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기업 미래 전략- 조정훈 신한금융지주 ESG본부장

[ESG 리뷰]
사진=김기남 기자
사진=김기남 기자
신한금융그룹은 금융권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SG전략위원회 신설, 기후 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협의체(TCFD) 지지 선언, 유엔 환경 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 책임 은행 원칙(PRB) 가입, 그룹 ESG 전략인 ‘제로 카본 드라이브’ 선언 등 다양한 최초 기록을 써 내려가며 지속 가능 경영을 추진해 왔다.

신한금융은 ESG 업무를 2018년부터 전략 부문에서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존 ESG기획팀에서 ESG본부로 새롭게 출범, 전 그룹사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ESG본부를 이끄는 조정훈 신한금융지주 ESG본부장(그룹·은행 ESG본부장)은 사내에서 손꼽히는 글로벌 전문가로, 지난해 ESG본부 신설과 함께 신한지주와 신한은행의 ESG본부장에 선임됐다.

지난 1월 27일 한경ESG와 만난 조정훈 본부장은 “‘ESG 실행의 원년’을 지나 ‘ESG 실행력 강화’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한은 금융회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인 ‘전환 금융’을 통해 기업이 ESG 경영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ESG본부가 지난해 만들어졌죠. 배경은 무엇입니까.

“2022년 7월 ESG본부가 만들어지고 인원도 기존 10명에서 약 40명으로 늘었습니다. ESG본부로 확대하고 인원도 늘린 것은 전 그룹 차원에서 ESG 경영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환경(E)뿐만 아니라 사회(S) 부문을 아우르는 ESG 경영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연초 신한장학재단·신한금융희망재단 등 업무를 수행하던 사회 공헌 파트가 본부에 들어왔습니다. 이 밖에 본부를 통해 그룹 내 흩어진 ESG 관련 업무를 통합 수행하고 있습니다.”

- 신한금융은 특이하게 CSSO라는 자리가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직책인데 어떤 역할을 합니까.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장(CSSO)은 그룹의 전략과 지속 가능 경영을 담당하는 임원입니다. 다른 곳은 지속 가능 경영 부문을 홍보나 기업홍보(IR) 등에서 담당하는 곳이 많습니다. 일본계나 외국계는 별도의 독립 부문으로 존재하는 등 형태가 다양합니다. 신한금융은 전 그룹의 전략과 연계해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CSSO 산하에 ESG본부가 있고 은행에서는 경영기획그룹장 아래 ESG본부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그룹사에 CSSO가 있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겸직하는 곳도 있습니다. C레벨에서 ESG를 담당하도록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이 중요한 대목입니다.”

- 이번에 차기 금융지주 회장이 내정됐습니다. ESG와 관련해 특별히 주문한 것이 있나요.

“3월 말 주주 총회를 거쳐 취임할 예정으로, 아직 공식적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회장 내정자로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최우선 과제로 크게 2가지 키워드를 이야기했습니다. 고객 신뢰 회복 그리고 지속 가능 경영입니다. 진옥동 회장 내정자는 은행에 있을 때 고객 중심을 표방하면서 취약 계층 지원에 힘을 쏟았습니다. 회장에 취임하면 현재 조용병 회장의 적극적인 ESG 경영을 이어 받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리더십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한용구 신한은행장의 5대 취임사 키워드 중 하나가 ESG 실천 강화입니다. 조용병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자(CEO)들이 지속 가능 경영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실천하는 상황이고 조직 개편과 본부 확대도 그런 선상에서 진행된 일입니다. 새로운 리더십에서도 진정성 기반의 구체적 ESG 실천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신한은행의 혁신 비금융 서비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를 인상 깊게 봤습니다. ‘포용 금융’으로 설명하던데, 어떤 의미가 있나요.

“‘땡겨요’는 이용자인 고객과 가맹점인 소상공인 그리고 배달 라이더까지 플랫폼 참여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상생 배달 앱입니다. 고객에게는 기존 배달 플랫폼보다 좀 더 저렴하고 배달 라이더에게는 더 많은 혜택을 주게 됩니다. 금융업 종사자로서 지역 발전과 상생에 기여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사업입니다. 금융회사가 기존에 해 온 방식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통해 기여하고 또 디지털과 접목해 혁신한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말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29회 기업혁신대상’ 시상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이러한 포용 금융 노력을 많이 했고 앞으로도 ESG 경영 활동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가 여러 명이고 독립적 이사회 중심 경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한의 ESG 추진 체계는 톱다운 체계와 보텀업의 조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한지주는 한국 금융사 최초로 2015년 ESG전략위원회를 신설했습니다. 이사회 내 위원회가 올해로 9년 차로 ESG에 대한 기대 수준과 실행 수준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어요. 이후 모든 그룹사 CEO가 참여하는 ESG 추진위원회와 계열사 CSSO들이 모인 그룹 ESG CSSO협의회의 톱다운 협의체가 자연스럽게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2021년부터 계열사의 자발적 움직임이 본격화돼 2022년에는 은행·카드·증권·라이프 등 주요 계열사들이 이사회 내 위원회, 임원 회의체 등을 자발적으로 신설해 보텀업 체계를 완성했습니다.”

- 최근 사외이사들이 특별히 강조하거나 주문하는 것이 있습니까.

“ESG 공시 대응, 금융 배출량 감소,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등을 많이 주문합니다. ESG 공시는 자발적 공시에서 점차 의무화되는 추세여서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거죠. 이와 관련해 ESG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또 금융 배출량과 관련해 지난해 한국 최초이자 글로벌에서도 유례없는 사례로, 탄소회계금융협회(PCAF) 기반의 금융 자산 탄소 배출량 조회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과학 기반 탄소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 목표 대비 자산별·업종별 금융 배출량은 물론 고객별 금융 배출량과 변동 추이를 심사 파트부터 영업단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지난해 11월 SBTi 글로벌 승인을 완료했습니다. 이와 함께 금융그룹 최초로 자체적 ESG 평가 모형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어요. ‘신한 ESG 평가 모형’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모델로, 먼저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활용 중입니다. 또 핵심 성과 지표(KPI)를 각 그룹사에 적용하고 있죠. 금융 배출량과 자체 탄소 배출량 감축 노력, 친환경 금융이나 전환 금융을 위한 노력 등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고 있어요.”

- 그룹 CEO 평가에 ESG를 반영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입니까.

“CEO 전략 과제 중 ESG 평가 비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그룹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규모에 따라 3~12% 반영하고 지주 회장은 전략 과제에서 15%를 적용하고 있죠.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는 좀 더 확대해 그룹사 평가 비율도 그룹 CEO 수준으로 높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신한금융은 2대 주주가 블랙록입니다. 블랙록에서는 최근 어떠한 요구를 하고 있습니까.

“블랙록을 비롯한 투자자들과 지속적으로 실적 발표나 정기적 면담을 통해 진행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조용병 회장이 IR팀과 함께 싱가포르에서 ‘코퍼레이트 데이(Corporate Day)’를 열고 블랙록을 비롯한 이해관계인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ESG가 워싱이 아니라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고 특히 우리의 자발적 공시 리포트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줬습니다. TCFD 보고서를 내고 금융 배출량 측정 시스템을 만들어 공시하는 부분에 대해 글로벌 금융회사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부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최근 월가에서 생물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신한금융에서도 이에 대응하고 있습니까.

“UNEP FI에서도 올해의 새로운 어젠다로 다양성, 특히 생물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이니셔티브들의 기후 변화에 대한 담론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탄소 중립에 이어 생물 다양성이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신한금융도 2022년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협의체(TNFD)와 생물다양성 회계금융 파트너십(PBAF)에 가입하고 관련 파일럿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신한금융은 특히 ESG와 관련해 글로벌 이니셔티브 활동을 많이 하는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얻는 이점은 무엇입니까.

“신한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의 단순한 가입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 대표 멤버, 이니셔티브 설립 멤버 등으로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19년 책임은행원칙(UN PRB) 설립을 위해 코어 멤버 30개사 중 하나로 활동하며 원칙(principles)을 함께 수립한 바 있습니다. 2020년에는 UNEP FI의 글로벌운영위원회(GSC) 아시아·태평양 뱅킹 부문 대표에 선정돼 매년 5회 이상 이사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2021년 넷제로은행연합(NZBA) 창립 멤버로 참여하고 UNEP FI의 리더십위원회(LC) 아시아 유일 멤버에 선정돼 활동 중입니다. 글로벌 금융회사를 지향하는 우리는 선도적 이니셔티브에 동참하면서 ESG 쪽에서 글로벌 금융회사와 대등하게 노력하는 부분이 보이고 진정성 있게 실행한다면 오히려 리드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또 이니셔티브를 통해 ESG 경영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예로, TCFD는 신한금융이 한국 최초로 지지 선언을 했습니다. 막상 가입하고 보니 책임감이 무거워져 2018년 ESG 보고서부터 TCFD에 맞춰 3페이지 분량의 리포트를 발간하기, TCFD 권고안을 분석해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금융 배출량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고 2020년 동아시아 최초로 ‘제로 카본 드라이브’ 탄소 중립 선언을 하게 됐습니다.”

- 금융 배출량 측정 시스템이나 ESG 평가 모형, 또 신한ESG 밸류 인덱스 등을 보면 데이터 플랫폼이나 평가 관리 시스템 구축을 선도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후 변화 대응에서 신한금융의 도전은 고탄소 업종을 비롯한 전체 산업의 기업들이 탄소 중립을 추진할 수 있는 체계로 거듭나게 하는 것입니다. 신한은 전환 금융을 통해 기업이 배출량을 줄이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2050년 그룹 내부 탄소 배출과 금융 배출량의 탄소 중립 목표 아래 친환경 금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자산의 탄소 배출량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금융 배출량에서 전환 금융의 효과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초기에는 익스포저(대출 위험도)가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인센티브를 통한 인게이지먼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집약도 평가를 하고 익스포저나 포트폴리오 관리를 해나가야 합니다.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별 금융 배출량과 집약도의 급격한 증가나 편중에 따른 위험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대시보드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 이렇게 만든 시스템이 실제로 어느 정도로 활용되고 있습니까.

“현재까지는 인센티브를 통한 유인책으로 활용되는 상황이고 올해는 더 고도화하고 정교화해 실행력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집약도가 개선되는 기업에는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나아가 금융 배출량을 제대로 감축한다면 신기술 투자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중견기업은 금융 배출량 관리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ESG 컨설팅도 늘리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ESG 컨설팅 셀(Cell)’을 신설해 지난해 4월부터 9개월간 115개사에 ESG 경영을 무료로 지원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 이외에도 대내외 전문화된 연수 등을 통해 ESG 인재 양성과 역량 강화를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 녹색 분류 체계(택소노미)가 시행돼 금융사로서는 더 활용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국제기후채권기구(CBI)의 승인을 받은 기후 채권 5억 달러어치의 채권을 발행한 바 있습니다. 또 8월에는 환경부에서 선정한 외부 기관의 검증을 통해 한국 최초의 한국형 녹색 분류 체계(K-taxonomy)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녹색 채권 1000억원어치를 발행했습니다. 녹색 금융은 개인 고객 대상으로 ‘아름다운 용기 예·적금’ 같은 친환경 인게이지먼트 상품을 운영 중이고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친환경 정책 금융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 ESG를 전사적으로 전개하려면 ESG 인재를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재 육성 방안은 무엇입니까.

“은행 내부의 ESG 인재 풀 확보를 위해 자발적 ESG 정책 및 트렌드 학습과 집단 지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CoP(Community of Practic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니어급의 자발적 사내 연구회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에서 ESG CoP는 ESG 이슈 공유와 함께 매주 이슈 리포트 발표, 차년도 시행할 ESG 추진 전략 공유 등의 활동을 합니다. ESG 부서장급과 임원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참여도와 적극성, 아이디어 우수성을 평가해 우수 멘티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합니다.”

- 성 다양성, 세대 다양성을 위해 신한금융에서 추진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신한은 태생부터 다양성으로 이뤄진 조직으로, 높은 DE&I 조직 문화를 갖췄다고 할 수 있어요. 1982년 신한은행 설립 당시 기존 시중은행의 다양한 조직에서 온 여러 직급의 사람들이 창립 멤버이다 보니 순혈주의가 없고 각자 쌓은 경험과 강점을 발휘해 협업하는 문화가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러한 경험과 문화를 바탕으로 신한은 일찍이 DE&I의 가치를 인식해 관련 정책을 선제적으로 시행해 왔습니다. 2018년 한국 금융사 최초의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Sheroes)’는 이제 한국의 많은 금융사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다양성과 포용’ 원칙 선언, ‘다양성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신입 사원과의 타운홀 미팅이나 격의 없는 소통은 문화로서 강조해 온 부분입니다.”

- 올해 ESG본부의 역점 과제는 무엇입니까.

“실행력 강화입니다. 이니셔티브 대응이나 친환경 금융 선언, 금융 배출량 측정 시스템, ESG 평가 모형, KPI 등에서 정교화하고 고도화하는 작업을 전방위적으로 하고자 합니다. 2022년이 ESG 실행의 원년이라면 올해는 내재화와 실행력 강화를 진정성 있게 보여주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UNEP FI의 아시아·태평양 뱅킹 부문 대표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글로벌 행사에 참여했고 아시아 금융사의 ESG 활동을 소개하기도 하고 조언도 받았습니다. 신한금융그룹의 중기 5대 핵심 전략 과제 중 하나인 ‘아시아 리딩 ESG 금융그룹 추진’을 위해 친환경 금융을 선도하는 한편 청년·취약 계층, 여성 리더 육성 등 신한의 선한 영향력을 확산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대담=장승규 한경ESG편집장, 정리=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1422호와 국내 유일 ESG 전문 매거진 ‘한경ESG’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더 많은 ESG 정보는 ‘한경ESG’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