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채우기 현상…실적 턴어라운드 종목에 관심 가져야

[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갑작스러운 주가 지수 상승, 이유는[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최근 장세는 전형적인 급작스러운 지수 상승세가 종목별 영향력을 주는 ‘베타 장세’다. 2023년 새해 들어 중국 리오프닝 기대와 달러 하락, 미국 국채 금리 하락 등으로 이머징 시장에 대한 외인들의 순매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영향이다.

베타 장세는 유가증권시장에 대한 외인 매수 수요 급증으로 생겨난다. 이 장세는 펀더멘털 기반의 투자법으로 보기는 힘들다. 단지 안전 자산 대신 위험도가 있는 자산으로 투자 자금이 쏠리는 ‘리스크 온(risk on)’ 현상이다. 선진국 대비 이머징 시장을 선호하는 외인들의 이머징 국가인 한국에 대한 기계적인 매수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종목별 움직임 기준으로는 대형주일수록, 기존 주가가 낮을수록, 쇼트 포지션이 많을수록 큰 상승세를 보인다. 한국의 인덱스 구성 종목 비율대로 그리고 동시다발적인 매수이기 때문에 기존 거래가 많이 일어나 호가가 두꺼운 ‘인기’ 종목보다 호가가 얇은 ‘비인기’ 종목이 더 시장 수익률을 웃돌게 되는 특성이 있다. 올해 들어 이익 모멘텀 팩터(실적 상향 종목군)의 롱 쇼트 투자 성과가 부진한 모습이 관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최근 기관 수급 빈집, 주가 낙폭 과대와 같은 로테이션 장세에 유리한 팩터들은 초강세를 보였다.

중요한 것은 외인 수급의 본질과 그 지속 여부에 대한 것이다. 금리와 달러 하락에 따른 리스크 온 무드 확산과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 관련 외인 매수세가 유가증권시장 외인 수급의 본질로 볼 수 있다. 지역별 펀드 플로를 봤을 때 미국과 인도의 펀드 설정액이 2022년 상반기까지 꾸준히 늘었지만 특히 2022년 4분기부터 중국 위주로 펀드 설정액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결국 최근 한국에 대한 외인의 수급은 중국에 베팅하기 위해 유입된 이머징 시장에 대한 매수라고 판단한다. 또 최근 미국과 중국의 경기 서프라이즈 인덱스 차이가 급격히 벌어진 것을 봤을 때 오히려 중국의 리오프닝 모멘텀이 더 커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최근 달러 인덱스, 미국 금리 등의 하락 가속도가 시계열 기준 상위 1% 안에 드는 수준으로 그 추세 역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지수에 대한 베팅을 일시적으로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 전략일 수 있지만 이러한 베팅을 오래 끌고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베타의 주도권은 철저히 외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외인 매수가 추세적으로 나타나더라도 수급의 유입 강도가 베타 장세를 결정하고 이에 대한 타이밍은 예상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 대신 한국 투자자들은 베타보다 기업별 알파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어 자칫 고베타 종목에 대한 베팅은 선호하는 공을 버리고 좋지 않은 공을 때리는 확률 게임이 돼 버릴 수 있다. 현 시장을 감안한 대안으로는 로테이션 관점에서 2022년 하락 폭이 컸고 4분기 실적이 바닥이 되는 록 보텀(단기 저점)인 종목에 대한 베팅을 꼽을 수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2022 하반기 계량분석·파생상품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