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율촌 대표변호사 인터뷰
“질적 성장에 포인트 맞춰…즐겁고 행복한 회사 만들 것”

[스페셜 리포트 : 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강석훈 율촌 대표변호사 약력 : 서울대 법대. 사법연수원 19기. 서울대 법과대학원. 미국 조지타운대 로스쿨.  1990년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2002년 서울고등법원 판사. 2003년 대법원 재판연구원. 2005년 대법원 재판연구원(부장판사). 2007년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 2007년 법무법인 율촌.  2019년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현)./서범세 기자
강석훈 율촌 대표변호사 약력 : 서울대 법대. 사법연수원 19기. 서울대 법과대학원. 미국 조지타운대 로스쿨. 1990년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2002년 서울고등법원 판사. 2003년 대법원 재판연구원. 2005년 대법원 재판연구원(부장판사). 2007년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 2007년 법무법인 율촌. 2019년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현)./서범세 기자
“율촌은 로펌업계 후발 주자입니다. 혁신에 더 치열할 수밖에 없죠.”

법무법인 율촌은 6대 로펌 중 출발이 가장 늦다. 하지만 성장은 가팔랐다. 1997년 6명으로 시작한 율촌은 20년 만에 한국 로펌 매출 순위 4위에 올랐다. 임직원은 올해 1000명을 넘어섰다.

강석훈 율촌 대표변호사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던 동력으로 혁신과 공동체 정신을 꼽는다. 그는 “후발 주자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남들보다 한 발 앞서가는 수밖에 없다”며 “산업의 변화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율촌은 올해도 다양한 태스크포스(TF)와 규제대응센터를 운영하며 새로운 산업이나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2022년 4월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확정에 맞춰 ‘새 정부 정책 TF’를 구성해 정책 변화 대응에 나섰고 5월에는 한국 대형 로펌 최초로 ‘개인자산관리센터’를 열었다. 조세·상속·가사 등의 부문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암호화폐·엔터테인먼트·게임 등 단기간에 부를 쌓은 ‘개인’들을 타깃으로 원스톱 서비스를 선보이며 ‘신흥 부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자금 시장 경색으로 부동산과 금융 시장에서 부작용이 터져 나오자 금융 기관 출신 전문위원, 금융 감독 당국 출신의 고문 등 40명으로 구성된 ‘부실자산신속대응TF’도 꾸렸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서도 전문가 60여 명을 투입한 중대재해센터를 세워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강 대표는 판사 출신 변호사다. 1990년 서울남부지법 판사를 시작해 서울고등법원을 거쳐 대법원 재판연구관 조세팀장(부장판사)을 끝으로 2007년 율촌에 합류했다. 강 대표 합류 후 율촌은 ‘조세법 강자’의 자리를 굳혔다. 그는 로펌 경영을 맡기 전 세금 소송에서 가장 많은 수임을 한 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율촌의 성장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해마다 매출에 기복이 없었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매년 평균 8%씩 꾸준히 성장해 왔다.

“율촌에 합류해 가장 궁금한 게 급격한 성장 비결이었습니다. 1990년대 율촌보다 큰 합동 법률 사무소가 상당히 많았지만 다른 법인은 이만큼 성장하지 못했거든요.”

강 대표는 창업자들의 희생이 율촌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로펌의 본질은 동업자 단체라 일이 특정 변호사에게만 몰리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율촌 설립 초기에 창업자인 우창록 명예회장과 윤세리 고문을 보고 오는 일이 대부분이었지만 두 창업자가 솔선수범해 희생하며 율촌의 ‘협업 DNA’를 이끌어 왔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로펌 경영자로서의 고민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2019년 대표 변호사에 오른 그는 2022년 1월 파트너 총회 만장일치로 3년 연임에 성공했다. 임직원 1000명 시대가 열리면서 강 대표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로펌의 조직 경영은 일반 기업보다 어렵습니다. 기업은 위에서 방향을 정해 주지만 동업자 단체인 로펌은 의견을 모으고 의사 결정을 하는 과정이 참 까다롭거든요. 1000명이 넘는 사람의 인사 관리와 재무 관리까지 해야 하는데 변호사는 그렇게 훈련된 사람이 아니어서 첫 임기 3년은 자신감이 부족했습니다.”

둘째 임기에서는 디테일한 경영에 힘쓸 계획이다. 그는 “경영의 95%까지는 어떻게든 할 수 있지만 가장 디테일하고 중요한 마지막 1~2%를 채우는 데는 경험이 필요하다”며 “다음 세대도 후배들이 잘 끌고 갈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2023년은 질적 성장의 해로 정했다. 재무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임직원들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느끼며 일할 수 있는 로펌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