금지 가처분 사건을 수행했다. 이 밖에 파견법 위반, 쟁의 시 업무 방해 금지 가처분, 취업 규칙 변경 효력, 상여금의 재직자 조건 효력, 온라인 배송 운전사 노조 활동, 중도 퇴직자의 이연 성과급, 해외 파견자의 수당,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 해고, 노동 형사 책임 등 다수 분쟁 사건을 원활하게 대리했다.

형사 부문 ‘고진원·신경식·장기석’ 선정

형사 부문 베스트 변호사에 오른 고진원 바른 변호사는 2022년 8월 법무법인 바른에 합류했다. 검찰 재직 시절에는 공정 거래 사건을 주로 담당했다. 검찰에서 처음으로 ‘공정거래사범 수사 실무’ 책자를 공동으로 집필한 점 등이 인정돼 공정 거래 분야 수사 전문가에게 부여되는 블루벨트를 획득하기도 했다. 검찰 내 대표적 공정 거래 수사 전문가로 평가받은 이력을 바탕으로 바른 형사그룹에서 공정거래사건 수사 대응 팀장이 됐고 굵직한 주요 사건에서 의뢰인의 권리 보호에 나서고 있으며 SK그룹과 동국제강 등 기업 현장을 찾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준법 경영을 시스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강연 활동을 병행했다.

신경식 변호사는 화현의 대표변호사로 2022년 형사 사건과 기업 자문 업무를 주로 수행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1988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를 시작으로 2015년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퇴직할 때까지 27년간 검찰청과 법무부에서 다양한 사건과 업무를 매우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수행했으며 검찰청 근무 시에는 기업 범죄, 부동산, 금융, 공정 거래 조세 관련 범죄, 외환 관련 범죄 등을 담당했다.

장기석 지평 변호사는 윤리 경영 지침 개정, 반부패 시스템 구축, 합법적인 회계 처리 관련 자문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형사 부문 베스트 변호사에 선정됐다. 준법 경영 분야를 자문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투명한 내부 고발 시스템 운영 필요성을 느껴 로펌이 기업으로부터 내부 고발 시스템 전체를 위탁받아 내부 고발 접수 단계부터 내부 조사 진행 및 솔루션 제공 단계에 이르는 ‘원스톱 온라인 내부 고발 시스템(일명 ‘소통 핫라인’)을 개발했다. 장 변호사는 해당 시스템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직장 내 성희롱, 불법 금품 수수, 열악한 노동 환경 등에 관한 다수의 제보를 접수한 이후 실태를 조사하는 내부 조사 업무를 수행했다.

공법 부문 ‘강남규·박성철·조관행’ 선정

공법 부문 베스트 변호사는 강남규 박성철 조관행 변호사다.
강남규 가온 변호사는 기업 오너와 고액 자산가들에게 자산승계는 물론 이혼, 가족 주주 간 경영권 분쟁 등을 포함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2022년 하반기에는 부가세와 관련된 애플의 과다 수수료 징수에 대해 모바일게임협회를 대리해 3개월 만에 애플의 자진 시정을 이끌어 냈다. 공법 분야에 대한 통섭적 문제 해결 능력과 국제적인 비교 사례 연구 및 전문적인 협상 감각이 돋보이는 이번 성과는 한국 관련 업계에서도 크게 평가받고 있다.

박성철 지평 변호사는 공직선거법상 선거 기간 모임 금지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을 받아냈고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도입 사건에서 정부를 대리해 승소 합헌 결정을 받았다. 대학 입학 전형 헌법 소송에서 서울대 총장을 대리해 승소하기도 했다. 국가 배상 사건에서는 2022년에만 2개의 대법원 파기 환송 승소 판결을 이끌어 냈다. 범죄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배상 책임을 부정했던 항소심 판결을 뒤집어 승소했고 수능 출제 오류 사건에서 정부를 대리해 항소심을 깨며 책임을 면하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 뛰어난 성과로 베스트 변호사에 이름을 올렸다.

조관행 대륙아주 변호사는 가락시장 일부 법인들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서울시가 패소한 것을 상고심에서 해당 규칙이 불합리한 차별에 속하지 않고 평등권을 침해하지도 않았다고 파기 환송(의뢰인 승소)을 받았다. 또한 특정 건물의 용도를 예식장으로 변경하려는 원고가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교통 영향 평가가 잘못됐다면서 허가를 구하는 취지의 행정 소송에서 입주민들을 대리해 강남구청장의 처분이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을 받기도 했다. 충주시에 대규모 양계장, 고철 처리 시설을 신설하려는 사업자가 제기한 행정 소송에서는 인근 지역 주민들을 대리해 환경 보호와 주민들의 생활권을 위해 그 설치를 막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