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고액 기부자 30인, 1조9699억원 기부
학술·장학, 사회복지, 의료 분야 몰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2일 경남 양산의 통도사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찾았다. 2021.11.3. / 사진 = 연합뉴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2일 경남 양산의 통도사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찾았다. 2021.11.3. / 사진 = 연합뉴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2021년 가장 많은 개인 기부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한국가이드스타가 발표한 '2022 개인 고액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홍 전 관장은 2021년 개인 기부자 중 가장 많은 1조1억원의 기부금을 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7000억원, 소아암 및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치료를 위해 서울대병원에 3000억원을 기부했다.

2위는 한미약품 송영숙 회장과 3인의 자녀다. 가현문화재단에 약 2000억원의 주식과 8억원의 토지를 기부했다. 현재 가현문화재단이 소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은 공익법인 총자산가액의 75.78%에 달한다.

이들은 임성기 재단에도 약 298억원(송영숙 회장)과 약 278억원(임종윤, 임주현, 임종훈씨) 상당의 현금, 토지, 건물, 주식 출자지분을 기부했다. 임성기재단이 소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등이 총 자산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4.12%이다.

3위를 차지한 구본준 LX홀딩스 대표이사는 약 2050억원 중 LG연암문화재단에 1077억원의 주식을 기부했다. LG연암문화재단의 특수 관계 법인 주식 비율은 44.93%로 증가했다. LG상록재단, LG복지재단도 비슷한 규모의 특수 관계 법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고액 기부자 중 절반 이상이 특수 관계 법인(52개 중 28개)에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벤처 창업자 출신 CEO의 기부는 달랐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의 총 기부금은 220억원으로 전국재해구호협회, 사회공동모금회를 비롯해 자신이 태어난 완도군 소재 장학회, 한베문화교류센터, 희망의 망고나무 등 중소규모 비영리 법인에도 기부금을 전달했다.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운동) 기부자 명단에 오른 카카오 김범수 센터장의 기부금은 90억원으로 직접 재단을 설립, 중소규모 비영리 법인을 선정해 기부금을 배분하고 있다.

한편, 상위 기부자가 기부처로 선택한 공익법인은 51곳으로 학술장학 분야의 비중이 29%(15곳)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포괄적인 공익사업이 해당되는 기타 분야가 18%(9곳), 사회복지와 의료 분야가 16%(8곳)로 집계됐다.

홍라희 전 관장의 1조원 기부를 제외하면 상위 기부자들은 문화예술 분야의 특수관계법인에 약 5272억원, 학술장학 분야 법인에 약 1765억원의 기부금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이드스타는 "2022년도 국세청 공시 공익법인 결산서류 중 당해 출연내역 기준, 동명이인 확인을 위해 특수관계법인이거나 언론보도 된 경우만을 이번 명단 공개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고액 기부자 30인 명단. / 사진 제공=한국가이드스타
개인 고액 기부자 30인 명단. / 사진 제공=한국가이드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