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한화솔루션 비전 선포식에서 김동관(오른쪽에서 둘째) 부회장과 이구영(오른쪽) 큐셀부문 대표. 사진=한화솔루션 제공
2020년 1월 한화솔루션 비전 선포식에서 김동관(오른쪽에서 둘째) 부회장과 이구영(오른쪽) 큐셀부문 대표. 사진=한화솔루션 제공
한화솔루션이 고성장이 예상되는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을 위해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 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조성에 나서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한화솔루션은 2024년까지 미국 조지아 주에 총 3조2000억원을 투자, 잉곳·웨이퍼·셀·모듈 등의 현지 생산을 위한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한다고 1월 10일 밝혔다.

이번 투자 규모는 미국 태양광 에너지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단일 기업이 북미 지역에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별 생산 라인을 모두 갖추는 것은 한화솔루션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각각 연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을 생산하는 공장을 따로 신설하고, 현재 연 생산 능력이 1.7GW인 모듈은 생산라인 추가 증설을 통해 총 8.4GW로 확대한다.

먼저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총 3조원을 투자해 2024년 말 상업 생산을 목표로 각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 생산 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 5단계 가운데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제품을 한 곳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2019년 모듈 양산을 시작한 달튼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1.7GW에서 2023년 말까지 5.1GW로 확대한다. 2023년 상반기 중 1.4GW 규모 생산 라인 증설을 끝내고 연말까지 2GW의 생산 능력을 추가로 늘린다.

한화솔루션이 2024년 말 달튼 공장과 카터스빌 공장의 신증설을 완료하면 현지 모듈 생산 능력이 총 8.4GW로 늘어난다. 8.4GW는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만드는 태양광 업체 생산 능력으로는 북미 최대 규모로, 미국 가구 기준 약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다.

2024년부터 솔라 허브 가동이 본격화하면 한화솔루션은 북미 지역에서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부터 완제품인 모듈까지 5단계 밸류체인 생산 라인을 모두 갖춘 유일한 기업이 된다. 회사 측은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메이드 인 아메리카' 태양광 제품 판매를 통해 현지 시장 1위 자리를 더욱 탄탄히 굳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산업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IRA에 대한 효과적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IRA가 본격 발효된 2023년부터 현지에서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세액 공제를 포함한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밸류체인별 생산 라인을 한군데 모음으로써 물류비 절감과 운영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태양광 투자 계획을 백악관 성명을 통해 반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1월 11일(현지 시간) "미국 역사상 최대의 태양광 투자를 하겠다는 오늘 한화 큐셀의 발표는 조지아주 노동자 가족과 미국 경제에 대형호재"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화솔루션의 이번 투자가 자신의 경제 계획과 IRA의 직접적인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는 한화솔루션의 이번 투자와 관련해 IRA의 최대 수혜를 입게 됐다고 분석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IRA 법안으로 한화솔루션은 생산 세액 공제(AMPC)를 적용받을 것”이라며 “2026년 설비 완공 후 풀 캐파 생산 시 1조원의 세액 공제 혜택이 기대되며 현재 가동 중인 설비를 고려해 향후 10년간 누적 8조원의 세제 혜택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