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디, 플래그십 오픈…인근에 키톤·반클리프 모두 최근에 플래그십 열어

펜디가 청담동 명품거리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사진=펜디)
펜디가 청담동 명품거리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사진=펜디)
며칠 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가 한국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청담동 명품 거리 한쪽을 차지했고요, 건물 이름은 '팔라초 펜디 서울'로 지었습니다. 팔라초는 귀족들이 사는 저택 또는 궁전이라는 뜻입니다. 서울에 있는 펜디 궁전이라는 의미지요.

매장은 이름처럼 화려합니다. 외관에 보이는 16m 높이의 LED 아치가 있는데, 밤에 보면 굉장히 멋집니다.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펜디 본사 '팔라초 델타 치빌타 이탈리아나'를 연상시키기 위한 의도도 담겨있습니다. 본사 건물과 유사한 디자인을 일부 적용해 1925년 로마에서 시작된 펜디의 정체성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규모도 꽤 큽니다. 4층 규모에 면적은 715㎡. 여성·남성복은 물론 액세서리, 가죽제품, 홈 액세서리 등 대부분을 선보입니다.

플래그십은 일반 매장과 다릅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목적으로, 명품이 이 시장에 얼마나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고 싶은지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결국, 돈이 안 되면 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한국에 플래그십 매장을 여는 것이 유행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펜디 맞은 편에 있는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플래그십 매장 역시 지난해 5월에 오픈한 공간이거든요.

그러자 그 근처에 먼저 자리 잡은 까르띠에가 경쟁사 움직임을 견제라도 하듯이 지난해 11월 리뉴얼한 매장을 오픈했고요. 이외에도 지난해 돌체앤가바나(2월), 생로랑(3월), 디올(5월, 성수동), 키톤(11월) 등을 포함해 여러 명품들이 한국에 플래그십을 열었습니다. 이들보다 먼저 구찌(2021년 5월)가 이태원에 자리 잡기도 했지요.

갑자기 한국이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도 된 걸까요? 네. 한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어마어마합니다.

미국의 최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1만원)로 집계됐습니다. 미국(280달러), 중국(55달러) 등과 비교하면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명품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 최대 명품 소비국입니다. 지난해 한국인의 명품 구입액은 168억달러(약 21조원)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가 확산되면서 명품 시장이 수혜를 입은 영향도 있겠지요.

이제 한국은 명품들의 꿈의 무대가 됐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명품 소비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은 오픈런(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오픈과 동시에 매장으로 달려가는 행위), 노숙런(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인근에 텐트를 설치하고 밤새 대기하는 행위) 등이 브랜드 이미지를 망친다고 투덜대도, 아마 속으로는 웃고 있었을 겁니다.
[최수진의 패션채널] 명품들 꿈의 무대 된 한국…치열해지는 청담동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