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전문가 인터뷰 : 갓생기획 마케팅팀

GS25가 ‘김네넵’이라는 캐릭터와 만드는 세계관[이승윤의 지금은 세계관의 시대]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소위 한국의 빅4 편의점 각 사에서 2022년 1분기 자체 발표한 점포 숫자를 기준으로 국내 편의점은 5만 개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브랜드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거리적 접근성’이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차별화 요소가 필요하다. GS25는 차별화 지점을 팬덤을 만드는 데 있다고 판단한다.

GS25는 2030세대들을 팬덤화할 대상으로 설정하고 그 대상을 가장 잘 이해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팀이 바로 ‘갓생기획’이다. ‘갓생’은 신을 뜻하는 영어 ‘갓 (God)’과 인생 (人生)이 합쳐진 신조어로 ‘훌륭한 인생’, ‘이상적인 인생’, ‘모범이 되는 인생’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직원들이 직접 그들의 삶에서 가장 필요한 제품이라고 생각되는 신제품을 개발하다 보니 이 상품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빠르게 반응을 일으켰다. 대표적 개발 상품인 ‘노티드 우유’는 출시 후 두 달 만에 약 130만 개가 팔렸다. 소위 MZ세대 전담팀으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 팀은 엄청난 속도로 달라지는 트렌드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히트 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갓생기획팀과 그 팀에서 만들어진 제품에 대한 세계관을 만들어 팬덤을 쌓아 가는 노력도 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스스로의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타깃 페르소나인 평범한 직장인 ‘김네넵’이란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활발하게 세계관을 구축해 나간다. 그리고 김네넵을 둘러싼 라이프스타일도 정교하게 설계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거나 김네넵을 둘러싼 다양한 캐릭터들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네넵이 키우는 반려동물 티벳여우 ‘무무씨’와 관련된 서사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인 ‘김네넵’의 삶에 동질감을 느낄수록 결국 이러한 세계관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편의점에서 갓생기획의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찾게 만들겠다는 전략적인 시도가 엿보인다. 어떠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세계관을 만들어 팬덤화할 수 있는지 GS25의 갓생기획은 잘 보여주고 있다.

이승윤 건국대 교수 : 갓생기획은 네이밍 등 여러 가지를 신경 썼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갓생기획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선정하게 된 계기나 ‘김네넵’, ‘무무’ 캐릭터들을 강조해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요.

이용희 매니저 : 기획 초에는 유치한 이름도 굉장히 많았고 갓생기획도 처음부터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었어요. 각자 프로젝트 이름을 어떤 것을 하면 좋을지 투표로 올려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이름으로 정하자고 했지만 막상 투표하니 의견이 갈리더라고요. 그러다 지금은 디자인 팀에 있는 선우정 매니저가 요즘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젊은 친구들이 사용하는 단어가 있는데 그게 ‘갓생’이라고 하셨어요. 우리도 당시 프로젝트를 ‘무한도전’ 속 무한상사 느낌처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우리가 기획자니까 갓생기획이라는 것을 붙여 해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어요. 유치한 이름에 질려 하던 사람들이 갓생기획은 괜찮다고 해서 지어졌습니다.

이승윤 교수 : 너무 잘 지은 것 같아요.

이은진 매니저 : 우리가 ‘갓생’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초반 단계에서 시작해 더 큰 힘을 얻을 수도 있었던 것 같아요. 신입 사원 김네넵이라는 가상의 페르소나는 회사의 지시에 ‘네넵’이라고 대답하는 모든 직장인들의 모습을 투영했어요, 그래서 시즌1 때는 신입 사원 김네넵의 패기 넘치는 콘텐츠가 발행됐다면 시즌2는 대리 김네넵으로 약간 매너리즘에 빠졌지만 그래도 회사의 일원으로 역량 있게 일을 해내는 결로 계속 변화를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GS25가 ‘김네넵’이라는 캐릭터와 만드는 세계관[이승윤의 지금은 세계관의 시대]
이승윤 교수 : 그러면 나름 김네넵이 성장하는 모습 등 세계관을 생각하고 있군요. 그러면 무무씨 캐릭터는 귀여운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들어가게 된 건가요.

서예원 디자이너 : 무무씨는 시즌1에서 네넵이가 실체가 없다 보니 ‘실체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시즌2에 투입되면서 무무씨 캐릭터를 만들어 보자고 해 무무씨 캐릭터가 만들어졌어요.

서예원 디자이너 : 네넵이를 만들다 보니 이게 네넵이 모습이 캐릭터로 겉으로 나타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네넵이의 자리를 약간 비워야 공감도 더 얻을 수 있고 누구나 네넵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네넵이의 페르소나를 차라리 만들자 싶어 네넵이를 대신 표현해 줄 캐릭터 무무씨가 나왔어요. 무무씨는 티벳여우로 표정이 없어요. 영혼이 없는 여우의 느낌을 가져가고 네넵이가 하지 못하는 말도 대신 해주거든요. 무무씨 이름은 무념무상에서 나왔고 풀네임은 ‘뭐래여우, 무무씨’예요. 네넵이가 못하는 말도 대신하고 위로도 해주는 캐릭터로 만들게 됐습니다.

이승윤 교수 : 타깃을 분산적으로 생각하면 누구의 마음도 못 얻으니까 정확하게 설정하는 것은 너무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편의점이 10대 20대가 많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이대를 줄여 타기팅하기가 힘든 부분도 있거든요. 갓생이라는 단어는 40대 이상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런 부분은 내부적으로 어떻게 설득했나요.

이용희 매니저 : 처음부터 주 메인 타깃은 20대였어요. 지금은 편의점이 연령대가 있는 분들도 익숙한데 1990년대에 20대였던 분들이 이용하면서 익숙해진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구매력도 있고 유행을 이끄는 지금의 20대를 잡아야 이분들이 더 성장해 30대, 40대가 되더라도 편의점을 자연스럽게 이용할 것이고 또 이런 유행들이 자연스럽게 10대들에게도 흘러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메인 타깃은 20대로 정했어요.

이승윤 교수 : 요즘은 세계관을 키우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도를 다양한 공간들에서 해보는 것 같아요. GS25도 가상 세계 제페토(ZEPETO) 같은 공간을 만들지 않나요.

이은진 매니저 : 브랜드를 위해 가상 세계에도 공간을 만들었어요. 지난해에는 제페토에 조금 더 집중했었고 최근에는 로블록스에도 GS25 공간을 만들었어요.

이승윤 교수 : 그러면 갓생기획팀 팀은 가상 세계에 진출해 세계관을 확장할 계획은 없나요.

이은진 매니저 : 아직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채널에서 조금 더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승윤 교수 : 향후 차별화 포인트를 위해 생각하는 지점 같은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서예원 디자이너 : 차별점을 생각하기가 조금 어려운 거예요. 다만 우리가 지금 두 번의 팝업을 하면서 다른 분들보다 MZ세대를 더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과 경험치가 쌓였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무엇을 하더라도 MZ세대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는 소소한 공감을 중점으로 계속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승윤 교수 : 김네넵 캐릭터를 빌드업하는 과정에서 계속 20대 타깃 위주로 생각하고 상품 개발도 많이 하다 보면 20대의 문화, 그들의 이야기, 말투 등에 관심을 갖고 그런 것들에서 자연스럽게 차별화 포인트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 질문인데 향후의 세계관 방향이 궁금해요. 시즌을 진행하면서 캐릭터를 빌드업하고 세계관 내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될까요.

이은진 매니저 : 제가 요즘 ‘경험 경제’라는 단어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러니까 자기가 경험해 본 것에 대해 소비하는 형태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봐요. 갓생기획이 편의점에 대한 직접적인 노출을 하지 않는 것도 PPL처럼 은근슬쩍 노출돼 고객이 익숙함을 갖고 소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트렌드를 리딩해 나갈 수 있는 점이 우리 팀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GS25에 고객이 들어와 소비하는 연결고리가 됨으로써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고 있지 않나 싶어요. 계속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질 수 있는 노력을 한다는 것이 우리의 비전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GS25가 ‘김네넵’이라는 캐릭터와 만드는 세계관[이승윤의 지금은 세계관의 시대]
이승윤 건국대 경영대학 마케팅분과 교수