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 깬 파격 인사…중대재해처벌법·ESG·의결권 자문 등 신시장 정조준

[스페셜 리포트 : 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 주요 로펌 핵심 경쟁력]
중대재해자문그룹팀. 왼쪽부터 조재민 변호사, 윤성원 노무사, 임현진 변호사, 김영규 중대재해자문그룹장, 정중근 변호사, 차동언 BD총괄본부장, 김동주 변호사, 김현근 변호사, 정용하 변호사 ,주효정 변호사, 신동수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대륙아주 제공
중대재해자문그룹팀. 왼쪽부터 조재민 변호사, 윤성원 노무사, 임현진 변호사, 김영규 중대재해자문그룹장, 정중근 변호사, 차동언 BD총괄본부장, 김동주 변호사, 김현근 변호사, 정용하 변호사 ,주효정 변호사, 신동수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대륙아주 제공
‘통합’, ‘진취적 조직 운영’, ‘도전과 혁신’, ‘새로운 시장.’ 2022년 법무법인 대륙아주(이하 대륙아주)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비상(飛上) 준비를 마친 대륙아주를 키워드별로 살펴봤다.

우선 통합. 두 기둥인 대륙과 아주가 회계 통합을 이뤘다. 2009년 합병한 지 13년 만에 통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을 조성한 것이다.

다음은 진취적 조직 운영. 대륙아주는 보수적인 로펌업계에 세대교체 신호탄을 던졌다. 한국의 대형 로펌 사상 첫 비(非)서울대 법대 출신의 40대 여성 대표변호사를 뽑았다. 전관 출신‧서울대‧남성 등 기존 관행들을 모두 깬 파격적인 인사였다.

또 전담 조직을 꾸리며 전사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22년 3월 변화하는 노사 관계와 노동 문화의 흐름에 맞춰 노사 상생을 위한 ‘미래노사경영연구소’를 발족, 종합 노동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22년 8월에는 기존 조세 업무를 확장해 조세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세범죄합동수사대응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도전과 혁신’, ‘새로운 시장’ 등 키워드는 대륙아주가 변화에 민감하고 대응 속도는 빠른 로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새로운 시장에서는 아직 로펌들의 순위가 매겨지지 않았다. 대륙아주는 신시장을 정조준해 반전을 꾀했다.

일단 기업의 관심을 모았던 중대재해처벌법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자문에선 성적표가 좋다. 대륙아주는 2021년 중대재해자문그룹과 ESG자문그룹을 발족했다. 중대재해처벌법 대응본부는 실무진의 부담을 덜어주는 전략을 펼쳤다. 260여 개의 점검 항목이 담긴 상세한 체크 리스트를 만들고 현장에서 해당 사항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대응본부가 직접 점검한 후 보완 사항에 대해 해결책까지 모두 제시했다. 대륙아주는 현재 대기업과 공기업을 비롯해 약 50개 기관에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엔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인증제(SCC)를 선보였다. 이 인증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처벌’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맥을 같이한다.

대륙아주 관계자는 “하청 업체의 안전 보건 관리 체계를 제대로 수립하려는 기업 수요가 증가하는 점을 눈여겨봤다. 또 고용노동부가 중대 재해 감축 로드맵에서 제시한 4대 전략 중 ‘위험성 평가’ 대비를 위해 인증제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ESG 분야에선 ESG 규제와 리스크 관리, 책임 투자, ESG 관련 소송 등에 관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공익위원회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청소년 상담소를 운영하거나 연탄 봉사 등 활동을 진행 중이다.

대륙아주는 한국의 대형 로펌 최초로 의결권 자문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22년 공식 업무를 시작한 ‘아주기업경영연구소’는 기관투자가가 의결권 행사를 하는 데 찬반 권고 의견을 제공하는 의결권 자문사다. 최근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주주 활동 지원을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도입했다.

‘열린 기회’, ‘변화와 도약’ 등 경영진의 철학은 해외까지 확장했다. 대륙아주는 2022년 5월 한국의 대형 로펌 최초로 미국 워싱턴D.C.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했다. 한·미 간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업무 발굴을 비롯해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나 현지 오퍼레이션에 필요한 다양한 형태의 자문, 방산·보안 등 미국 시장에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 발굴·서비스 제공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조직 정비와 내부 역량 강화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대륙아주는 세간의 화제가 된 굵직한 사건들을 맡아 성과를 거뒀다. 한국여행업협회의 법률 대리를 맡아 공정거래위원회에 청구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관련 불공정 약관 심사에서 시정 명령 결정을 이끌었다. 국제항공권 판매대리를 둘러싼 불공정한 약관 조항에 대해 범세계적 문제의식이 있었는데 대륙아주가 처음으로 해당 문제의 시정 결정을 이끈 것이다. 빗썸코리아를 상대로 한 ‘전산 장애 피해’ 관련 소송에선 1심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기도 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