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개의 정보 한 번에 보여주는 검색 서비스…챗GPT의 답은 ‘정답’인지 알 수가 없어

[스페셜 리포트 : 챗GPT 쇼크]
챗GPT와 구글·네이버, 무엇이 다른가 [챗GPT의 모든 것]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후 구글이 ‘코드 레드’를 발동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빙 검색에 챗GPT를 통합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어떤 이들은 구글 검색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한다. ‘똑똑한’ 챗봇 서비스가 검색 서비스를 대신하거나 상당한 수준으로 그 영역을 차지할 수 있을까.

챗GPT와 구글 검색

구글은 미션에 대해 ‘구글의 목표는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해 누구나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표방한다. 검색 서비스에 대해서는 ‘구글은 사용자에게 가장 관련성이 높고 유용한 정보를 표시하기 위해 웹과 기타 소스를 꾸준히 매핑합니다’, ‘구글은 다양한 방식 중 사용자가 찾고 있는 정보의 유형에 가장 유용한 방식으로 결과를 표시합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검색 서비스는 인간이 생성한 수 많은 정보와 지식 중에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것을 가장 유용한 방식으로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오픈AI는 ‘챗GPT는 대화를 위한 언어 모델 최적화’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는 대화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는 챗GPT라는 모델을 훈련했습니다. 대화 형식을 통해 챗GPT는 후속 질문에 답하고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된 전제에 이의를 제기하고 부적절한 요청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명확히 대화형 인공지능(AI)이지 검색 서비스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구글 검색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새로운 플레이어가 기존 거인을 무너뜨리려면 뭔가 기존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 소수가 열광하는 기능과 서비스에서 출발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기존 구글 또는 네이버에서 만족하지 못한 점을 챗GPT가 구현하는 것은 무엇일까. 크롬에서 챗GPT를 확장해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몇 주 동안 두 개의 결과를 비교해 봤다.1. 정답을 알려주는 검색 서비스?우리가 어떤 검색을 할 때 단지 하나의 대답을 원하는 것일까. 예를 들어 ‘루마니아의 수도는 어디지’라고 검색할 때 우리는 ‘부쿠레슈티’라는 답만 원하는 것보다 그에 관련한 여러 정보를 원하는 경우가 더 많다.
챗GPT와 구글·네이버, 무엇이 다른가 [챗GPT의 모든 것]
위 그림은 크롬에서 검색한 결과다. 검색은 다양한 정보 중에 자신에게 가장 관련성이 있고 유용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아마존이나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가 사용자가 하는 질문에 간단히 대답하는 것에 대해 열광했지만 하나의 ‘정답’을 알려주는 서비스는 사랑 받지 못했다. 알렉사 부문이 1년에 10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구글 어시스턴트도 사업 전략을 재검토한다는 것이 그런 소비자의 반응에서 나왔다고 본다. 처음에는 이를 통해 광고도 가능하고 쇼핑이 이뤄질 것이라고 봤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그렇게 반응하지 않았다. 2. 검색의 결과를 어떻게 믿을 것인가?
챗GPT와 구글·네이버, 무엇이 다른가 [챗GPT의 모든 것]
예를 들어 “전구를 발명한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물으면 구글에서는 다양한 정보를 그 정보 소스와 함께 보여주지만 챗GPT는 단지 토머스 에디슨이라고 대답한다.

우리는 하나의 사실에 대해서도 여러 다른 정보가 있고 때로는 이를 통해 보다 깊이 있고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웹사이트에 있는 추가 정보와 참고 자료를 통해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기도 한다.

챗GPT가 생성하는 대답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어디에서 나온 사실인지 현재는 알기 어렵다.
이탈리아의 철학자 움베르토 에코는 “우리가 키워야 하는 능력은 다양한 검색 결과를 비교하면서 어느 것이 좀 더 진리에 가까운지, 어느 것이 보다 사실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챗봇이 알려주는 정보가 무엇을 기반으로 했는지에 대한 제시가 없다면 우리는 늘 그 대답에 대해 신뢰할 수 있을지 다시 확인해 봐야 한다.

물론 챗GPT가 그런 대답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또는 믿을 수 있는 레퍼런스가 무엇인지를 추가적으로 질문하면 알아낼 수는 있지만 여전히 자신의 대답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지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여러 경우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그 이유를 명확히 알거나 사전에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를 검색에 바로 사용하기는 위험하다는 것이 구글의 방침이다. “기업의 평판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구글 내부 메모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3. 실시간 정보 검색은 아직?교통 상황, 여행 루트, 식당의 메뉴 등등에 대한 질문에서 구글은 언제나 현재 자기 위치를 기준으로 여러 가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챗GPT는 일단 자기 장소를 알려 줘야 하고 자신은 실시간 정보를 알고 있지 못하다고 대답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구글 검색을 사용하는 여러 경우는 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찾기 위해서인데 챗GPT는 아직 이런 준비가 돼 있지 못하다. 물론 이는 학습의 문제이기도 하고 결국 검색 엔진과의 연계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만 누가 주가 되고 누가 보조가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정보의 검색은 단지 웹사이트 크롤링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 각종 정보의 관계에 대한 지식 그래프 등이 같이 있어야 좀 더 의미 있고 충실한 정보 검색이 가능하다. 이는 빙도 부족하고 챗GPT도 부족하다. 4. 채팅을 통한 검색이 수익 모델을 가질 수 있을까우리는 검색을 무료로 사용하고 우리의 행동과 관심을 제공해 광고를 보며 기업은 이를 통해 자신의 비즈니스를 유지 또는 강화한다. 챗봇이 어떤 광고성 정보를 제공하는 순간 신뢰성은 무너질 것이다. 아마존의 에코에서 알렉사가 권하는 물건을 통해 광고성 대화를 유도했지만 결과는 실패했다. 특히 공정성 문제로 큰 시빗거리가 될 것이다.

구글의 제프 딘 AI 책임자는 최근 메모에서 “구글이 더 훌륭한 챗봇 엔진을 갖고 있지만 아직 검색에 활용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이 광고 모델에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금 선보이는 유료 사용 모델은 잠시 테스팅이라고 생각하고 아마 다른 서비스에 API를 제공하며 그를 통한 수익 추구가 더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검색 서비스가 아니라 어시스턴트 서비스일 가능성이 높다.

영화 ‘스타트렉’을 보면 전체를 총괄하는 컴퓨터도 있고 유니버설 트랜스레이터도 있고 데이터 안드로이드도 있다. 대화형 언어 모델로 만들었다는 녀석을 만능 서비스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라고 본다.

한상기(공학박사) 테크프론티어 대표 겸 과학기술 전문 서점 ‘책과얽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