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초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에 로봇주 들썩

레인보우로보틱스 '휴보'.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휴보'.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장기 구조적 성장 산업인 로봇 산업에 관심이 쏟아지며 ‘로봇주’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새해부터 삼성전자가 로봇 투자를 확대하면서 로봇주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시가총액 1조원대 로봇주도 등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로봇 개발사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 1월 20일 장중 한 때 6만7900원까지 오르며 이틀 만에 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달 초 삼성전자로부터의 560억원 규모 투자가 결정된 뒤로 3일부터 지난 20일까지 14거래일 동안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마감했다. 이 기간 레인보우로보틱스는 3만2600원에서 6만7100원(20일 종가 기준)으로 105.8% 올랐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1조2736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로봇주 가운데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코스닥 상장사 기준 28위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이족보행 로봇인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KAIST) 연구팀이 세운 기업이다. 지난 2021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강세에 다른 로봇주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1월 20일 기준으로 뉴로메카, 에스피지, 로보티즈 등이 오름세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비롯한 로봇주의 강세는 삼성전자의 투자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시작됐다. 앞서 지난 3일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총 589억8208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3%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첫 번째 로봇이자 노인들의 운동을 돕는 시니어케어 로봇인 ‘EX1’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로봇시장은 경기 침체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시장 규모는 2022년 360억달러(약 44조5000억원)에서 2025년 530억달러(약 65조6000억원)로 연평균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먼 미래 이야기라고?” 시총 1조원대 로봇주 탄생
삼성전자와 LG, 현대차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로봇을 점찍었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협력을 통해 로봇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앞서 2021년 8월 로봇과 인공지능을 포함한 미래 신사업 분야에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단일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후 삼성전자는 2020년 로보사업화 태스크포스(TF) 신설했으며, 로봇사업팀으로 이를 격상했다.

LG전자는 일찍부터 신성장 동력으로 로봇을 선점하고 2020년 연말 조직 개편에서 로봇사업센터를 4개사업부문 중 하나인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 내 로봇사업담당으로 재편해 이관했다. 로봇·AI 등 미래 기술을 담당하는 부서가 바로 BS사업부다. 전장과 함께 LG의 미래 사업의 또 다른 축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 역시 2018년부터 AI와 로봇 분야를 5대 미래 혁신 성장 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고 그룹 차원에서 로봇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21년 6월 미국의 로봇 전문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족, 4족 보행 로봇은 물론 물류 로봇 등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의 미래를 암시하는 새로운 동작 영상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아틀라스 감을 잡다’(Atlas Gets a Grip)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아틀라스는 작업 도구 상자를 들고 계단을 뛰어 올라가 목표 위치에 던지고 내려 놓는 능력 등을 거침없이 빠른 속도로 보여준다. 실제 작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동작 능력을 보여준 셈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감을 잡다' 동영상

김종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초 로봇 주도 테마의 탄생을 예고하며 “국내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3738만명에서 2070년 1737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산업용 로봇이 각광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국내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시작됨에 따라 산업용 로봇 판매 대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